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택의 비즈니스 풋볼]홍명보 전무는 해설자가 되어 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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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홍명보 전무는 "현장의 어려움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장의 꽃은 지도자다. 현재 해설위원들이 만일 현장을 경험해봤다면 조금 더 깊은 해설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하며 후배들의(이영표/박지성/안정환) 불편한 해설을 반박하고 나섰다. 말 자체는 맞는 말이지만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은 해설자들이 전술전략을 이해하지 못해 그들의 해설이 해설로서 부족했다는 것인지, 아니면 현장 지도자가 되어 보지 않았음으로 그들의 해설이 협회의 잘못된 운영을 지적할 자격이 없다는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말의 뉘앙스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함께 대표 팀에서 선수 해보았으면서 왜 게 편이 아니라 엉뚱한 편에 서서 비판을 주도하느냐’는 말로 읽힌다. 한 마디로 의리 없고 예의 없는 막된 후배들이라고 질타하고 있다. 홍 전무는 자신을 대한민국 축구의 레전드라고 생각해 온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왜 우리 축구가 발전하지 못하는지 알만한 대목이다. 이것이 그의 본심이라 하지만은 않겠지만 그는 자신의 사고와 화술에 부족한 게 무엇인지 느끼고 반성해야 한다.
해설자의 해설은 전술이나 전략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있겠지만-그 또한 사실이고-총체적으로 한국 축구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발전할 수 있는지를 해설하는 과정에서 축구협회의 잘못과 곁들여 지적한 것이 홍 전무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음이 틀림없다. 그 해설은 잘못되지 않았다. 해설자는 축구경기 그 자체도 해설해 시청자의 이해를 돕겠지만 현재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해 발전을 도모하도록 하는 것도 임무 중의 하나다. 감독이나 협회를 감싸고 돌 것이라면 해설은 왜 하는가?
그의 말은 마치 후배들을 자신의 완력으로 윽박질러 입을 막아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극상이며 아래 위가 없는 막 되먹은 행동이라고 느끼게 해 자신을 찾아와 사과라도 하고, 그때 그랬던 것은 전적으로 우리가 다소 흥분했던 탓이라고 한 마디만이라도 언론에 발표해 선배들은 물론이고 절대적 권력기구인 협회의 체면을 살려달라는 주문 정도로 읽힌다. 아마도 축구계에서는 아직도 위계질서가 엄격한 모양이다.
홍명보 전무는 그럴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대로 작금의 축구에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축구의 먼 앞날을 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 그들을 끌어 모아 함께 걱정하고, 고민하며, 축구백년대계를 설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옳다. 그들 후배들이 현장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축구의 현재를 걱정하고 미래를 구상해 보는 것조차 할 수 없다면 홍 전무는 누구와 함께 그 일을 도모하려고 하나?
돌이라도 집어 던질 듯 들끓는 축구팬들의 원성은 그들이 현장 경험 없이 해설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홍 전무와 축구협회의 처신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그들을 향해 돌이 날지 않는 것을 보면 바른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과 자신이 몸담고 있는 협회를 향한 비난을 역으로 비난하는 일을 보는 국민과 축구팬은 우리 축구의 앞날에서 무슨 희망을 보겠는가.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최호택(S&P 대표)
사진=대한축구협회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기사제공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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