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NL '세계랭킹 제외'... 여자배구, 세계선수권 총력 쏟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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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FIVB, 'VNL 제외' 결정... 도쿄 올림픽 출전, '세계선수권 중요성' 더욱 커져
[오마이뉴스 글:김영국, 사진:박진철]
▲ 여자배구 대표팀, 2018 네이션스 리그 경기 모습 |
ⓒ 박진철 |
배구 세계랭킹에 변수가 발생했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2018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아래 네이션스 리그) 성적을 세계랭킹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배구에서 세계랭킹은 매우 중요하다. 주요 국제대회 출전권과 조편성을 모두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세계랭킹이 높을수록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올림픽 세계예선전은 물론, 올림픽 본선에서도 유리한 조에 편성될 수 있다.
FIVB가 네이션스 리그 성적을 세계랭킹에 포힘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는 대회 방식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한 FIVB 경기위원회 위원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FIVB가 네이션스 리그 성적을 세계랭킹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네이션스 리그 출전 방식이 IOC가 정한 법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올림픽 출전권과 관련된 세계랭킹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대회가 모든 국가에게 공정한 방식으로 출전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네이션스 리그는 FIVB가 해당 국가의 배구 흥행도, TV 중계권료 등을 기준으로 자의적으로 출전 국가를 선정하는 상업성 대회이다. 때문에 네이션스 리그에 올림픽 출전에 영향을 주는 세계랭킹 점수를 부여하는 건 올림픽 규정에 저촉된다는 판단에 따라 세계랭킹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네이션스 리그 제외... 세계랭킹 체계 변화
문제는 네이션스 리그 성적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세계랭킹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배구 세계랭킹은 최근 4개 국제대회, 즉 올림픽(Olympic), 세계선수권(World Championship), 월드컵(World Cup), 월드리그(World League·남) 및 월드그랑프리(World Grand Prix·여) 대회에서 획득한 랭킹 점수를 합산해서 순위를 매겨 왔다.
그리고 FIVB는 2017년까지 열렸던 월드리드와 월드그랑프리 대회를 폐지하고, 그 대신 2018년부터 네이션스 리그를 새롭게 창설했다. 월드리그와 월드그랑프리 대회 성적은 세계랭킹 점수에 포함이 됐었다. 두 대회는 출전 국가도 많았고, 능력에 따라 출전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이션스 리그 성적은 세계랭킹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에 따라 세계랭킹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우선 세계랭킹에 포함되는 국제대회 수가 줄어들면서 올림픽, 세계선수권, 월드컵 대회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3개 대회 출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또한 2018 네이션스 리그에서 상위권 성적을 거둔 팀들의 경우 세계랭킹 상승에 아무런 소득이 없게 됐다. 더 큰 문제가 있다. 2017년 월드그랑프리 대회 성적을 2019년 1월자 세계랭킹에 계속 포함시킬 것인지, 제외시킬 것인지 여부다.
2017 월드그랑프리도 제외할 경우... 한국 9위로 '자동 상승'
2019년 1월자 세계랭킹이 중요한 이유는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올림픽 세계예선전' 출전 자격뿐만 아니라 조편성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2019년 7~8월 경에 열릴 예정인 올림픽 세계예선전에 출전할 수 있는 나라는 일본을 제외하고 '세계랭킹 상위 24개국'이다. 24개국을 4팀씩 6개 조로 나누어 풀리그를 펼친 다음, 각 조의 1위가 본선 출전권을 획득한다.
FIVB 경기위원회 위원은 "2017 월드그랑프리 대회 성적을 2019년 1월자 세계랭킹에 포함시킬지, 제외시킬지 여부는 아직 결정이 안 났다"고 말했다. 제외시킨다면 세계랭킹 순위에 또 한 번 변동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2017 월드그랑프리 성적이 포함된 현재 세계랭킹을 살펴보면, 5위 러시아(206점), 6위 일본(182점), 7위 이탈리아(145점), 8위 네덜란드(144점), 9위 도미키나(121점), 10위 한국(118점), 11위 아르헨티나(93점), 12위 터키(72점), 13위 독일(64점), 13위 푸에르토리코(64점) 순이다.
그러나 월드그랑프리가 제외될 경우 순위와 랭킹 점수는 5위 러시아(178점), 6위 일본(150점), 7위 네덜란드(106점), 8위 이탈리아(100점), 9위 한국(100점), 10위 도키니카(91점), 11위 아르헨티나(85점), 12위 푸에르토리코(50점), 13위 터키(48점), 14위 독일(47점)로 변동된다.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은 한국이 현재 10위에서 9위로 올라가고, 7위와 랭킹 점수 차이도 대폭 좁혀진다는 점이다. 현재는 27점 차이지만, 제외될 경우 6점 차이로 줄어든다.
한국 여자배구, '9월 세계선수권' 더욱 중요해졌다
결국 오는 9월 일본에서 열리는 여자배구 세계선수권(9.29~10.20)이 한국 여자배구에게 더욱 중요하게 됐다. 올해 세계선수권 성적이 2019년 1월자 세계랭킹 변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세계선수권은 순위별로 세계랭킹 점수가 가장 많이 주어지는 국제대회이고, 세계선수권에서 한 번 획득한 랭킹 점수는 4년 동안 유지된다는 것도 큰 혜택이다. 올림픽을 목표로 하는 강호들이 세계선수권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이다.
특히 이번 세계선수권은 한국 여자배구가 세계랭킹 점수를 대폭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이다. 한국 여자배구는 지난 2014년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않은 관계로 다른 강호들보다 '세계선수권 랭킹 점수'가 매우 낮다.
2014년 세계선수권에서 이탈리아가 4위를 차지하며 획득한 랭킹 점수가 70점이다. 네덜란드는 13위로 36점을 얻었고, 도미니카는 5위를 차지해 58점을 획득했다. 반면 출전도 못한 한국은 10점을 얻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는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탈리아와 도미니카는 4와 5위를 해야 기존 랭킹 점수를 유지한다. 반면 한국은 출전 자체만으로도 15점 정도 추가 상승이 보장된다. 16강, 6강 플레이오프 등 단계가 올라갈수록 상승폭은 더욱 커진다.
한국이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세계랭킹이 현재 10위에서 7위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한국 바로 위에 있는 이탈리아와 도미니카가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4~5위를 차지할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는 점과 네덜란드도 최근 상승세라는 점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여자배구는 이래저래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최대한 높은 순위까지 올라가고 볼 일이다. 대진 운도 성적이 좋고 순위가 높아야 따라오기 마련이다. 한국은 세계선수권에 김연경을 비롯 핵심 선수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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