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렌드가 떠오르는 랜드리, 닮았고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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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1-15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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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렌드하고 비슷하면서도 좀 다르죠."
KT 외인 에이스 마커스 랜드리. KCC(2003-2004, 2004-2005, 2005-2006시즌)와 LG(2006-2007시즌)에서 뛴 특급 외국선수 찰스 민렌드가 떠오른다. 두상, 큰 눈이 흡사하다. (일각에선 얼굴도 살짝 닮았다고 주장한다)
점프를 크게 하지 않고, 어슬렁거리며(?) 뛰는 모습도 비슷하다. 심지어 부족한 운동능력을 영리한 두뇌플레이로 만회하는 것도 똑같다. 정확한 슈팅능력, 탁월한 클러치 능력을 가졌다. 동료에게 적시에 건네는 패스능력도 좋다. 둘 다 팀에서 없어선 안 될 특급에이스.
서동철 감독은 "마커스가 민렌드와 생긴 게 비슷하다. 마커스를 유럽에서 처음으로 볼 때 근육도 별로 없고, 살집도 좀 있는 것 같아서 잘하겠나 싶었다. 하지만, 역시 듣던대로 좋더라. 민렌드하고 비슷하면서도 좀 다르다"라고 말했다.
랜드리는 2016-2017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 MVP 출신이다. 클러치능력만 좋은 게 아니라 KT 국내선수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올 시즌 KT가 경기막판 무너지던 과거의 악습을 청산한 건 랜드리의 이타적인 마인드 덕분이다.
김민욱, 양홍석, 김영환 등과의 연계플레이가 KT 핵심 옵션. 한 마디로 동료에게 내줘야 할 때, 직접 해결해야 할 때, 해결할 경우 슛과 드라이브 인 선택이 좋다. 드리블 리듬감이 좋아 빠르지 않아도 좀처럼 공을 빼앗기기 않는다. 2대2도 능숙하다. 올 시즌 33경기서 33분4초간 22.4점 7.3리바운드 3.1어시스트 1.2블록슛.
민렌드는 삼성 이상민 감독, 명지대 조성원 감독, 추승균 전 KCC 감독과 함께 KCC 왕조를 이끈 주역이었다. 드래프트로 입성했지만, 2004-2005시즌 자유계약제 도입 이후에도 살아남았다. 4시즌 통산 35분40초간 27.7점 10.3리바운드. 자유계약제 시절에도 개인기록이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농구관계자 A는 "페이드어웨이슛을 던지는 모습은 거의 똑같다. 구분이 안 될 정도"라고 웃었다. 중앙 미드레인지에서의 페이드어웨이슛은 민렌드의 주특기. 랜드리 역시 페이더웨이슛이 상당히 정확하다.
세부적인 스타일은 다르다. 서 감독은 "비슷한 건 맞지만, 자세히 보면 좀 다르다"라고 말했다. 슈팅 스타일도 약간 다르다. 민렌드는 3점슛도 갖췄지만, 미드레인지 점퍼를 좀 더 선호했다. 랜드리는 3점슈터에 가깝다. 슛거리도 길고, 코트 어느 지점에서도 점수를 만들 수 있다. 농구관계자 B는 "슛은 둘 다 좋다. 민렌드도 3점슛이 정확했다"라고 떠올렸다. 농구관계자 C는 "슛만 보면 랜드리가 민렌드보다 낫다"라고 말했다.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고, 동료를 활용하는 능력이 좋은 건 같다. 그러나 두 팀의 환경은 다르다. 좋고 나쁘고가 아니라, 팀 전력, 환경에 맞게 적응했고, 파괴력을 뽐냈다. 특히 민렌드 시절 '이조추'는 역대 KBL 최강의 토종 트리오. 민렌드도 영리했고, 이조추의 도움도 받았다. 상대적으로 랜드리는 직접 국내선수들을 이끄는 위치다.
농구관계자 B는 "둘 다 능글능글한 스타일이다. 민렌드가 좀 더 능글능글했다. 벤치에서 승부처에 민렌드에게 확실히 득점을 하라고 지시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 랜드리는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농구관계자 C는 "민렌드는 국내선수로부터 받아먹는 것 반, 만들어주는 것 반이었다. 반면 랜드리는 직접 국내선수들을 떠먹여 살린다"라고 평가했다.
또 하나. 민렌드는 드래프트, 자유계약 시절을 모두 경험했다. 랜드리는 신장제한+자유계약 외국선수. 그리고 민렌드가 뛴 시절에는 수비자 3초룰이 있었다. 현재 KBL에 수비자 3초룰은 없다. 아무래도 민렌드가 상대적으로 중앙돌파를 수월하게 했다.
농구관계자 A는 "클러치능력은 민렌드가 좀 더 낫다. 다만, 민렌드는 수비자 3초룰이 있던 시절에 뛰었다. 지금의 랜드리보다 공격하기 편한 환경이었다. 그리고 당시보다 지금 수비가 더 타이트하고 전술적으로 발전했다. 랜드리도 인정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농구관계자 B는 "둘 다 좋은 선수다. 다만, 민렌드가 뛰는 시절(드래프트제였던 2003-2004시즌 의미) 외국선수 수준은 전반적으로 지금보다 떨어졌다. 그래서 돋보인 점도 있었다. 랜드리의 경우 어떤 선수로 기억될지는 시즌 후에 평가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농구관계자 C는 "수비자 3초룰 유무, 외국선수 제도는 큰 변수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외국선수 수준이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랜드리도 좋은 선수인데 그 당시의 민렌드가 지금 뛰어도 리그를 지배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두 사람은 닮았지만, 다르다. 뛰는 시대가 다르니 우열을 논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둘 다 좋은 에이스이자 해결사다. 민렌드의 경우 약사 자격증을 갖고 있었다. 랜드리도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남부럽지 않은 스펙을 자랑한다.
KT로선 랜드리가 시즌 막판, 플레이오프까지 민렌드처럼 센세이션을 일으키길 기대한다. 최근 일부 부상자들이 돌아오면서 연패를 끊고 반등했다. 랜드리는 발목이 좋지 않지만, 조절하면서 팀 오펜스를 진두지휘한다. 서 감독은 "랜드리는 생활이나 인성 측면에서도 완벽하다. 국내선수들이 믿고 따르는 베테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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