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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의 희생양' 스페인, 16년만에 재연된 승부차기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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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31 007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7-02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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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러시아에 승부차기에서 패배하며 탈락했다. 캡처 | FIFA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16년 만에 월드컵 승부차기 악몽이 재연됐다. 

스페인은 1일(한국시간)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개최국 러시아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3-4로 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당초 무난한 8강행이 예상됐던 스페인은 또 다시 개최국 징크스에 사로잡히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역대 월드컵에서 개최국에 승리를 거둔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스페인은 이번에도 개최국 러시아에 발목잡혀 허무하게 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해야 했다.

이날 경기는 전·후반 내내 스페인이 공격을 주도하고 러시아가 수비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날 러시아는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스페인을 상대로 수비에 중점을 둔 전술을 들고 나왔다. 스페인의 공격을 막기 위해 5명의 수비를 세웠고, 팀 내 최다 득점자인 데니스 체리셰프를 과감히 벤치에 앉히고 아르템 주바를 최전방에 세우면서 제공권을 활용해 역습시 한 방을 노리는 방식이었다. 

수가 뻔히 보이는 전술이었음에도 스페인은 좀처럼 러시아의 철벽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패스를 돌리면서 러시아 수비의 빈틈을 찾아내려 애썼지만 촘촘한 러시아 수비진은 스페인 공격을 번번이 차단했다. 조별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디에고 코스타는 이날 완전히 고립돼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전반 1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수비의 자책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 킥을 허용하면서 실점을 했다. 이후 스페인은 더욱 공격의 고삐를 당기며 러시아를 몰아쳤지만 공격에 큰 의지가 없이 수비에만 올인하는 러시아를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러시아는 승부차기를 가길 바라는 듯 공을 뺏은 뒤에도 공격에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정규 시간이 모두 끝난 뒤 돌입한 연장전에서도 경기 양상은 바뀌지 않았다. 러시아는 지독한 수비위주의 전술로 스페인의 공격을 무력화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는 선수를 교체하며 수비 기동력을 강화했다. 스페인은 아센시오를 빼고 공격자원 로드리고를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지만 득점에 실패했고 결국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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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에서 선방쇼를 보여준 러시아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프. 캡처 | FIFA 홈페이지


승부차기에서 앞선 2명의 키커가 모두 득점에 성공한 스페인은 3번째로 나선 코케가 찬 슛을 러시아 이고르 아킨페프가 막아내면서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러시아의 키커는 단 한 번의 실수없이 득점에 성공했고, 스페인은 설상가상으로 5번째 키커 이아고 아스파스의 슛마저 아킨페프의 선방에 막히면서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 스페인은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의 선방을 기대했지만 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스페인은 16년 만에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승부차기로 패배해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2002 한일월드컵 8강에서 한국을 만난 스페인은 경기를 압도하고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호아킨 산체스의 슛이 이운재에게 막히면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러시아에서 재연된 것이다. 더불어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스페인 선수로 참여했던 페르난도 이에로는 16년 뒤 감독으로 나선 월드컵에서도 승부차기 패배를 경험하면서 선수시절에 이어 감독으로서도 잊지못할 아픔을 겪게 됐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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