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는 최근 4~5년 사이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타고투저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투수들의 기술저하다. 

수년 간의 타고투저 현상을 통해 투수들의 기술 저하가 경기력을 저해하는 요소라는 게 확연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기술향상을 위한 시스템이나 해결방안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 두드러졌던 타고투저 현상이 2018시즌도 계속됐다. 사진=MK스포츠 DB너무 어렵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예를 하나 들겠다. 기존 투수들의 연구에서는 피칭(투구)을 6단계로 나누어 구간과 이벤트별로 분석을 많이 해왔다.

.와인드업 2.스트라이드(초기코킹) 3.코킹(후기코킹) 4.가속단계 5.감속단계 6.팔로우 스루
구간은 동작에서 동작까지의 연속적인 움직임을 말하고, 이벤트는 하나의 정지화면을 말한다. 이렇게 구간과 이벤트별로 선수의 관절각도, 관절속도, 근육기여도 등 자세한 분석을 통해서 선수들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 문제점들을 기반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면 투수들의 기술향상에 상당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필자는 올해 단국대학교 신윤아 교수님의 도움으로 장애인 사이클 선수들의 스포츠과학 지원사업에 참여한 적이 있다.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상으로 신체분석, 동작분석, 심리분석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연맹과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일이었는데, 선수들의 문제점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해,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면서 기술향상과 부상예방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필자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러면서 야구 선수들도 이렇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관리하고 코칭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실제로 비인기 종목들은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숱한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다.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투수들의 기술향상과 부상예방을 위해서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KBO리그의 현실은 치밀한 분석과 거리가 멀다. 최근 세이버매트릭스나 트랙맨 등 선진기술이 도입되고 있지만, 경기분석에만 그치는 게 실정이다. 

야구도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 변화로 투수들의 기술향상을 도모할 적기다. 하루 빨리 투수들의 기술향상을 위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최근 KBO리그 구단의 추세는 퀄리티 컨트롤 코치들의 등장이다. 퀄리티 컨트롤 코치란 과학적인 방법으로 선수들을 분석하고 분석한 데이터를 선수나 지도자들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이다. 하지만 신체분석, 동작분석, 심리분석과 같은 선수들의 기초자료에 관한 빅데이터 구축은 미흡하다. 선수들의 기초자료와 경기분석 자료가 더해진다면 투수들의 기술향상을 위한 기간은 지금보다는 단축되지 않을까.

투수들의 기술향상을 통해 팬들은 수준 높은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된다. 그로 인해 프로야구 인기가 더해진다면 1000만 관중도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구단은 선수관리를 위해서, 지도자들은 기술향상을 위한 기초자료를 위해서, 과학적인 방법이 하루빨리 정착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