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GS칼텍스의 기세가 무섭다. 1라운드 4승 1패를 기록하며 2위로 1라운드를 마친 GS칼텍스는 2라운드에서 3승 1패를 추가, 7승 2패 승점 20점을 기록하며 2위 IBK기업은행을 2점차로 밀어내고 선두의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소영, 강소휘, 알리. 표승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의 공격라인과 나현정 리베로를 필두로한 철벽 수비라인, 그리고 김유리와 문명화가 벽을 세우고 버티고 있는 센터라인 등 GS칼텍스의 고공행진을 설명할 수 있는 요소들은 많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이 자원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차상현 감독의 용병술이 빛나고 있다. 지난시즌, 고질적인 뒷심부족에 시달리며, 순위싸움에 어려움을 겪었던 차상현 감독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점점 자신의 배구를 펼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5일 펼쳐졌던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차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 1세트를 내준 후 차상현 감독은 외국인 선수 알리와 주전세터 이고은을 표승주와 안혜진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결과적으로 교체는 성공적이었다. 알리대신 코트를 밟은 표승주는 강소휘와 이소영에게 가는 공격부담을 분산시켰고, 15득점, 공격성공률 41.94%의 맹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고, 안혜진 역시 날카로운 서브를 상대코트에 꽂아넣고, 안정적인 토스를 보여주며 분위기를 띄웠고, 기세를 탄 GS칼텍스는 3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GS칼텍스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로 윙공격진에 비해 약해보이는 센터라인이다. 김유리와 문명화가 잘해주고 있지만, 다른 팀들의 센터라인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도 이고은-안혜진 두 세터는 중앙속공을 활용하지 않았다.

김유리 대신 선발출전한 김현정이 2개의 공격득점을 성공시켰고, 문명화-김현정이 엮어낸 득점은 8득점에 불과했다. 상대팀인 인삼공사의 미들블로커 한송이-박은진이 3세트에만 만들어낸 득점이 5득점인 것을 감안한다면 순전히 윙 스파이커들의 힘만으로 경기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보통 윙스파이커를 선호하고 중앙공격을 활용하지 않다보면, 블로커들에게 읽히고 자연스레 게임을 그르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차상현 감독은 인터뷰에서 팀의 컬러를 이야기했다.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시스템 배구였다.

차상현 감독은 인터뷰에서 미들라인의 공격빈도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 선수가 가장 잘하는 것을 살려주기 위한 선택이라고 이야기했다. 차 감독은 “명화가 가장 잘하는 것은 블로킹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장점인 블로킹을 더욱 살리라고 주문을 하는 편이고, 최근에 윙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워낙 좋기 때문에 윙 공격수들의 장점을 더욱 살리기 위해 이소영-강소휘의 공격 비중을 조금 높이고 있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센터라인 강화에 대한 숙제는 차 감독도 알고 있는 듯 했다. 차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김현정을 투입한 것도 미들 블로커를 키우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현정이도 블로킹이 좋기 때문에 (김)유리 자리에 공백이 생기면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다. 일단 소휘-소영이의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미들 블로커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차근차근히 키울 생각이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시스템 배구, 13-14시즌 이후로 5년만의 우승을 향한 GS칼텍스의 핵심 키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