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VAR’로 시끄러운 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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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9-22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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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라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올해 처음 도입한 비디오 판독(VAR)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오심을 줄이겠다는 도입 취지와는 반대로 잦은 구설수만 일으키고 있다.
손흥민(27·토트넘)이 지난 21일 레스터시티 원정에서 억울한 오프사이드의 희생양이 된 것이 대표적인 장면이다. 손흥민은 이날 레스터시티전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19분 탕귀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돌파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흘러나온 볼이 해리 케인을 거쳐 세르주 오리에의 득점으로 이어졌는데, 주심은 VAR을 통해 노골을 선언했다. 손흥민이 오리에의 득점에 앞서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을 때 동일 선상에 있던 상대 수비수보다 어깨가 미세하게 앞섰기에 오프사이드라는 판정이었다. 영국일간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의 어깨 위치가 겨우 1.6㎝ 앞섰다”고 비꼬았다.
결국, 토트넘은 오리에의 득점이 취소된 직후 잇달아 2골을 내주면서 1-2로 역전패했다. 오프사이드 판정 하나로 승패가 바뀐 셈이다. 마우로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오리에의 득점이 인정됐다면 경기는 끝났을 것”이라고 분노했고, 브랜든 로저스 레스터시티 감독은 “VAR은 양 팀 모두를 위해 작동되지만, 오늘은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축구 전문가들은 이번 판정을 계기로 VAR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불완전한 인간의 두 눈을 대신해 첨단 기술로 무장한 카메라가 오심을 잡아냈지만 최종적인 판정은 결국 심판 개인의 판단에 따르니 그럴 법 했다.
잉글랜드 여자 축구 대표 선수 출신의 BBC의 라디오 해설자 카렌 카니는 “VAR라인은 사람에 의해 그어진다”며 “주관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토트넘과 레스터시티에서 모두 활약한 1986년 멕시코월드컵 득점왕 출신 해설가 게리 리네커도 “VAR을 사용하는 방식이 쓰레기와 같다. 심판들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팬들에게 모든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독설을 던졌다.
손흥민의 어깨 위치처럼 사소한 문제로 VAR이 경기를 끊거나 판정을 뒤집는 것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여자골프에선 ‘제3의 눈’, 즉 TV 중계를 통해 규정 위반을 확인해도 사소한 부분에선 벌타를 매기지 않는다. 2017년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 라운드에서 렉시 톰슨이 시청자의 제보로 4벌타를 받은 뒤 연장 끝에 역전패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VAR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것은 국내 K리그도 크게 다르지 않다. K리그는 정규리그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VAR을 도입했지만 올해 결정적인 장면에서 VAR을 보지 않거나 VAR을 보더라도 오심이 몇 차례 나오면서 판정 불신 현상이 일어났다. K리그는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 VAR 판독 영상을 경기 후에는 포털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지만, 실시간으로 제공되지 않기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축구 규칙을 관장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실시간 노출은 규정으로 금지하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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