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서재덕. KOVO 제공

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이 아직 시즌 첫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2라운드 초반이지만 결국 포지션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지난 1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패배한 뒤 “포지션을 변경해야 할 것 같다. 베스트 6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레프트 서재덕과 라이트인 외국인 선수 아텀을 중심으로 변화를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전력은 서재덕 중심으로 경기하고 있다. 아텀은 복근 부상으로 뛰지 못하다 지난 15일 KB손해보험전부터 복귀했지만 외국인 선수로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복귀전에서 공격성공률 20%로 8득점에 그친 아텀은 이날 삼성화재전에서는 비교적 회복된 모습이었지만 공격성공률 52.52%로 14득점을 기록했다. 외국인선수의 기록으로는 현저히 떨어진다. 이날 경기에서도 아텀의 공격점유율은 13.7%에 그쳤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영입했던 사이먼 히르슈가 적응하지 못하고 개막 직전 떠나면서 시즌 개막후 아텀을 영입한 한국전력은 시즌중 교체카드를 쓸 수 없는 상태다. 

반면 서재덕의 올시즌 공격 점유율은 29.55%다. 서재덕은 득점 7위(155점)에 올라있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삼성화재 박철우(6위·169점) 다음이다. 레프트인 서재덕은 수비까지 맡고 있다. 정지석(대한항공), 전광인(현대캐피탈)에 이어 비득점 부문인 리시브에서도 4위(52.52%)에 올라있는 서재덕은 리베로와 세터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디그 부문에서도 5위다.

한국전력은 원래 외국인선수와 전광인, 서재덕이 삼각편대를 이루는 팀이었다. 외국인선수가 부진하더라도 전광인이 주포 역할을 할 수 있어 서재덕은 공격 부담을 나눠가졌다. 그러나 시즌 전 자유계약선수(FA)로 전광인이 팀을 떠난 뒤 외국인선수까지 부진해 부담은 오로지 서재덕의 몫이 되고 있다. 전광인의 보상선수로 영입한 세터 노재욱을 내주면서까지 최홍석을 영입해 최근에는 라이트 아텀, 레프트 서재덕·최홍석으로 삼각편대를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서재덕의 부담은 줄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은 서재덕과 아텀의 자리를 맞바꾸는 방법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재덕은 국가대표에서는 라이트로 활약해왔다. 현재 해결사로서 능력이 가장 뛰어난 공격수다지만 시즌 공격성공률은 47.02%에 머물고 있다. 포지션을 바꿔 수비 부담을 덜어주면 공격력이 상승할 수도 있다. 서재덕은 아텀이 없던 8일 대한항공전에서는 라이트로 출전해 58.62%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37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텀도 레프트로 활약한 적이 있어 포지션 변경 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아직 1승도 없이 개막 이후 10연패를 당하고 있다. 그 중 3패를 풀세트 접전 끝에 내줬다. 한 고비를 넘지 못하고 경기를 내주는 것은 결국 해결사 부재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김철수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는다. 계속 지다보니 승부처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데 훈련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라며 “라인업 구성에 변화를 줘 (다음 경기까지) 일주일 정도 훈련해보고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