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NLDS 1차전 전날인 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류현진은 ’1차전 선발이라 초조하지만 기쁘다. 전력으로 투구하겠다“고 말했다. [USA TODAY=연합뉴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유독 왼손 투수에게 강한 팀이다. LA 다저스의 선봉장을 맡은 좌완 류현진(31)이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애틀랜타의 강타선을 조심해야 한다. 

류현진은 5일 오전 9시 37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틀랜타와의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한국 선수가 MLB 포스트시즌 1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건 류현진이 최초다. 김병현(은퇴)이 지난 2003년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에 등판했지만, 선발 투수가 아닌 불펜 투수로 나왔다. 류현진은 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해엔 포스트시즌 선수 명단에 들지 못했는데 올해 출전하게 된 건 큰 의미가 있다”며 “(1차전 선발이) 초조하지만 기쁘다. 1회 초구부터 전력투구를 하겠다”고 했다. 

당초 다저스 가을야구의 1선발은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30)로 예상됐다.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커쇼와 류현진에게 모두 5일 휴식을 주기 위해 등판 순서를 바꿨다”고 전했다. 류현진과 커쇼는 각각 지난달 29일과 3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등판했다. 그래서 류현진이 5일 NLDS 1차전에 나오고 커쇼가 6일 2차전에 나오면 둘 다 5일씩 쉴 수 있다. 이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커쇼에게 충분한 설명을 했다. 커쇼도 상황을 이해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커쇼는 류현진에게 직접 1차전 선발 등판 소식을 전했다. 커쇼는 류현진에게 자신의 슬라이더를 전수해 준 절친한 동료다. 

미국의 LA 타임스도 “커쇼는 항상 다저스의 첫 번째 선택이었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그런데 이 전략은 괜찮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커쇼는 올해 4일 휴식 후 닷새 만의 등판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다. 그러나 5일 쉬고 엿새 만의 등판에선 7승1패, 평균자책점 2.56의 성적을 거뒀다. 류현진은 5일 만에 등판했을 때 3승1패, 평균자책점 1.36, 6일 만의 등판에서는 3승2패,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했다. 

애틀랜타 타선은 좌완 투수에 유독 강하다. 그런데 다저스는 4명의 선발투수 중 우완은 워커 뷸러(24) 한 명뿐이다. 류현진을 포함한 3명이 좌완 투수다. 그중 가장 먼저 나서는 류현진이 ‘좌완 킬러’ 애틀랜타 타선을 잠재우는 해법을 보여줘야 한다. 올 시즌 애틀랜타의 팀 타율은 0.257, OPS(출루율+장타율)는 0.742이다. 그런데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은 0.269, OPS는 0.780으로 더 높다. 콜로라도 로키스(타율 0.272, OPS 0.799)에 이어 내셔널리그에서 두 번째로 왼손 투수에 강하다. 
 

류현진이 경계해야 할 애틀랜타 타자

가장 경계해야 하는 타자는 3번 타자 프레디 프리먼(29)이다. 올 시즌 타율 0.309, 23홈런, 98타점을 기록했다. 좌타자이지만 올해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309를 기록했다. 특히 류현진을 상대로는 타율이 무려 0.625(8타수 5안타)나 된다. 찰리 컬버슨(타율 0.429), 애덤 듀발(타율 0.375)도 류현진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이는 타자들이다. 

올해 내셔널리그 신인상이 유력한 외야수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21)도 신경 써야 한다. 톱타자인 아쿠냐는 올해 타율 0.293, 26홈런, 64타점에 도루 16개로 장타력과 빠른 발을 겸비한 선수다. 류현진이 아쿠냐를 상대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우타자인 아쿠냐는 좌완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02를 기록했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3번 프리먼은 애틀랜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정확도와 장타력을 모두 갖춘 베테랑 타자다. 1번 아쿠냐는 자신이 원하는 공에는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스타일”이라면서 “류현진이 경기 초반 실점할 때가 많은데 둘 다 1회에 나온다. 이들을 막기 위해 각별히 신경 써서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은 또 “컬버슨은 주전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잘 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시리즈에도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투수 마이크 폴티네비치. [AP=연합뉴스]

애틀랜타 선발은 우완 투수 마이크 폴티네비치(27)다. 폴티네비치는 올 시즌 13승(10패), 평균자책점 2.85을 거둔 애틀랜타의 에이스다. 빅리그 5년째인 폴티네비치는 꾸준히 실력을 쌓아 올해는 올스타전에도 선발됐다. 그러나 다저스전에서는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통산 1승(1패), 평균자책점은 5.56이다. 다저스 타선은 올해 폴티네비치를 상대로 타율 0.286,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매니 마차도(26)가 타율 0.667(3타수 2안타)로 폴티네비치에 가장 강한 면모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