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V-리그]주춤한 대한항공, 도망가는 현대캐피탈…1위는?
페이지 정보
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1-16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선두 탈환’ 현대캐피탈, 강한 서브가 추동력
과부하 걸린 정지석-곽승석 라인에 대한항공 급제동
서브강화 시급한 삼성화재, 휴식기에 어떤 변화 줄까
2연승 OK저축은행, 리시브 시프트 변화로 재반등
[더스파이크=조훈희 기자] 4라운드도 두 경기만을 남긴 가운데, 모든 팀이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총력전을 펼쳤다. 선두권에서는 대한항공이 2패로 주춤하는 사이 현대캐피탈이 앞서나가 거리를 벌렸고, 중위권에서는 OK저축은행이 난적들을 연파하며 봄배구 진출 경쟁에 다시금 불을 지폈다. 각 팀들이 보낸 지난 한 주(1월 10일~15일)를 돌아보고, 올스타전 이전 일정(1월 17일~18일)에 대해 전망해 본다.
● 1위 현대캐피탈 (19승 5패, 승점 51, 세트 득실률 1.824)
◎ 지난 주 성적 : 2승 [1월 10일 대한항공 전 3-1 승(천안), 13일 KB손해보험 전 3-1 승(의정부)]
최근 5연승으로 4라운드를 마치며 선두를 탈환했다. 승점도 가장 먼저 승점 50점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미들블로커 김재휘(대한항공 전), 신영석(KB손해보험 전)의 부상이탈이 눈에 밟힌다. 두 선수의 복귀시점에 따라 5라운드 이후 행보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
예상 밖의 악재들이 속출했던 지난 주 두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요인은 역시 강력한 서브에 있다. 득점 면에서 각각 8점(대한항공 전)과 13점(KB손해보험 전)을 보탰을 뿐만 아니라 상대 리시브 라인의 안정감을 떨어뜨리며(리시브 효율 - 42.35%(36/85, 대한항공 전), 27.59%(24/87, KB손해보험 전)), 팀의 전·후위 수비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신영석(8개)을 필두로 20개의 팀 블로킹을 기록한 대한항공 전은 강한 서브가 가져온 시너지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강서브로부터 얻어진 효과들을 온전히 흡수하려면 그만한 조건, 즉 견고한 미들블로커 진의 구성이 동반되어야 한다. 압도적인 서브우위(득점 수 13:1, 리시브효율 59.23%(50/84) : 27.59%(24/87))에도 불구하고 블로킹(6:8)득점 ? 결정력(58.41%(66/113) : 50.45%(56/111))에서 밀리며 고전했던 KB손해보험 전은,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았을 경우 서브로부터 취할 수 있는 이익이 크게 감소할 수 있음을 보여준 본보기다.
한편 신영석의 부재는 문성민의 활용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도 최태웅 감독의 고민을 한층 더 깊게 할 요소이다. 지난 대한항공 전에서 보인 공격부분의 활약(공격점유율 - 22.83%(21/92), 공격성공률 61.90%(13/21))은, 신영석이 ‘미들리시버’로서 기능하며 리시브 부담을 줄여준 데 따른 결과물이기 때문. 신영석이 빠진 직후 2세트에 선발로 박주형이 투입되었다는 점은, 위의 가설에 대한 개연성을 높인 장면으로 꼽을 수 있다.
파다르와 전광인의 가세를 시작으로 많은 변화에 직면했던 현대캐피탈. 노재욱의 FA보상 이적에 따른 주전세터 교체와 3시즌 간 아포짓 스파이커로 기용된 문성민의 전격적인 윙 리시버 전환 등 안팎의 변동 속에서 잦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그 1위로 올라선 요인은 역시 ‘로스터의 힘’, 즉 선수들의 개인기량 우위일 것이다. 파다르-신영석-전광인 등을 축으로 한 화려한 선수구성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현대캐피탈을 시즌 전부터 우승후보 1순위로 거론하게 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좋은 선수들의 모임이 그대로 좋은 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팀 스포츠에서 ‘1+1’은 결코 2로 정해지지 않는다. 특히 3이나 4, 때로는 0이나 ?1로도 바뀔 수 있는 종목이 배구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올스타 브레이크는 단순한 휴식기간을 넘어 팀 재정비의 기회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1+1’을 1이나 0, 혹은 그 이하로 내려앉힐 위험성을 지닌 잠재적 불안요소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 평점 : A
● 2위 대한항공 (16승 8패, 승점 47점, 세트 득실률 1.439)
◎ 지난 주 성적 : 2패 [1월 10일 현대캐피탈 전 1-3 패(천안), 14일 OK저축은행 전 2-3 패(인천)]
시즌 첫 연패와 함께 4라운드를 마쳤다. 1위 현대캐피탈과의 승점 차는 4점까지 벌어진 반면, 3위 우리카드와의 격차는 17일 경기(우리카드-KB손해보험) 결과에 따라 자칫 3점 차까지 좁혀질 수도 있다. 주축선수들의 체력이 바닥을 드러낸 시점에 맞는 올스타 브레이크는 ‘사막속의 오아시스’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열흘간 휴식(24일 재개)이 가져올 수 있는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앞선 두 경기 패인은 일시적인 체력저하 때문이라기보다는 시즌 초부터 내재된 문제점들이 누적된 결과에 가깝기 때문이다.
