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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

[배지헌의 브러시백] ‘투머치토커’ 차명석? 원래 오프시즌 주역은 GM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adm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1-16 댓글0건

본문

-오프시즌 미디어 통해 활발하게 의견 개진하는 차명석 LG 단장
-일각에선 부정적 시선도, 하지만 원래 오프시즌 주역은 GM과 프런트
-차명석의 과감한 행보, ‘책임 단장’ 자신감 보여준다
-‘차명석 어록’으로 스토브리그가 흥미진진해졌다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은 해설위원 시절에도, 단장이 된 뒤에도 화려한 입담을 자랑한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잠실]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은 방송 해설위원 시절부터 달변으로 유명했다. 자신의 야구관을 조리있게, 위트 넘치게 설명해 야구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차명석 어록’이 있을 정도다. 차 단장이 남긴 어록을 보면, 번뜩이는 재치 너머 야구에 대한 애정과 짙은 페이소스가 드러난다.
 
LG 단장이 된 뒤에도 ‘차명석 어록’ 생산은 계속된다. 화제가 된 ‘3루수 공개 구인’이 대표적이다. 차 단장은 LG 3루가 '약점'이란 사실을 인정하고, 트레이드를 원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의 선수를 원하는지도 공개했다. 또 ‘DTD(떨어질 팀은 떨어진다)는 과학 아니다’라는 말도 남겼다. 시즌 내내 목소리 한번 듣기 힘든 일부 구단 단장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파격 행보다.
 
야구단 운영 지휘하는 단장이 구단의 철학과 방향을 설명하는 당연한 업무
 
양석환의 군입대로 생긴 3루수 공백. 차명석 단장은 트레이드를 통해 3루수 공백을 해소할 예정이다(사진=엠스플뉴스)
 
 
물론 모두가 좋게만 보진 않는다. 일각에선 트레이드, 선수 영입 등 구단 방향을 공개적으로 밝히면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시각도 있다. ‘말은 아낄 수록 좋다’거나 ‘말을 앞세워서 잘 되는 경우가 없다’며 불안해하는 목소리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스토브리그 기간이다. 그리고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까진 선수를 영입하고, 팀 전력을 구성하는 프런트 오피스가 야구단의 주역이다. 야구단 운영을 지휘하는 단장이 구단의 철학과 방향을 설명하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실제 미 메이저리그를 보면, 오프시즌 감독이나 코치의 인터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사장, 부사장, 단장 등 구단 운영의 책임자들이 활발하게 미디어와 만나 구단의 비전을 소개하고 의견을 개진한다. 여기 누구, 스토브리그 기간 데이브 로버츠 감독 인터뷰 본 사람 있습니까?
 
모 구단 신임 감독은 취임 이후, 미디어에서 내게 외국인 선수 영입에 대해 물어봐서 당황했다고 밝혔다. 선수 영입과 관련해선 나도 보고를 받는 입장이고,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사실 잘 모른다. 영입 후보가 정해지면 의견을 제시하는 정도라, 외국인이나 FA에 대해 물어보면 마땅히 해줄 말이 없다.” 이 감독의 말이다.
 
사실이다. 최근엔 현장 감독이 선수 영입까지 틀어쥐고 관여하는 구단은 거의 없다. 선수 영입, 신인 드래프트, 육성 등은 구단이 맡아서 진행한다. 그렇다면 이 분야에 대해서도 감독이 아닌 단장이 직접 설명하는 게 옳다.
 
차 단장은 잦은 언론 노출에 대해 기본적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다 받고, 성의껏 답변하려고 한다. 메이저리그를 오랫동안 보면서 이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왔다. 물론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차명석의 파격 행보, ‘책임 단장’의 자신감에서 나온다
 
감독과 선수단이 주인공이 되는 시기는 2월 스프링캠프부터다. 스토브리그 기간 전력을 구성하고, 기틀을 다지는 건 구단의 몫이다(사진=엠스플뉴스)
 
야구팬들은 구단의 오프시즌 행보에 상당히 민감하다. 특히 열성적인 팬이 많은 LG 트윈스는 더하다. 과거 트레이드 실패 사례가 많아, 공개적으로 트레이드 얘길 하기가 조심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차명석 단장은 “그렇다고 트레이드를 안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차 단장의 과감한 행보는 ‘책임 단장’으로서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견해가 더 많다. LG는 시즌 뒤 신문범 사장이 물러나고 이규홍 새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한 야구인은 “시기상으론 차 단장이 먼저 선임됐지만, 실제로는 이 대표 선임이 확정된 상태에서 신임 대표가 차 단장을 파트너로 낙점했다”고 전했다. 
 
새 대표이사가 직접 차명석 단장을 선택해 구단 운영을 맡겼단 얘기다. 참고로 신임 이 대표는 그룹 계열사 시절부터 LG 야구단에 큰 관심과 애정을 보였던 인사로,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해도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LG 관계자는 야구를 정말 잘 알고 좋아하는 분이다. 그런데도 회의 때는 자기 생각을 내세우기보다는 실무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한다고 귀띔했다.
 
많은 구단이 ‘선수 출신 단장’을 임명했지만, 이들 가운데 실제 단장의 권한과 역할을 갖는 인사는 드물다. ‘운영팀장’에 가까운 업무만 맡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면 차 단장의 경우엔 구단 운영을 직접 핸들링할 책임과 권한을 받았고, 구체적인 구단 운영 청사진이 머리 속에 있기 때문에 대외적인 발언을 자신있게 펼칠 수 있다.
 
그렇다고 ‘대외비’ 정보까지 공개하는 건 아니다. 3루수 공개 구인만 해도 LG의 약점이 3루라는 사실, 외부 영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트레이드를 물밑에서 진행한다고 더 좋은 조건의 거래가 성사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아예 구단 방향을 공개해 많은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말만 앞세운 것도 아니다. 처리해야 할 현안을 하나둘씩 순차적으로 해결해 왔다. 거물급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무리지었고, 숙원인 선수 군입대 문제도 해결했다. 코칭스태프 구성, 타 구단 방출 선수 영입을 잘 마무리지었고 박용택 계약도 금주 내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선수 연봉계약도 1명을 제외한 전원과 이미 협상이 마무리된 상태다. 속전속결이다.
 
차 단장은 2월 스프링캠프부터는 류중일 감독님과 선수단이 주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LG는 시즌 중에도 1군은 전적으로 류 감독에게 맡기고, 구단의 영역인 육성 파트를 구단이 맡아 확실한 역할 분담을 할 예정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차 단장의 파격 행보 덕분에 자칫 무미할 수 있었던 이번 스토브리그가 더 흥미진진해졌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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