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공에 이은 화려한 덩크슛, 빠른 드리블에 이어 상대를 속이는 유로스텝, 본인보다 큰 장신 센터의 슛을 블록해내는 장면까지. 이 모든 것은 지난 3년간 김진영(체교17, G)이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에서 팬들의 뇌리에 각인한 하이라이트 필름이다. 김진영은 그동안 고려대에서 ‘화려함’의 대명사이자, 심장이 뜨거운 클러치 플레이어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2019 고연전만큼은 궂은일을 바탕으로 한 ‘희생’을 자처하며 고려대에 승리를 선사했다. 이는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정기전 승리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SPORTS KU는 지난 3년간 수많은 볼거리를 보여준 김진영의 고려대 역사를 4쿼터로 나누어 되돌아봤다.
1Q (2017) : 떠오르는 신성(新星)! 새내기 때부터 보여준 유려함
김진영은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선배 김낙현(체교14, 인천전자랜드)이 이끄는 백코트 라인에 높이를 보강할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김진영은 17학번 신입생 중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으며 경기당 적게는 10분 내외, 많게는 약 20분 가량을 뛰었다. 신입생 때부터 득점, 어시스트, 블록슛 등 다양한 부문에서 팀에 일조한 김진영은 2017 고연전에서 팬들의 눈에 확실히 각인됐다. 당시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는 허훈(연세대14, 부산KT)의 대활약으로 고려대는 경기 초반부터 추격하는 입장이었다. 패색이 짙은 분위기를 희망으로 바꾼 것은 바로 신입생 김진영이었다. 4쿼터 7분여를 남기고 스틸에 이은 단독 속공을 덩크로 마무리하며 분위기를 반전한 것이다. 4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경기는 결국 연세대가 승리해 아쉬움을 남겼으나, 신입생 김진영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이러한 기세는 그해 챔피언결정전까지 이어졌다. 1차전, 2차전 모두 주전을 보장받았고, 각각 13득점, 17득점을 하며 1학년이라고 믿기 힘든 좋은 경기력과 코트 위에서의 ‘깡’을 보여줬다.
2Q (2018) : 대학농구의 스타가 된 김진영, 하지만 팀은...?
2학년 때부터 김진영은 주전으로 도약하며 본인의 장기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2018 대학농구리그에서 평균 13.4득점, 4.7리바운드, 3.9어시스트, 1.6스틸을 기록하며 고려대의 정규리그 1위에 공헌했다. 김진영은 2점슛성공률 62.3%, 3점슛성공률 33.3%를 기록하며 슈팅 정확도 측면에서도 발전했다. 이어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차전 25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8 고연전에서는 이전보다 더욱 돋보였다. 승부를 알 수 없던 공방전 속에서 할 수 있는 본인의 역할을 다했다. 돌파를 활용하여 왼손으로 득점을 마무리하는 모습, 2대2 픽앤팝 플레이를 활용해 어시스트를 배달하는 모습, 그리고 3점차로 달아나는 투핸드 덩크슛까지 보여줬다. 11득점을 올리며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팀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 김진영의 챔피언결정전과 고연전에서의 활약이 모두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팀의 중추로 활약했던 김진영에게 가혹한 평가가 내려지기도 했다. 챔피언 결정전 1, 2차전 도합 10개의 턴오버를 기록하면서, 공격에서의 무리한 개인 플레이가 지적됐고, 볼이 없는 상황(오프더볼)에서 움직임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