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49)이 칠레전을 앞두고 혹사 논란에 휩싸인 손흥민(26·토트넘)의 출전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칠레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11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출전 여부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모든 선수들이 내일 경기를 뛸 수 있는 상태”라면서 “최종 훈련을 마친 뒤 선발 명단을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손흥민은 지난 5월14일 레스터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을 소화한 뒤 2018 러시아월드컵부터 소속팀 프리 시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잇단 국제 대회를 휴식 없이 모두 치렀다. 손흥민이 11일 칠레전까지 나선다면 107일 동안 19경기를 뛰게 되는 셈이다. 칠레전이 끝나고 소속팀 토트넘에 복귀한 뒤에도 리그 및 챔피언스리그 등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는 일정까지 포함하면 비행거리만 7만6597km에 달한다. 혹사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벤투 감독도 손흥민에게 휴식을 주고 싶지만 주장이라는 특수성과 팀내에서 차지하는 전력의 비중을 고려하면 쉬운 일은 아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비롯해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선수들에 대해 “휴식이 부족한 것은 인지하고 있다”며 “피지컬적인 요소가 선발의 한 기준인 만큼 모든 부분을 감안해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벤투 감독은 칠레전 목표에 대해선 “한국 축구의 정체성과 플레이 스타일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에서 선보였던 지배하는 축구를 칠레전에서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벤투 감독은 “칠레는 굉장히 개인 기량과 기술이 좋은 상대”라며 “그런 상대에게 우리의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