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에이스 키버스 샘슨이 ‘10승’을 채우고 집으로 향한다. 아내의 출산을 함께하기 위해서다.

샘슨은 17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6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다. 삼진은 4개를 잡았다. 팀 타선이 5회에만 5점을 뽑는 집중력을 보인 덕분에 한화는 8-1로 이겼고, 샘슨은 시즌 10승(6패)째를 따냈다.

한화 이글스 키버스 샘슨.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시즌 전 한화 한용덕 감독으로부터 “구위는 역대 KBO리그 외국인 선수 중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은 샘슨은 시즌 초반 제구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투구 때 왼발의 위치를 바꾸면서 제구를 되찾았다. 공 끝의 움직임을 줄이는대신 스트라이크 존을 과감하게 공략함으로써 해법을 찾았다.

달라진 샘슨은 에이스 다운 피칭을 이어갔다. 힘있는 속구를 바탕으로 삼진 숫자를 늘려가며 리그 탈삼진 부문 1위를 유지했다. 이날 삼진 4개를 추가한 샘슨은 139개로 삼진 1위 자리를 지켰다.

샘슨은 시즌 10승을 채운 뒤 잠시 자리를 비운다.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다. 샘슨은 18일 고향인 미국 플로리다 탬파로 날아간다. 아내의 출산을 함께 한 뒤 23일 귀국할 예정이다. 

샘슨은 “오늘 많이 힘들었는데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 경기 과정이 좋지 않았지만 아버지께서 어렸을 때 말씀해주신 ‘깔끔한 패 보다 지저분한 승리가 값질 수 있다’는 말씀으로 위안을 삼겠다”고 말했다. 샘슨은 또 “내일 미국으로 떠나는데, 팀에게나 가족에게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면서 “주로 구원으로 뛰어 한 시즌 80이닝 이상 던진 적이 없지만 잘 관리해서 건강한 모습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는 떠나보낸 외인 투수 제이슨 휠러의 자리도 비어있다. 새로 영입한 데이비드 헤일은 취업비자 발급 절차를 거쳐 21일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24일 또는 26일 열리는 대전 KIA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인데, 한용덕 감독은 시차 적응 문제 등을 고려해 26일 등판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샘슨과 휠러가 빠진 자리는 신인급 선수로 채운다. 한용덕 감독은 김진영과 김성훈을 임시 선발로 쓰기로 했다. 김진영은 21일 대구 삼성전, 김성훈은 22일 삼성전에 나선다. 김진영은 지난해 2차 1라운드에서 지명한 우완 투수다. 1군 경험은 지난해 3경기 등판이 전부다. 김성훈은 지난해 2차 2라운드에서 지명한 우투수다. 22일 선발 등판이 1군 데뷔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