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잔의 기적을 망친 무뢰한들의 난동...부끄러운 쿠션+계란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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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카잔의 기적'을 일군 신태용호를 기다리는 것은 무뢰한들의 난동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29일 전지 훈련 캠프였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이 개인 일정으로 영국으로 이동하고 남은 22명의 선수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해단식을 가졌다.
지난 28일 신태용호는 러시아 월드컵 마지막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잡아내며 신화를 썼다. 외신에서도 한국의 독일전 승리를 '카잔의 기적'이라 부르며 대서특필할 정도였다. 신태용호는 1,2차전 부진을 이겨 내고 '대어' 사냥에 성공했다. 아시아 국가가 공식 A매치에서 전 월드컵 우승팀을 잡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한국이 독일전서 보여준 투지는 국민들을 감동시키기 충분했다. 자연스럽게 많은 팬들이 선수들의 귀국을 환영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찾아왔다. 대다수의 팬들은 투지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기 위해 공항에 집결했다.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들을 만나기 위해 일찍부터 자리를 잡고 대표팀을 기다렸다. FC 서울의 팬들은 고요한과 주세종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수원 삼성 팬들은 홍철과 김민우의 이름을 연호했다. 전북 현대 팬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재성을 기다리기도 했다.
말 그대로 한국 축구 팬들이 한자리에 모여 역전의 용사들을 반기는 자리였다. 태극기와 유니폼을 흔드는 수많은 팬들은 선수들을 기다렸다. 열광적인 팬들의 환호에 선수들 역시 밝은 미소를 보이며 해단식 단상으로 향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자리 잡으려는 순간 난동이 일어났다.
한 중년 남성이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에 이어 입장하자 육두문자를 외쳤다. 이어 '엿 먹어라'를 외치며 캔디 모양의 유니언잭 쿠션을 투척하는 이도 나왔다. 갑작스러운 난동에 현장 분위기도 엉망이 됐다. 대다수의 팬들이 갑작스러운 난동에 당황하며 웅성거렸다다. 쿠션에 맞은 어린 학생도 나왔다.
쿠션을 던진 중년 남성은 5~6개를 연달아 투척한 이후 경호원의 제지에 밖으로 끌려갔다. 당시 그는 공항 카트에 유니언잭 쿠션을 담은 채 대표팀 입국을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부터 계획된 범죄였다. 오래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남성은 자식으로 보이는 한 어린아이와 함께 있었다.
난동의 이유가 궁금해서 묻자 남성은 예상치 못한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는 "쿠션을 던졌지만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때 엿하고는 다르다"고 주장하며 "유니언 잭은 영국 깃발 아닌가? 그런 문양의 쿠션을 던진 것은 해외로 나가라는 좋은 의미다"고 주장했다.
당당하게 쿠션을 던진 것과 달리 해명은 꽤나 궁색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커뮤니티(축사모)의 회원이냐'는 질문과 '던진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애매한 미소와 함께 침묵을 지켰다. 결국 남성은 서둘러 카트를 끌고 해단식장을 떠났다.
이어 대표팀 인터뷰 중에는 계란을 던지는 몰지각한 이도 나왔다. 정몽규 회장의 개회사 때 바닥으로 계란을 내리친 이는 손흥민이 말하자 선수 부근으로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해단식장의 선수들은 이어지는 계란 투척에 심란한 표정을 지었다. 계란을 투척한 이는 스스로 부끄러움을 아는지 금세 종적을 감췄다.
쿠션을 던진 이와 계란을 던진 이 모두 난동을 피우기 전까지는 자기 나름대로의 이유와 신념을 가지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동을 피우고 나서는 당당하게 나서기보다는 도망치고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입으로는 '정의'와 '축구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하던 이들이지만 마치 자신의 행동이 선수가 흘린 땀을 모욕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인정한 것처럼 보였다.
영국 '더선'이나 미국 'ESPN' 등 해외 외신들도 '카잔의 기적'을 이룬 신태용호를 향한 계란과 쿠션 투척에 대해서 보도하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결국 이날 공항에서 난동을 피운 이들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나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 심지어 '팬'도 아닌 단순한 무뢰한들에 불과했다.
/mcadoo@osen.co.kr
[사진] OSEN DB.
기사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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