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그 선수가 맞나 싶다. 네덜란드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멤피스 데파이 이야기다.

데파이가 지난 시즌에 이어 커리어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2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겪은 실패의 설움을 당당히 털어냈다. 데파이는 10일 새벽 3시 45분(한국 시각) 르 코크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C조 예선 에스토니아전에서 세 골에 모두 관여하며 네덜란드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데파이가 1골 2도움 포함 맹활약했다.

데파이는 후반 2분 오른 측면에서 자로 잰 듯한 크로스로 라이언 바벨의 헤더 득점을 도왔다. 이어 후반 31분에는 마타이스 데 리흐트의 롱 패스를 페널티 박스 아크 부근에서 왼발 슛으로 처리, 이날 네덜란드의 세 번째 골을 뽑아냈다. 후반 42분에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오른발 프리킥으로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의 헤더 골을 어시스트했다. 북에다 장구까지 데파이가 쳤다.

이번 시즌 초반 프랑스 리그 1에서 보인 활약을 대표팀에서도 이어갔다. 데파이는 올랭피크 리옹으로 이적한 지 두 번째 되는 시즌부터 새 리그에 순조롭게 안착, 리그 1 정상의 공격수로 군림하고 있다. 2017-2018시즌 리옹 소속으로 51경기에 출전해 22골을 넣었다. 리그 기준으로는 36경기에서 19골, 두 경기에 한 골 이상씩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엔 다소 주춤했지만 46경기 12골, 리그에선 35경기에 나서 10골을 뽑아냈다.

이번 시즌도 괄목할 만하다. 현재 리그 4경기 4골로 릴의 빅터 오시엔과 함께 리그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공격 포인트도 다섯 개로 이 부문 1위다. 슛 시도 역시 18개로 단독 선두다. 리그 1 주요 공격 부문에서 거의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겪은 맨유에서 실패를 최근 3년 동안의 활약으로 모두 털어냈다. 맨유에서 보낸 두 시즌 동안 데파이는 53경기에서 7골을 넣는데 그쳤다.

데파이의 활약에 네덜란드 대표팀도 미소 짓고 있다. 네덜란드 축구는 아르연 로번·로빈 판 페르시·웨슬리 스네이더·디르크 카윗 등 핵심 공격수들의 은퇴로 공격력이 급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이후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지역 예선 탈락 등 약 5년의 세월 동안 수렁 속에서 지냈다. 이제 유로 2020 C조 예선에서 3위에 오른 터라 부활이라 말하긴 힘들지만 바이날둠, 버질 반 다이크, 데 리흐트 등 각 포지션에서 월드 클래스 혹은 그에 준하는 선수들이 나오면서 다시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러한 네덜란드의 상승세에 데파이가 큰 몫을 담당하고 있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