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각 구단들이 스토브리그에서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서 그 직격탄은 베테랑으로 향하고 있다. 이번 겨울엔 2000안타 달성자인 이진영, 정성훈 등이 유니폼을 벗었다. 방출 소식도 그 어느 시즌보다 많았고, 자유계약선수(FA)시장에 불어닥친 한파 속에 아직 둥지를 찾지 못한 선수들도 많다. 높아진 몸값에 세월 속 내리막을 걷는 기량, 그리고 몸집을 줄이려는 구단들의 세대교체 트렌드까지 더해지면서 베테랑들은 시련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한겨울 한파를 뚫고 현역 연장에 성공하며 대기록으로 향하는 베테랑들도 있다. 



1979년생 동갑내기로 통산 2000안타를 이미 때린 박용택(LG)과 박한이(삼성)는 불혹을 넘어서도 기록 행진을 이어간다. 박용택은 FA로 LG와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 박한이는 FA 권리를 포기하면서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냈다. 

박용택은 지난 시즌까지 통산 2384안타를 때려 양준혁(2318안타)를 넘어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지난 7시즌간 시즌 평균 150안타 이상을 때린 박용택이 2019시즌에도 흐름을 이어가면 KBO리그 최초로 2500안타를 넘게 된다. 박용택은 통산 루타에서도 3위(3519루타)에 올라있다. 1위는 이승엽(4077)으로 200루타 이상을 앞으로 두 시즌 반 이상 기록해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박용택은 통산 득점 3위(1218)에도 랭크돼 있다. 

박한이는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로 양준혁, 이승엽을 잇는 레전드의 길을 걷는다. 2001년에 데뷔한 뒤 지난해까지 총 18시즌간 2097경기에 출전, 통산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역대 1위인 정성훈(2223경기)과는 126경기 차이다. 박한이는 통산 안타에서도 5위(2155개)에 올라 있는데 2개만 더 치면 이승엽(2156개)을 추월한다. 163개를 더 치면 통산 2위 양준혁(2318개)도 넘어선다. 

한화 김태균(37)의 도전도 주목할 만하다. 통산 타율 공동 2위(0.325)에 올라 있는 김태균은 루타에서 4위(3321루타), 타점에서 3위(1267타점)에 올라있어 이 부문 1위인 이승엽(4077루타, 1498타점)을 넘어설 유력 후보로 꼽힌다. 통산 홈런 6위(328홈런)인 KIA 이범호(38)는 올 시즌 KBO리그 역대 세 번째로 350홈런에 도전한다. 4시즌 연속 20홈런 이상 때려내 기대감은 높다. 24개를 치면 양준혁(351홈런)을 넘어 통산 홈런 2위로 도약한다.

지난해 무릎 십자 인대 수술 뒤 재활을 마친 KT 이대형(36)은 발야구에 재시동을 건다. 통산 도루에서 2위 이종범과는 5개 차, 1위 전준호와는 45개 차다. 

투수 부문에서는 롯데 마무리 손승락(37)의 대기록 달성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통산 세이브 2위(262개)에 올라 있는 손승락은 1위 오승환(콜로라도·277개)과 15개 차 밖에 나지 않는다. KBO리그 통산 11번째로 700경기에 등판한 한화 권혁(36)은 통산 홀드 부문에서 2위(146개)에 올라 있다. 이 부문 1위인 안지만(177개)과는 31개 거리다.

결국 현역을 연장하는 베테랑의 기록 도전은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아 기회를 얼마나 받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