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계약이 유력한 토미 조셉(왼쪽)과 KIA 새 외국인선수 제레미 해즐베이커. 게티이미지코리아

SK 제이미 로맥의 파괴력에 한화 제라드 호잉의 수비력과 기동력을 모두 갖춘 외국인타자는 없을까. 적어도 KBO리그 현실 속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존재다. 대부분 구단은 그래서 보통은 한쪽을 선택한다. 수비 활용도가 떨어져도 타격이 뜨거운 선수, 또는 타력은 적정 수준에 그치지만 수비 등에서 팀의 약점을 메울 수 있는 선수로 대상을 좁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이따금 ‘로또’ 맞듯 대박이 터지기도 한다. 올해 한화에서 뛴 호잉은 구단에는 ‘복덩이’였다. 당초 기대 대로 외야 수비력과 기동력이 특급이었던 데다, 불투명했던 타력까지 화끈하게 폭발했다. 호잉은 타율 3할6리에 30홈런 110타점을 올리며 도루도 23개나 기록했다.

이에 반해 로맥은 대부분 구단이 흔히 찾는 외국인타자 ‘이상형’이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타자로 SK에 입단해 31홈런을 때린 데 이어 올해는 풀타임 활약하며 43홈런으로 높이 날았다.

■로맥형

로맥과 비슷한 유형의 외국인타자로는 삼성의 다린 러프가 있다. 로맥처럼 1루수 또는 지명타자로 뛰는 러프도 올해 33홈런에 OPS(출루율+장타율) 1.024를 기록, 외국인타자로서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LG 새 외국인타자로 계약 발표를 눈앞에 둔 토미 조셉 역시 분류를 하자면 ‘로맥형’에 가깝다. 류중일 LG 감독이 찾던 거포 1루수로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에서 2시즌 동안 43홈런을 때린 이력이 있다. 메이저리그를 들락거리며 마이너리그 8년간 때린 홈런도 90개다. 또 한 명의 ‘잠실 거포’가 탄생할 수도 있다. 1991년생으로 성장 가능성이 여전한 것도 LG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올해 대체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고 25경기에서 12홈런을 때린 제리 샌즈도 내년 시즌 홈런 순위를 다툴 이름으로 예약해놨다. 재계약을 끝낸 샌즈는 포지션이 외야라는 점에서도 점수를 받고 있다.



외국인타자 없이 한국시리즈를 치른 두산 역시 거포 유형의 타자를 찾고 있다. 1루수와 외야를 두루 볼 수 있는 타자를 우선적으로 보고 있지만 마땅치 않을 경우, 전형적인 거포 1루수로 타깃을 좁힐 전망이다.

■호잉형

또 한 명의 호잉 탄생을 기대하는 구단도 있다. KIA가 로저 버나디나를 떠나보내며 영입한 새 외국인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는 호잉처럼 수비력과 기동력을 갖춘 선수다. 해즐베이커는 마이너리그 10시즌 동안 도루만 267개 기록했다. 빠른 발을 동력으로 외야 전 포지션을 무난히 소화해 활용도가 높다. 마이너리그 10시즌 타율이 2할6푼이지만 올해 타율은 2할8푼4리로 꽤 괜찮았던 점을 감안하면 호잉처럼 KBO리그에서 타력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

새 외국인타자가 필요한 롯데 역시 내야수를 우선 찾고 있다. 거포 내야수를 구하기는 아무래도 쉽지 않을 전망. 그보다 다재다능형 내야수를 찾는 게 조금 더 성공 확률이 높아 보인다.

KT 멜 로하스 주니어는 올해 기록을 놓고 보면 외국인타자에게 기대하는 가장 이상적인 성적을 냈다. 43홈런 114타점에 도루도 18개를 기록했다. 더구나 포지션도 외야수로 쓰임새가 많다. 팀 순위가 바닥권에 머물러 성적에 비해 부각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 로맥과 호잉 스타일 사이를 오가는 야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