지난 주 경기를 복기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윙 라인의 부진이다. 특히 총 33개(현대캐피탈 전 17개+OK저축은행 전 16개)에 달했던 블록차단 수치가 인상적. 오픈공격 5개, 후위공격 13개, C퀵 14개, 시간차 1개로 집계되었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둘 부분은 대한항공의 제 1 공격옵션인 C퀵에 대한 블로킹 차단률(블록차단/C퀵 시도)이다. 두 경기에서의 차단률은 24.56%(14/57). 이는 1~4라운드 전체의 8.60%(66/767)은 물론, 4라운드 12.22%(28/229)와 비교해서도 두 배를 상회하는 수치다.
가스파리니(공격성공률 37.84%(28/74), 오픈공격 성공률 26.32%(5/19), 블록차단 12)를 포함, 곽승석-정지석 라인의 순발력과 기동력의 저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최다 C퀵 시도(767)와 최소 오픈공격 시도(718)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듯, 대한항공은 힘과 높이로 대표되는 수직 공간보다 빠르고 넓은 좌우의 수평 공간의 활용에 강점을 지닌 팀이다. 자연스럽게 윙 리시버에게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게 되고, 그들의 체력소모량이 다른 팀들이 비해 커지게 된다. 대한항공의 딜레마가 생기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국가대표인 두 윙 리시버를 대체할만한 재원이 없다는 점, 그리고 이들이 팀의 공·수 시스템을 지탱하는 두 축이라는 점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가스파리니의 폼이 상당히 떨어진 현재, 공격부담까지 한층 늘어났다. 현대캐피탈 전에서는 정지석(15점), OK저축은행 전에서는 곽승석(20점)이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어야 했다.
위에서 제기한 ‘시즌 초부터 내재된 문제’란, 전술적으로 곽승석-정지석에게 높은 의존도를 부여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운영하면서도 그들의 부담을 덜어줄만한 최적의 선택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몇 가지 불안요소들을 안고 있음에도 여전히 대한항공은 우승후보다. 지난 시즌에도 5라운드 전승 여세를 몰아 챔피언에 등극한 바 있다. 그러나 올 시즌에도 그와 같은 반등이 재현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달라진 팀 사정 및 주위 여건에 맞추어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도 생각해 볼만하다. 분명한 것은 이대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올스타 브레이크는 위기가 재발하기까지 얼마간 시간을 벌어주는 것에 그칠 뿐,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대책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평점 : F
● 3위 우리카드 (13승 10패, 승점 41점, 세트 득실률 1.300)
◎ 지난 주 성적 : 1승 [1월 12일 한국전력 전 3-0 승(수원)]
결정력(공격성공률 67.74%(42/62) : 51.81%(43/83))과 서브(5:0) 및 전위 수비력(블로킹 8:2)등 공·수 경기력의 전반적 우위에 더해 범실 관리에서도 앞섰던(11:20) 우리카드가 무난히 승리를 거뒀다. 2연패 끝.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둔 시점에서 3위는 2013~2014시즌(12승 6패, 승점 32, 당시 3위) 이후 역대 팀 최고 순위다.
4라운드 들어 부쩍 향상된 위력(세트 당 1.8개, 3위)을 보이는 우리카드의 서브는 이 경기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최홍석(효율 ?8.33%(?1/12))과 리베로 이승현(효율 29.16%(7/24)등 한국전력의 리시버들을 압박한 뒤 서재덕에게 이어지는 큰 공격을 차단하고자 했던 코칭스태프의 의도는 거의 완벽하게 들어맞았다(서재덕 후위공격 효율 0%(0/19), 블록차단 3). 상대의 공격루트를 단순화 한 서브 우세는, 팀이 지닌 높이의 강점(리베로 제외한 선발 6인의 평균 신장 - 198.3cm : 193.5cm)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한편 상대의 약한 서브는 리시브 라인의 안정(58.70%(27/46))을 가져왔고, 이는 노재욱으로 하여금 다양한 공격옵션을 활용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아가메즈 38.71%(24/62)-나경복 22.58%(14/62))-한성정 25.81%(16/62)의 비교적 고른 공격점유율 분포는, 아가메즈 일변도(공격점유율 49.73%(1109/2230))였던 지금까지의 팀 공격전개 방식에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대목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2세트 23-18상황에서 시도된 아가메즈의 공격방식에 관해서는 다소 비판적인 의견을 제기한다. 앞서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에서도 파다르가 비슷한 장면(2세트 현대캐피탈의 21-11 리드 시)을 연출한 바 있던, 6번 포지션인 아포짓 스파이커의 중앙 후위공격이 그것.
