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괴수 르브론' 그러나 우승은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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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파이널] 클리블랜드, 골든 스테이트에 무승 3패... 압도적인 패배
[오마이뉴스 김종수 기자]
올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시리즈는 그동안의 여느 시즌과는 사뭇 다르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우승 다툼보다 파이널 MVP 수상자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운 모습이다. 더불어 동·서부에서 끝까지 파이널 진출 경쟁을 벌였던 휴스턴 로키츠, 보스턴 셀틱스의 비시즌간 전력 보강에도 벌써부터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는 한쪽으로 기울어진 우승팀 향방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몇시즌간 골든스테이트는 꾸준한 우승후보였다. 간판스타 스테판 커리(30·190.5cm)를 필두로 클레이 탐슨(28·201cm), 드레이먼드 그린(28·201cm), 케빈 듀란트(30·206cm) 등이 '판타스틱4'의 위용을 떨치고 있다.
때문에 실질적 결승전으로 꼽혔던 휴스턴과의 컨퍼런스 파이널 이후 골든스테이트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치는 이들이 많았다. '괴수' 르브론 제임스(34·203cm)가 이끄는 클리블랜드 역시 강하기는 하지만 최강의 조직력을 자랑하는 골든스테이트를 당해내기 어려워 보인다.
이를 입증하듯 골든스테이트는 시리즈 전적 3승 0패로 압도적 우세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승까지는 딱 1승이 남았다. 클리블랜드가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연달아 4연승을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초 예상보다 더 싱거운 파이널이 되어버렸다는 평가다.
역대급 레전드 선배들을 밀어내고 있는 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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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BA 올스타전, 팀 르브론 역전승…제임스 MVP 등극 지난 2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2017-2018 미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서,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가 이끄는 '팀 르브론'이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의 '팀 스테픈'에 148-14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은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29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이끌며 통산 3번째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제임스가 MVP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 |
ⓒ 연합뉴스/EPA |
크고 단단한 근육질 육체를 자랑하는 르브론은 파워, 스피드, 테크닉, 센스 등을 두루 갖춘 완전체 괴수다. 1번처럼 게임을 리딩하면서도 공격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몰아칠 수 있는 스코어링 능력을 과시한다. 속공시 탱크같은 몸으로 가속도를 붙여 골밑으로 뛰어 들어가 파워 덩크를 꽂는가하면 빅맨들과 몸싸움을 펼치면서 리바운드 쟁탈전을 펼치는 플레이까지 가능하다.
덩치에 걸맞지 않는 유연한 드리블로 수비수의 타이밍을 빼앗아 성공시키는 골밑슛도 일품이다. 르브론같은 거구가 느릿느릿 기회를 엿보다 갑자기 속도를 확 올려 빠르게 돌진모드로 밀고 들어오면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대처하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르브론의 더욱 무서운 점은 매 시즌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강력한 신체, 운동능력, 센스를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도 당해내기 힘든 괴물인데 이제는 안정적 슈팅까지 장착한 상태다. 수비가 자신의 돌파에 신경을 곤두세우면 골밑으로 들어갈 듯 하다가 그대로 멈춰 서서 미들슛을 적중시킨다. 3점슛도 많이 발전했는지라 외곽에서 찬스가 나면 지체 없이 던져버린다.
주 포지션은 3번이지만 어느 자리에서 뛰어도 리그 상위권 존재감을 보일 것이 확실하다. 역대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중 한명인 '빅 오(The Big O)' 오스카 로버트슨의 '더 커진 버전'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것은 물론 전설적 스타들인 래리 버드, 매직 존슨을 넘어선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튼튼한 몸으로 각 부분에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활약 중인 점을 감안했을 때 은퇴 시점에서 어느 정도의 누적기록이 만들어질지 가늠이 안 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향한 르브론의 여정은 늘 험난하다. 이번에 우승에 실패하게 된다면 르브론은 3회 우승, 6회 준우승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꾸준하게 파이널에 진출한 것은 놀랍지만 이유야 어쨌든 준우승이 너무 많다. 최후의 순간에 다른 팀과 선수에게 마지막 주인공 자리를 빼앗기는 것이다. 파이널 6전 전승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가장 크게 비교되는 부분이다.
아쉬운 스토리 라인, 남은 방법은 우승횟수로 커버
6회 전승의 전설을 쌓은 시절의 조던이 더욱 높게 평가받는 배경에는 특별한 거물 선수의 외부영입 없이 왕조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다. 2번째 3연패를 이룰 당시 데니스 로드맨 정도가 가장 이름값 높았던 외부영입 선수였으나 이는 파워포워드 호레이스 그랜트의 빈자리를 채우는 성격이 강했다.
더욱이 당시 로드맨은 전성기에서 기량이 내려오는 시점이었으며 통제가 쉽지 않은 악동스타일로 인해 각 팀에서 영입을 꺼려하는 선수였다. 외려 리그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룩 롱리같은 센터를 주전으로 쓰며 '센터 전성시대'를 헤쳐 왔다는 사실에서 갈수록 평가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반면 르브론은 자신이 속한 팀의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 시즌 최선을 다했다. 2010년 '더 디시전' 쇼를 통해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했던 것이 대표적 예다. 르브론은 우승을 위해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젊은 슈퍼스타들인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와 힘을 합쳐 이른바 '슈퍼트리오'를 만들어냈다.
물론 이전에도 찰스 바클리, 하킴 올라주원, 스코티 피펜의 '휴스턴 빅3', 레이 알렌, 폴 피어스, 케빈 가넷의 '보스턴 빅3',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칼 말론, 게리 페이튼의 'LA 레이커스 전당포' 등 이른바 슈퍼팀의 결성은 종종 있어왔다.
하지만 이들 팀은 우승에 목마른 노장들이 커리어 말년에 반지를 얻기 위해 합류한 성격이 강했던지라 비난의 목소리는 적은 편이었다. 반면 르브론이 만들어낸 '마이애미 빅3'는 전성기를 달리던 젊은 스타들의 의도적인 결합이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렸다. 이후 르브론은 친정팀 클리블랜드로 다시금 복귀해 우승을 목표로 내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데로 르브론은 소속팀의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조던처럼 잠재력 있는 팀내 동료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거나 시한폭탄 같은 존재(로드맨)를 길들여 쓰는 방식이 아닌 대부분 외부영입이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로 세팅을 마친 후에야 팀을 옮겼으며 매 시즌 구단에 원하는 선수 영입을 요구했다.
그런 상황에서 우승과 준우승 횟수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지라 쌓여가는 개인 기록과 더불어 후대 평가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지금까지 만들어낸 것만 해도 엄청나기는 하지만 비교 상대가 조던이라면 개인기록은 몰라도 스토리, 캐릭터적인 위상 등에서 따라잡기 힘든 이유다.
이번 파이널이 이렇게 끝날 경우 르브론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양팀의 전력 차는 둘째치고, 1차전 당시 있었던 베테랑 JR 스미스의 역주행 실수, 타이론 루 감독의 어설픈 모습 등은 1인자가 아니면 만족치 못하는 르브론을 화나게 했다.
그동안 있었던 아쉬운 스토리 라인 등은 어차피 주워 담을 수 없다. 르브론 입장에서 최고의 전설에 도전하는 방법은 개인기록을 계속 쌓아가면서 우승횟수를 늘리는 수단뿐이다. 1984년생으로 이제는 젊다고도 볼 수 없는 나이인지라 매 시즌 총력전을 펼쳐야 되는 상황이다. 시즌 후 르브론의 다음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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