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부 폭력사건’을 해결한 정치인…“머슴의 삶은 원래 고되고 부서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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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1-07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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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교육청, 대전제일고 교장과 야구부 감독 '중징계' 권고
-야구부 폭력사건을 해결한 대전시의회 정기현 교육위원장
-“학원폭력은 가장 먼저 처리해야할 사안”
-“현실 앞에서 무너지는 이상을 추구하는 게 정치인의 삶”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 정기현 위원장. 이상과 행동이 일치하는 몇 안 되는 정치인이란 평가를 듣는 이다
‘대전제일고 야구부 감독 중징계(해고), 교장 중징계 권고’
대전시교육청이 최근 '폭력 사건'으로 문제가 된 대전제일고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야구부 감독과 교장에게 중징계 권고를 내렸다.
대전제일고 야구부 '폭력 사건'이 중징계 권고로 이어진 덴 언론사의 지속적인 보도와 함께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 정기현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 역할이 컸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8일 대전시의회 감사에서 "대전제일고와 대전시교육청이 폭력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학교와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사건 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정 위원장의 질타에 대전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11일 뒤늦게 대전제일고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정 위원장은 엠스플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대전시교육청의 감사결과만 보면 다행이다. 이제 인사 결정권을 쥔 대전제일고의 징계 수위에 주목할 생각”이라며 “중징계를 권고해도 경징계로 수위를 낮춰 발표하는 일이 다반사다. 대전제일고 야구부 폭력사건이 모든 학원 스포츠에 교훈으로 작용하려면 확실한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원 폭력사건은 다른 어떤 일보다 먼저 해결해야할 사안.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대전시교육청이 대전제일고 야구부 A 감독, B 교장에게 중징계를 권고했다. 나머지 관계자들에겐 경징계를 권고했다(
최근 대전시교육청이 대전제일고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발표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해 3월, 9월 두 차례 야구부 폭력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동안 대전제일고와 대전시교육청이 야구부 조사를 계속해서 미뤄왔어요. 대전시의회에서 이를 인지하고, 행정사무감사 때 대전시교육청에 대전제일고 특별감사를 요구했습니다. 결국 야구부 감독 중징계(해고) 권고가 내려졌죠. 대전시교육청이 야구부 폭력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던 교장 선생님에게까지 중징계를 권고한 건 무척 다행스러운 결정이라고 봅니다.
대전제일고 야구부 폭력사건을 어떻게 알게 됐습니까.
지난해 10월 한 제보자에 의해 알게 됐어요. 행정사무감사 전이었죠. 학교폭력 문제는 다른 문제가 산적해 있어도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사안입니다.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죠. 더 자세하게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고자 자료를 수집했어요. 특히나 학교와 교육청이 학교 폭력을 축소‧은폐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얘기가 언론 보도를 통해 나왔기 때문에 더 관심을 두고 파고들었습니다.
철저한 준비 끝에 지난해 11월 행정사무 감사에서 대전제일고와 대전시교육청을 향해 설득력 있게 사건 해결을 촉구하고, 드디어 중징계 권고를 끌어냈습니다.
참, 오래 걸렸어요(웃음). 그렇다고 걱정이 완벽하게 사라진 건 아닙니다.
완벽하게 걱정이 사라지진 않았다?
대전제일고는 사립고입니다. 모든 인사권이 재단에 있어요. 대전시교육청에서 내린 감독, 교장 중징계도 결국 권고일 뿐입니다. 최종 판단은 대전제일고 이사회에서 내리게 돼 있어요. 사립고 재단이 중징계 권고 사항을 경징계로 수위를 낮춰 발표하는 게 다반사라는 걸 알 필요가 있습니다.
대전제일고가 대전시교육청의 권고를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대전제일고가 징계를 수용하지 않거나 미진하게 받아들일 경우 별도의 행정조치를 통해 악습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별도의 행정조치라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가장 먼저 학생 정원을 감축하려 합니다. 비리가 많은 학교에 굳이 학생을 많이 배정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외에도 더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29년 경력의 연구원이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유
정기현 위원장(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은 “남은 교육위원장 임기 동안 대전시 교육을 위해 더 힘 쓸 것”이라고 말했다(사진=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
대전시교육청이 지난해 12월 5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표한 ‘2018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5등급에 머물렀습니다. 3년 연속 최하위권에 머무는 굴욕적인 결과였습니다.
굴욕적일 게 있습니까. 대전시교육청이 그만큼 깨끗하지 못하단 증거죠.
대전시 교육 관계자들을 만나보니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의 노력 덕에 대전시교육청이 그나마 이 정도”라고 얘기하더군요.
모든 일을 합리적으로 풀어가려고 하는데. (잠시 말문을 닫았다가) 대전시교육청 분들은 제 행보를 좀 불편하게 보시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어쩌면 지금까지 제가 불합리한 일들을 해결하려 나름 노력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정치가 국민의 삶을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데 많은 이가 동의합니다. 하지만, 현실 정치인 가운데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치인은 극소수입니다.
정치인, ‘극한 직업’입니다(웃음). 열심히 일하려 하면 한도 끝도 없이 일이 많아져요. 그렇다고 대충 일하면 당장 비난이 날아오고. 국회의원이 큰 머슴이라면 지방의원은 작은 머슴이에요. 머슴이란 생각을 한시도 잊지 않으려 노력 중입니다.
여담입니다. 정치인이 되기 전엔 무슨 일을 하셨습니까.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29년 근무했습니다. 직원들이 ‘좋은 직장 두고 왜 욕먹는 자리로 가냐’고 묻더군요.
왜 그만두셨습니까.
한국 청소년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공부합니다. 학부모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교육비를 부담하고 있어요. '저비용 고효율'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지만, 한국은 정반대입니다. '고비용 저효율'의 교육 현실에서 가능한 한 아이들의 짐을 덜어주고 싶었습니다.
이상은 현실이란 파도 앞에서 산산이 부서지게 마련입니다.
부서지는 게 머슴의 삶 아니겠습니까. 현실 앞에서 무너지는 걸 알면서도 이상을 추구하는 게 정치인의 삶이라고 생각해요. 남은 중년의 시간을 아이들이 보다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데 쓰고 싶습니다. 그게 제가 정치를 하는 유일한 이유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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