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박항서 감독이 ‘동남아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까.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9시30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말레이시아와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을 벌인다. 지난 11일 원정 1차전에서 2-2로 비긴 베트남은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0-0이나 1-1로 비겨도 우승을 차지한다.




베트남 국민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안방에서 치르는 경기여서 2008년 이후 10년 만의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스즈키컵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최대 축구잔치로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릴 만큼 현지에서는 큰 관심을 모으는 대회다.

박 감독이 우승한다면 무패 신기록도 세운다. 베트남은 결승 1차전 무승부까지 최근 A매치 15경기 연속 무패(7승8무) 행진을 벌였다. 이는 올해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가 작성했던 최다 무패와 타이기록으로 결승 2차전 결과에 따라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질 수 있다.

박 감독은 올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U-23 대표팀을 지휘하며 베트남 역대 첫 결승 진출과 준우승이라는 업적을 쌓았다.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첫 4강 진출 성과를 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던 박항서 감독은 국내 프로 지도자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남·전남·상주 등의 감독을 거쳐 내셔널리그 창원시청을 지휘하던 지난해 베트남 국가대표 감독에 취임한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축구 열기가 뜨거운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이 부임해 성과를 내자 신드롬이 이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결승 1차전은 높은 TV 시청률을 기록했고, 결승전 TV 광고료가 베트남 축구 중계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모았다. 국내 축구인과 제자들도 박 감독을 응원하기 위해 현지로 날아갔다. 조별예선에서 말레이시아에 2-0으로 승리했던 베트남이 차분한 경기 운영만 펼친다면 우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 역사를 한 페이지를 새롭게 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