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이대호(36)는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4년, 총액 150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50억원에 매년 25억원씩의 연봉을 받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계약금을 연봉으로 환산하면 매년 12억5000만원씩을 받게 되는 조건이다. 합치면 실제 연봉은 37억5000만원이 된다.

지난 11일 NC 다이노스행을 결정지은 양의지(31)는 계약금 60억원, 4년 연봉 65억원 등 총액 125억원의 FA계약을 맺었다. 내년 연봉은 16억2500만원으로 신고 후 발표될 것이다. 그러나 계약금을 연봉 개념으로 환산하면 매년 15억원씩 추가된다. 31억2500만원이 실제 연봉이 될 수 있다.

올해 LG 트윈스로 적을 옮긴 김현수(30)의 계약 조건은 계약금 65억원에 4년 연봉 50억원이다. 김현수의 올해 연봉은 14억원이라고 신고되어 있다. 계약금을 4년 평균하면 16억2500만원이 된다. 합치면 30억2500만원이 된다. 실제 30억원대 연봉을 받는 선수가 3명이나 되는 셈이다.

최정(31)은 계약기간 6년, 계약금 32억원, 6년 연봉 68억원, 옵션 6억원 등 총액 106억원에 잔류 결정을 내렸다. 11억3333만원이 내년 연봉으로 발표될 것이다. 그러나 계약금과 옵션을 평균해보면 6억3333만원이 추가된다. 17억6666만원이 실제 연봉이 된다.

2년전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최형우(35)도 4년 총액 100억원이다. 단순 계산하면 매년 연봉은 25억원이다. 실제 신고된 연봉은 15억원이다. 10억원의 차이가 난다.

FA계약만이 문제가 아니다. KIA 양현종(30)은 2016년 시즌 뒤 KIA와 단년 FA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7억5000만 원, 연봉은 15억원이었다. 합치면 22억5000만원이다. 그리고 지난해 20승을 바탕으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골든글러브 등 모든 분야의 최고상을 휩쓸었다. 올해 고지된 연봉은 23억원이다. 한해전과 비교하면 5000만원이 인상됐다. 과연 믿을 수 있는 계약일까.

모든 계약은 투명해야 한다. 다양한 꼼수를 통해 연봉을 보전해주는 방법은 구시대적이다. 누구나 쉽게 선수의 연봉을 알고 그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는지 알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