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신 군단' 러시아, 남자배구 세계 최강 압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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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러시아, 주전 평균 신장 206cm... 유럽선수권·네이션스리그 연달아 우승
[오마이뉴스 김영국 기자]
▲ 2018 네이션스 리그에 출전한 러시아 남자배구 대표팀 선수들 |
ⓒ 국제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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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장신 군단' 러시아의 가공할 위력이 세계 남자배구 판도를 새롭게 재편할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유럽선수권 우승에 이어, 지난 9일 끝난 2018 남자배구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아래 네이션스 리그)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러시아의 최대 강점은 '리베로를 제외한 주전 선수 6명의 평균 신장'이 무려 206cm에 달한다는 점이다. 단연 남자배구 세계 최장신 군단이다. 이번 네이션스 리그 출전 선수를 기준으로 살펴볼 때, 러시아와 비슷한 주전 평균 신장을 갖춘 국가는 폴란드(204~205cm) 정도다. 다른 세계 강호인 미국(202cm), 이탈리아(202cm), 브라질(200cm), 세르비아(199cm), 프랑스(198cm)는 러시아와 다소 차이가 있다.
러시아의 주전 선수 평균 신장은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주전 평균 신장 196cm보다 무려 10cm가 더 크다. 배구에서 평균 신장 10cm 차이는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키만 큰 게 아니다... '장신·스피드·파워' 3박자 완성
문제는 러시아가 단순이 높이만 압도적인 게 아니라는 점이다. 스피드와 파워도 한국의 단신 선수들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다. 서브도 더 강하고 까다롭다. 이런 조건에서는 한 마디로 '넘사벽'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러시아가 최근 세계 남자배구에서 초강세를 보이면서 한 시대를 주도할 새로운 트렌트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장신화에서 단연 앞서간다. 그동안 세계 배구의 흐름은 스피드 배구, 장신화, 강한 서브 3대 요소가 핵심 특징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됐다. 한국 남자배구가 국제대회에서 계속 추락한 이유도 세 가지 요소 중 어느 것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이도 저도 아닌' 배구를 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러시아는 3대 요소에서 장신화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주전 평균 신장이 더 높아지고 동시에 스피드·파워·조직력까지 끌어올린 상황이다. 최근에는 다른 세계 강호들은 물론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주전 선수의 장신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센터진은 200cm 이하의 선수는 국가대표로 선발 자체를 안 한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공포의 센터진... 주전 센터 3명 '218cm-212cm-208cm'
러시아 대표팀의 멤버 구성도 이전보다 한층 경기력이 좋고, 짜임새가 있다는 점도 잘 나가는 비결이다. 포지션별 주전 멤버를 살펴보면, 라이트는 미하일로프(31세·202cm)가 여전히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레프트는 클리우카(24세·208cm)와 볼코프(24세·201cm)가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두 젊은 선수의 기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면서 러시아의 공격력도 배가됐다.
센터에는 '세계 최고'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무세르스키(31세·218cm)가 복귀했다. 그러면서 볼비치(29세·208cm), 블라소프(24세·212cm)와 함께 막강 센터 라인을 완성했다. 세터는 코발레프(28세·198cm)와 코브자르(28세·198cm)가 맡았다. 두 선수의 나이와 신장이 똑같다. 그동안 주전 세터였던 노장 그란킨(34세·195cm)의 뒤를 이을 장신 세터를 두 명이나 보유한 셈이다. 리베로는 카베쇼프(28세·190cm)가 책임진다. 리베로도 노장 베르보프(37세·183cm)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라이트 주 공격수인 미하일로프는 소속 팀에서 활약상도 세계 최고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현재 '독보적' 세계 최강 클럽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제니트 카잔 팀 삼각편대의 한 축이다. 제니트 카잔은 미하일로프, 쿠바 출신의 세계 최고 레프트 공격수인 월프레도 레온(26세·201cm), 수비력도 갖춰 레프트와 라이트가 모두 가능한 앤더슨(32세·205cm)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강의 공격 '삼각편대'가 팀을 이끌어 왔다.
그리고 지난 2014-2015 시즌부터 2017-2018 시즌까지 4시즌 연속 러시아 리그, 러시아컵,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하는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남들은 리그 우승 한 번 하기도 어려운 판국에 트레블을 4년 연속 달성한 것이다. 누구도 넘보기 어려운 엄청난 대기록이다.
'세계적 슈퍼스타' 무세르스키·미하일로프, V리그 올 뻔했다
▲ 러시아 남자배구 대표팀 선수들... 왼쪽부터 클리우카(208cm), 무세르스키(218cm), 코발레프(198cm), 미하일로프(202cm) |
ⓒ 국제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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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세르스키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센터 공격수이자 세계 최고의 남자배구 스타다. 그는 미하일로프, 테튜힌(44세·197cm) 등과 함께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주역이다. 특히 무세르스키는 런던 올림픽 남자배구 금메달 결승전에서 일약 슈퍼 스타로 등극했다.
그는 브라질에 세트 스코어 0-2로 뒤지며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3세트부터 센터에서 라이트 공격수로 포지션을 돌변해 양 팀 통들어 최다인 31득점을 브라질 코트에 쏟아부었다. 결국 무세르스키의 눈부신 활약으로 러시아는 대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세르스키와 미하일로프는 한때 한국 V리그 프로 팀에서 거액을 주고 영입을 시도한 적이 있다. 지난 2015년 6월 두 선수와 영입 협상을 주고받았던 국내 A 프로구단의 핵심 관계자는 당시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무세르스키, 미하일로프와 영입 협상 중이다. 일단 두 선수도 우리가 제시한 조건에 긍정적이고 오고 싶어 한다"며 "무세르스키가 한국에 온다면 그 자체로 엄청난 화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 배구협회가 리우 올림픽 예선전 등 중요한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는 데다 러시아 리그의 흥행 유지를 위해 자국 선수의 해외 리그 진출에 부정적이었다. 또한 A 프로구단의 감독도 두 선수와 다른 스타일의 선수를 선호하면서 결국 영입이 불발됐다.
러시아는 유럽선수권, 네이션스 리그 우승에 이어 올해 가장 중요한 국제대회인 2018 남자배구 세계선수권 대회(9.9~30)를 겨냥하고 있다. 과연 러시아가 세계선수권마저 재패하며 세계 최강의 자리를 굳힐 수 있을까. 브라질의 스피드 배구 시대를 이어 장신 군단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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