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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

[2018 화제의 인물] ② '국보'에서 나락으로, 선동열 전 한국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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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2-1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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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이 4일 ‘대표팀 일부선수’의 병역논란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심정을 밝히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시대를 풍미한 투수로 ‘국보’ 칭호를 받았던 선동열(55) 감독에게 2018년은 수모 그 자체였다.

한국야구 최초의 전임감독으로 대표팀을 이끌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내 한국 야구 역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3연패를 일궈냈지만 돌아온 것은 ‘전임감독 무용론’이었다. 몇몇 선수의 선발을 둘러싸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급기야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운찬 총재와 스포츠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국회의원의 질타까지 온몸으로 감내한 뒤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선 감독은 지난해 11월 열린 23세 이하 아시아챔피언스십 시리즈로 전임감독 데뷔전을 치른 뒤 올해 아시안게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17년 WBC에서 2연속 2라운드 진출 실패 수모를 떠안아 자존심을 구긴 한국 야구를 아시아 정상으로 이끌어 2020년 도쿄올림픽 금메달 획득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KBO는 시즌을 중단하고서라도 최고의 선수를 선발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국위선양을 위해 아마추어 선수 선발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직접 선수들과 호흡해야 하는 코칭스태프가 마라톤 회의 끝에 선수들을 선발했지만 일부 선수가 병역 혜택을 노리고 군복무를 기피했다는 오해를 받으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해당 선수들은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군팀 대신 현역 입대를 하겠다는 각오로 대표팀에 발탁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이들을 향한 여론은 냉담하기만 했다.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전격적으로 사퇴를 선언했다. 14일 오후 KBO회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연 선동열 감독이 짧은 사퇴문을 발표하기위해 기자회견장을 들어서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우여곡절 끝에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 감독은 예선 1차전인 대만전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하며 다시 한 번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팬들의 ‘은메달을 기원한다’는 조롱까지 더해져 사면초가에 빠졌다. 설상가상 마무리 정우람을 포함한 선수 몇 명이 고열을 동반한 장염에 걸리는 등 선수단 컨디션 관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선 감독은 “프로 최고 선수들로 구성한만큼 금메달을 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고 사회인 야구팀으로 구성된 일본과 대만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3연패를 일궈냈지만 선수단이 귀국하는 길에는 그 어떤 환영인파나 현수막도 없었다. 급기야 KBO 정운찬 총재가 선 감독과 사전교감 없이 9월 14일 KBO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적에만 집착한 것에 부끄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10월 열린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 등에 “아시안게임 우승이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등의 얘기까지 들어야 했다. 당시만 해도 ‘도쿄 올림픽에서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견뎌냈지만 믿었던 KBO 총재로부터 직격탄을 맞았다.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해태시절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정 총재는 10월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전임감독제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TV 중계로 선수를 파악하는 감독은 경제현장에 한 번도 가지 않고 경제를 논하는 경제학자 같은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KBO 장윤호 사무총장이 선 감독을 따로 만나 “총재의 의중은 이게 아니었다”며 설득에 나섰지만 이 역시 선 감독 입장에서는 존중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스탠스였다. 결국 지난달 13일 “전임감독제에 대한 총재의 생각을 국정감사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됐다. 자진사퇴가 총재의 소신에도 부합할 것으로 믿는다. 정치적 소비의 대상이 되는 사례는 내가 마지막이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정치권 일각의 ‘스타 선수가 명장이 되란 법 없다’는 지적, 늘 명심하겠다”며 용퇴를 선언했다.

한국 야구의 상징이자 투수력 강화로 국제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였던 ‘국보’는 그렇게 쓸쓸한 뒷모습을 남기도 떠났다. 그를 뒷받침했어야 할 야구인들에게 버림받아 그 상처가 더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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