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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

'저글링 선방+빌드업' 테어 슈테겐, 바르사 구하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페이지 정보

작성자 31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2-16 댓글0건

본문


▲ 바르사, 헤타페전 2-1 승
▲ 테어 슈테겐, 72분경 선방으로 동점 위기에서 팀을 살림
▲ 테어 슈테겐, 패스 69회는 OPTA 기준 라 리가 골키퍼 역대 한 경기 최다 패스


수호신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이 사실상 1골을 막는 환상적인 저글링 선방과 장기인 빌드업 능력으로 헤타페의 강도 높은 압박을 풀어내면서 팀에 승리를 선사했다.

바르사가 캄프 누 홈에서 열린 헤타페와의 2019/20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 리가) 24라운드에서 2-1 신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바르사는 1경기를 더 치르긴 했으나 1위 레알 마드리드와 승점 동률을 이루면서 추격에 나섰다.

이 경기에서 바르사는 헤타페의 강도 높은 압박과 적극적인 태클에 상당히 고전하는 모양새였다. 특히 바르사 후방 플레이메이커 세르히 부스케츠와 또다른 동료 미드필더 프랭키 데 용이 헤타페의 압박에 자주 실수를 범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헤타페의 압박이 윗선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바르사는 뒤로 물러설 수 밖에 없었고, 백패스도 잦아지면서 후방 빌드업에서 자주 문제를 노출했다.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 전반 22분경 부스케츠의 백패스를 헤타페 베테랑 공격수 호르헤 몰리나가 가로채서 슈팅을 가져간 것이었다(이는 커버를 들어온 바르사 수비수 사무엘 움티티를 스치고선 골대를 벗어났다).

자연스럽게 바르사는 테어 슈테겐의 패스에 상당 부분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원래 테어 슈테겐은 짧은 패스를 주로 구사하면서 후방 빌드업의 기초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이 경기에선 평소보다 자주 롱패스를 시도하면서 상대 압박에 대응해 나갔다.

이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2라운드까지 테어 슈테겐의 경기당 패스 횟수는 29.5회였고, 이 중 롱패스는 5.7회에 불과했다. 총 패스 대비 롱패스 비율은 19.3%였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테어 슈테겐의 총 패스 횟수는 69회로 늘어났고, 이 중 롱패스 횟수는 무려 21회에 달했다. 당연히 총 패스 대비 롱패스 비율은 30.4%까지 상승했다. 다만 롱패스 비율이 높다 보니 평소 87.8%에 달하는 그의 패스 성공률은 79.7%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이는 골키퍼 기준으로 따지면 상당히 높은 패스 성공률에 해당한다(통상적으로 골키퍼 패스 성공률은 55%에서 65% 사이이다).

참고로 골키퍼가 한 경기에서 69회의 패스를 시도한 건 축구 전문 통계 업체 'OPTA'가 해당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5/06 시즌 이래로 라 리가 역대 최다에 해당한다. 패스를 많이 하기로 유명한 바르사 내로만 따지더라도 해당 경기에서 부스케츠(122회)와 두 명의 중앙 수비수(헤라르드 피케 88회, 움티티 81회)에 이어 4번째로 많은 패스를 시도한 테어 슈테겐이었다. 헤타페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기록한 선수는 중앙 수비수 제네 다코남으로 26회 밖에 되지 않았다.


다행히 바르사는 전반 33분경 에이스 리오넬 메시의 환상적인 패스(상대 수비 다리 사이로 원터치 노룩 스루 패스를 연결했다)에 이은 앙투안 그리즈만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고, 곧바로 6분 뒤에 왼쪽 측면 수비수 주니오르 피르포의 땅볼 크로스를 오른쪽 측면 수비수 세르히 로베르토가 논스톱 슈팅으로 추가 골을 넣으며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60분을 기점으로 바르사 선수들이 체력적인 면에서 문제를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헤타페의 전방 압박이 한층 더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헤타페는 후반 21분경 공격수 하이메 마타의 크로스를 교체 출전한 또 다른 공격수 앙헬 로드리게스가 환상적인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추격에 나섰다.

헤타페는 후반 27분경, 동점골을 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위기의 순간 팀을 구해낸 건 다름 아닌 테어 슈테겐이었다. 마우로 아람바리의 간접 프리킥에 이은 앙헬 로드리게스의 골문 앞 논스톱 발리 슈팅을 테어 슈테겐이 마치 손에 자석이라도 달린 듯 손끝으로 쳐낸 후 골 라인 바로 앞에서 빠른 2차, 3차 동작으로 연달아 손끝으로 쳐내면서 사실상 한 골을 막는 선방을 펼친 것. 이에 스페인 현지에선 마치 '저글링 선방'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결국 바르사는 테어 슈테겐의 선방 덕에 2-1 신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렇듯 테어 슈테겐은 상대의 압박이 강하게 이루어지자 후방 빌드업으로 경기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했고 사실상 한 골을 막는 선방을 펼쳐보였다. 게다가 넓은 커버 범위를 보여주면서 상대의 빠른 속공을 사전에 차단하는 모습도 자주 보여주었다. 이는 그의 히트맵만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하단 사진 참조).


이번 시즌 테어 슈테겐은 이전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롱패스를 구사하면서 이미 라 리가에서 2도움(7라운드 헤타페전과 16라운드 마요르카전)을 올리고 있다. 그가 버티고 있기에 바르사는 최악의 결과에선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헤타페전이 끝나고 테어 슈테겐에게 찬사를 보낸 피르포의 코멘트를 남기도록 하겠다.

피르포 "팬들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초조해 했다고? 당연히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팬들은 그럴 수 있다. 우린 이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테어 슈테겐이 볼을 가지고 있을 땐 초조해하지 않아도 된다. 그는 마치 필드 플레이어처럼 볼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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