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7위의 성적. 롯데는 다시 한 번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하지만 선수 개인의 성적을 뜯어보면 최고의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즐비하다. 올해의 논공행상을 평가받고 다음 시즌의 기대감을 알 수 있는 연봉 협상 자리에서 다소간의 이상기류가 형성될 수 있는 부분이 생겼다.

통상 연봉 협상은 팀 성적과 개인의 성적을 같이 고려할 수밖에 없다. 가을야구라는 분명한 공동의 목표를 달성했는지 여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구단 별 연봉 고과 산정 시스템을 기반으로 선수들의 연봉 인상과 삭감 등을 결정하지만, 팀과 개인을 떼어 놓고 보긴 힘들다.

롯데는 그런 면에서 올 겨울 행보에 다소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3위로 시즌을 마치며 가을야구에 진출했지만 올 시즌에는 7위로 뚝 떨어졌다. 시즌 막판까지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경합을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 시즌 초반과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당한 최악의 부진이 결국 롯데의 발목을 잡았다. 

그런데, 올해 롯데의 선수들 중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고 고과 산정시 높은 점수를 받을 선수들이 한 두명이 아니다. 일단 올해 최다안타와 득점 타이틀을 차지한 전준우를 비롯해, 홀드왕 오현택 등 타이틀 홀더들이 대표주자다. 전준우는 올해 전 경기 출장해 타율 3할4푼2리 190안타 33홈런 90타점 118득점 OPS 0.992의 성적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데뷔 이후 첫 외야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전준우의 올해 연봉은 2억 7000만원이다. 아울러, 내년 시즌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최고의 성적과 예비 FA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전준우의 2019시즌 연봉은 팀 성적과 관계없이 큰 폭의 인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투수진에서는 오현택이 눈에 띄는 상황. 오현택은 올해 72경기 3승2패 25홀드 평균자책점 3.76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두 번을 받고 약 2년의 공백을 딛고 올해 최다 경기 출장과 함께 홀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차 드래프트로 건너온 지 1년 만에 부활에 성공했고 인상 요인은 다분하다. 올해 연봉은 6000만원이다.

여기에 내야 전 포지션을 오갔던 신본기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39경기 타율 2할9푼4리 11홈런 71타점 OPS 0.799의 성적을 기록했고, 유격수를 비롯해 2루수와 3루수 등 내야의 ‘애니콜’ 역할을 했다. 개인 성적은 물론 팀 공헌도를 생각하면 올해 연봉 9000만원에서 억대 연봉으로 진입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이 외에도 필승조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구승민(64경기 7승4패 14홀드 평균자책점 3.67), 부상 이후 건재함을 과시한 진명호(60경기 5승4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4.38) 등의 성적으로 고과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야수진에서는 포수 나종덕과 전병우, 한동희 등 젊은 선수들의 고과가 후하게 매겨질 전망. 

롯데는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대다수다. 주전급 선수들은 모두 FA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 실질적으로 연봉 협상을 해야 할 선수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한 시즌을 평가받고 다음을 기약하는 연봉 협상. 과연 롯데는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의 괴리를 좁히는 겨울을 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