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핀 박다정, 우리은행의 '3점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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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2-22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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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2주전에 당한 8점 차 패배를 26점 차 승리로 설욕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 위비는 21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8-52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 7일 삼성생명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57-65로 패하며 개막 10연승이 좌절됐던 우리은행은 2주 만에 다시 만난 삼성생명을 상대로 26점 차의 완승을 거두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13승2패).
우리은행은 포워드 김정은이 19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공격을 주도했고 외국인 선수 크리스탈 토마스도 9득점 18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골밑을 장악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홍보람, 이은혜가 은퇴하면서 식스맨 전력이 약해졌다고 평가 받은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뜻밖의 유망주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팀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의 '오래된 유망주' 박다정이 그 주인공이다.
두 번의 이적에도 프로에서 자리 잡지 못한 1순위 출신 유망주
▲ 박다정은 삼성생명과 신한은행,그리고 다시 삼성생명을 거쳐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
ⓒ 우리은행 위비 |
여자프로농구에서는 뛰어난 선수들이 한 해에 쏟아져 나오는 '황금세대'가 사라진 지 오래지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는 그 해 가장 뛰어난 유망주로 많은 주목을 받는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생명의 지명을 받았던 인성여고 출신의 박다정 역시 마찬가지였다(사실 2011년 전체 1순위 지명권은 우리은행에게 있었지만 박언주와의 지명권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생명으로 지명권이 옮겨갔다).
박다정은 고교 시절 뛰어난 득점력과 준수한 리딩능력을 겸비한 가드 유망주로 주목 받았지만 2011-2012 시즌 삼성생명에는 박정은, 이미선, 김계령, 김한별 같은 쟁쟁한 선배들이 즐비했다. 박다정은 두 시즌 동안 단 19경기에 출전하며 자리를 잡지 못했고 2013년 12월 최희진(삼성생명)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신한은행 에스버드로 이적했다.
하지만 신한은행 역시 박다정에게는 '기회의 땅'이 되지 못했다. 박다정은 신한은행에서도 최윤아, 윤미지, 김규희와의 경쟁에서 버티지 못하고 세 시즌 동안 32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나마 가장 출전시간이 길었던 2015-2016 시즌엔 평균 10분 48초를 소화했지만 1.44득점 1.75리바운드 0.44어시스트로 전혀 인상적인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은 2016년11월 또 한 번의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이번에도 박다정의 이름이 포함됐다. 약 3년 만에 프로 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친정팀으로 돌아온 것이다. 삼성생명은 이미선이 은퇴하면서 가드진이 많이 약해진 상황이라 박다정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박다정은 돌아온 삼성생명에서도 두 시즌 동안 15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렇게 박다정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의 '실패한 1순위'라는 낙인이 찍힌 채 2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었다. 박다정에게 '대형 가드 유망주'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는 농구팬들도 거의 사라졌다. 그렇게 프로에서 6년의 시간을 보낸 박다정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다시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프로 입단 후 벌써 세 번째 이적으로 어느새 '저니맨' 신세가 됐다.
데뷔 7년 만에 우리은행에서 '3점슛 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난 박다정
▲ 46.7%에 달하는 박다정의 3점슛은 이번 시즌 우리은행의 무기로 자리 잡았다. |
ⓒ 한국여자농구연맹 |
우리은행은 부상이나 슬럼프에 빠져 있던 김정은, 임영희의 기량을 전성기, 혹은 그 이상으로 끌어 올렸고 최은실, 김소니아 등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터트려 전력을 극대화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뛰어난 재능을 인정 받으며 화려하게 프로에 입단했지만 잠재력을 폭발시킬 기회를 만나지 못했던 박다정에게 우리은행은 새로운 도전을 하기 적합한 팀이었다.
우리은행 이적 후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박다정은 지난 여름 박신자컵에서 풀타임 주전으로 출전하며 16.2득점 7.2리바운드 1.0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8.2%를 기록했다. 가드로서 어시스트가 부족한 게 조금 아쉬웠지만 박혜진이라는 최고의 가드를 보유한 우리은행에서 박다정이 게임리딩에 큰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렇게 박다정은 장기인 외곽슛을 더욱 갈고 닦으며 시즌을 준비했다.
박다정은 이번 시즌 개막 후 15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8분54초를 소화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평균 출전 시간이 가장 길었던 2015-2016 시즌(10분48초)에 비해 8분 이상 늘어난 수치다. 5.27득점 1.93리바운드의 시즌 성적 역시 당연히 데뷔 후 최고 기록이다. 특히 시즌 3점슛 성공률이 무려 46.7%(14/30)에 달할 정도로 외곽슛에서 엄청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박다정은 21일 '친정팀'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도 16분55초 동안 10득점을 기록하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우리은행의 대승에 기여했다. 특히 4개의 3점슛을 던져 3개를 성공시킬 정도로 놀라운 외곽슛 감각을 과시했다. 박다정은 국내 선수만 출전한 2쿼터에서 2개의 3점슛을 적중시키며 삼성생명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활약이 좋은 선수에게 더 많은 질책과 잔소리를 하면서 분발을 요구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박다정 역시 앞으로 시즌을 치를수록 위성우 감독의 쓴소리를 더 자주 듣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박다정이 그만큼 우리은행에서 중요한 선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프로 입단 7년 만에 꽃을 피우고 있는 박다정이 이번 시즌 우리은행 외곽의 새로운 무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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