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총 기자] 일본 축구대표팀이 28일(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폴란드를 상대로 졸전을 펼치며 일본 내부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경기가 끝나고 대부분의 일본 스포츠 매체들은 16강 진출을 기뻐하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함께 보였다. 데일리스포츠는 “승리를 버린 스타일에 ‘이게 과연 페어플레이인가’하는 의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포츠호치는 “만약 세네갈이 동점골을 넣었다면 탈락했을 상황이었지만 대표팀은 소극적으로 경기하며 시간을 끌었다”며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는다는 등의 비판이 인터넷상에 속출했다”고 전했다.

사커다이제스트 역시 “이날 경기장에서 야유가 울려 퍼졌다”면서 “일본축구협회 홈페이지에 ‘부끄러운 사무라이’, ‘탈락하더라도 전투적인 경기를 보고 싶다’, ‘TV 앞에서 야유했다’는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닛칸스포츠는 “남은 15분 공격 포기…타력으로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대표팀이 마지막에 무저항으로 신의 가호를 빌었다”면서 “15분 동안 후방에서 공격하지 않고 공을 돌리는 등 지고 있는데도 공격을 포기했고 관중의 야유에도 공격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반면 또 다른 스포츠매체 스포츠닛폰은 “페어플레이의 승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세네갈보다 더 적은 수의 옐로카드를 받아서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는 내용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사커킹 역시 “대표팀이 최근 3번의 월드컵에서 2번이나 16강에 진출했다”면서 “폴란드전에서 졌지만 페어플레이 점수로 예선을 통과했다”고 기쁨을 전했다.

특히 이 매체는 폴란드전 비난에 대한 혼다 케이스케의 인터뷰를 싣기도 했다. 혼다는 “결과를 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재밌는 축구를 보고 싶었던 팬들에게 미안하다”면서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 않으면 팬들에게 좋은 축구를 보여줄 수 없다. 우리의 목표는 예선 통과였고 그런 의미에서는 좋았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해외 네티즌 반응 소개사이트 가생이닷컴에는 경기를 지켜본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이들 역시 양분화된 입장을 보였다. 

대부분은 “마지막은 페어플레이가 아니었다”, “페어플레이 점수로 16강 진출한다니 웃음 밖에 안 나온다”, “사무라이라고 자칭하지 마라”, “축구를 더럽힌 플레이잖아. 전 세계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등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특히 “독일을 이긴 한국이랑 바꿔라”, “독일에 이기고 탈락한 한국 이하다. 솔직히 정말 당황스럽다” 등 앞서 펼쳐진 한국과 독일의 경기를 대조하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반면 일부는 “지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도 이런 상황이라면 똑같이 대처할텐데 축구도 모르면서 비난만 하고 있다”는 등의 의견으로 대응했다.

김은총 (kime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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