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의 MLB+] 역대 최고를 향해 가는 마이크 트라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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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트라웃(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의 선수가 마이크 트라웃(26·LA 에인절스)이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트라웃은 풀타임 첫해였던 2012시즌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아메리칸리그(AL) 올해의 신인을 수상했고, 그해부터 2016년까지 5년 연속 올스타 및 실버슬러거에 선정됐다. 그중에서 두 시즌은 MVP를 수상했으며, 나머지 세 시즌에는 MVP 투표 2위를 기록했다.
물론 '5년 연속 올스타 및 실버슬러거, MVP 투표 2위 이상'이란 대기록은 지난해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지난 시즌 트라웃은 부상으로 인해 114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L MVP 투표에서 4위를 차지한 것은 출루율(.442), 장타율(.629), OPS(1.071)를 비롯한 주요 비율 성적에서 모두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트라웃의 활약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2018시즌 트라웃은 21일(한국시간) 현재까지 타율 .335(전체 5위) 출루율 .469(전체 1위) 장타율 .689(전체 2위) OPS 1.158(전체 1위) 23홈런(전체 1위) 48타점(공동 8위) 13도루(공동 11위)을 기록 중이다.
타율: 335 (전체 5위 - 호세 알투베 .341 1위)
출루율: .469 (전체 1위 - 조이 보토 .428 2위)
장타율 .689 (전체 2위 - 무키 베츠 .692 1위)
OPS: 1.158 (전체 1위 - 무키 베츠 1.115 2위)
WAR: 6.5승 (전체 1위 - 호세 라미레즈 4.7승 2위)
내일(22일)은 이러한 트라웃이 메이저리그 통산 1000번째 경기에 나서는 날이다.
마이크 트라웃이 첫 1000경기에서 이루게 될 업적
지난 19일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특집 기사를 통해 첫 100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주요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들과 트라웃을 비교한 적이 있었다. 이에 따르면 트라웃은 1000경기에 도달한 시점에 자동으로 홈런(224개/배리 본즈 172개), WAR(60.7승/배리 본즈 50.0승) 부문에서 압도적인 역대 1위를 차지하게 된다.
놀라운 점이 있다면 아직 그의 나이는 만 26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1000경기에 도달한 시점에서 대부분의 주요 기록을 가지고 있었던 배리 본즈에 비해 2년 가까이 빠른 페이스이자, 첫 1000경기를 돌파한 시점에서 역대 36번째로 어린 나이다. 트라웃은 만 26세의 나이로 이미 역대 야수 WAR 전체 75위에 올라있다.
심지어 역사상 가장 심한 견제(볼넷 635개 역대 1위)를 받으며 이런 기록을 세웠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지금 페이스를 이어갈 수만 있다면 트라웃은 누적 기록에서 역대 최고의 위치에 오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라웃이 현역 최고의 선수임을 인정하는 팬들조차도 트라웃이 역대 선수들 가운데 차지하는 위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료] 첫 1000경기에서 역대 1위 기록과 마이크 트라웃(자료=ESPN)
이에 대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이미 은퇴한 선수와의 비교했을 때 현역 선수에 대한 평가는 박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종목을 불문하고 모든 현역 스포츠 선수가 겪는 일이다. 따라서 두 번째가 좀 더 중요한 데, 지난해까지 트라웃은 '폭발력 있는 선수'라기 보다는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발전 없는 타자' 트라웃의 변신
[자료] 트라웃의 연도별 wRC+ 변화(자료=팬그래프닷컴)
보통의 경우엔 꾸준함은 커다란 장점이다. 트라웃은 때로는 3할을 못 치기도 하고, 홈런은 30개를 밑돌기도 했지만, 종합적인 타격지표는 늘 일정한 경향성을 보였다. 이런 특성은 타격 지표에 정점에 있는 wRC+(조정 득점창출력)으로 봤을 때 더 두드러진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트라웃은 wRC+ 167, 176, 167, 172, 171로 늘 170 언저리를 유지했다.
wRC+ 170은 단일 시즌 전체 1~3위를 기록할만한 성적이다. 문제는, 트라웃의 경쟁자는 동시대의 선수가 아닌 전설 속에나 등장할 법한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트라웃과 비교되는 역대 최고급 타자들은 경력 내에 최소 몇 번씩은 wRC+ 190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2016년까지 트라웃은 마치 벽에 가로막힌 듯 일정 수준을 넘어가지 못했다.
그의 팬들이 농담삼아 "발전 없는 타자"라고 말하는 것은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어쩌면 이런 농담을 할 수 있는 것은 지난해가 마지막이었을지도 모른다. 지난 시즌 트라웃은 wRC+ 181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wRC+ 170대의 벽을 넘어섰다. 2018시즌 현재 트라웃의 wRC+는 무려 213에 달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그의 WAR(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다.
역대 단일 시즌 타자 bWAR 순위
1. 베이브 루스 1923시즌 WAR 14.1승
2. 칼 야스트렘스키 1967시즌 WAR 12.5승
3. 베이브 루스 1921시즌 WAR 12.5승
4. 베이브 루스 1927시즌 WAR 12.4승
5. 로저 혼스비 1924시즌 WAR 12.1승
현재 트라웃의 베이스볼-레퍼런스 기반 WAR은 6.5승. 현재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면 시즌이 끝날 무렵 트라웃의 WAR은 무려 14.4승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1923시즌 베이브 루스가 세운 역대 단일 시즌 타자 WAR 1위 기록인 14.1승을 뛰어넘는 수치다. 한마디로 말해 올해 트라웃은 지난 100여년간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루스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어쩌면 올 시즌 우리는 현대 야구가 시작된 이래로 단일 시즌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게 될 타자를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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