아포짓 스파이커의 파이프 활용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미국대표팀의 매튜 앤더슨이 대표적), 이 경우는 리시브 참여를 전제로 이루어지는 공격옵션이라는 점에서 아가메즈나 파다르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기술적으로는 공격과정에서 리시브에 참여하지 않는 아포짓 스파이커와 그 앞의 리시버 간 동선(動線)이 겹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파이프 옵션의 실행타이밍이 한 스텝이상 늦어진다는 것 등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기타 우려되는 부분이라면 외인 아포짓 스파이커에 대한 공격의존도가 더욱 심화됨에 따라 세터 및 윙 리시버등 국내선수들의 기량발전이 상당히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나경복, 한성정, 황경민 등 젊은 윙 리시버는 우리카드 뿐만 아니라 한국배구 전체의 자산이다. 당장의 안정감 하락을 무릅쓰고 3인 리시버 시스템의 꾸준한 운영을 통해 그들이 비교적 ‘정상적’인 윙 리시버로서 경험을 쌓게하고 있는 우리카드의 방침은 분명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들의 노력이 공격 측면에서 전술 선택과 전개방식에서도 이어지길 바란다.
◎ 평점 : A
◎ 다음 주 전망 : 1월 17일 KB 손해보험 전(서울)
홈에서 KB손해보험과 4라운드 최종전을 치르는 우리카드. 팀의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깔끔한 마무리가 절실한 경기다.
최근 팀 전력이나 흐름을 고려하면 우리카드 쪽으로 크게 저울추가 기우는 것이 사실.
4라운드 팀 공격성공률 1위(54.49%(255/486))에 올라있는 우리카드. 지난 2-3라운드 KB손해보험 전에서 공격점유율 47.67%(82/172), 공격성공률 64.63%(52/82), 서브 5득점의 원맨쇼를 펼친 아가메즈를 선봉에 내세워 상대 전 3연승을 노린다. 그러나 상대 전에서 부진했던 나경복(2라운드 - 33.33%(3/9), 3라운드 ? 35.29%(6/17))이 불안요소. 4라운드 내내 상승세인 펠리페(54.83%(142/259), 158점(최다득점 1위) 또한 요주의 대상이다.
● 4위 삼성화재 (14승 10패, 승점 38, 세트 득실률 1.087)
◎ 지난 주 성적 : 1승 1패 [1월 11일 OK저축은행 전 0-3 패(안산), 15일 한국전력 전 3-0 승(수원)]
우리카드 전(18.12.31)에 이어 중위권 판도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기회에서 또다시 좌절했다. 올 시즌 OK저축은행 전 3패째(1승). 한국전력 전에서 승점을 추가하며 4위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았지만, OK저축은행의 잔여일정 결과에 따라 5위로 5라운드를 시작하게 될 수도 있다.
지난 두 경기는 삼성화재가 서브의 중요성 및 서브강화의 필요성을 다시금 절감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OK저축은행 전 완패와 한국전력 전 낙승 모두 서브 위력과 효율에 의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OK저축은행 전은 서브가 경기를 어떻게 바꿀수 있는지를 보여준 좋은 본보기였다. 3라운드 경기(2018.12.24.)에서 5 : 3, 51.85%(28/54) : 42.62%(26/61)으로 우세를 보인 서브득점과 리시브 효율의 차이는 4라운드에서 1 : 10, 27.12%(16/59) : 46.30%(25/54)으로 뒤집혔다. 이 결과가 3-4라운드의 경기내용과 승패를 좌우했다고 봐도 지나친 판단은 아닐 것이다.
강한 서브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하고 있지만, 여기서 언급된 ‘서브의 차이’가 단순히 구질의 차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서브‘전술’ 면에서 실패가 삼성화재의 패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스바니에게 서브를 집중시켰던 지난 3라운드(점유율 44.26%(27/61))와 달리 송명근(46.30%(25/54))과 요스바니(38.89%(21/54))에게 서브가 분산되면서 상대의 약점에 대한 효과적인 공략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점과 1번 자리로 집중된 요스바니의 서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던 부분은 서브전술 실패의 구체적인 내용 중 일부이다.
시즌종료까지 12경기를 남긴 현재, 단기간에 선수 개인의 서브 위력이 향상될 여지는 크지 않다. 결국 삼성화재가 취할 서브 강화책은 결국 선수차원이 아니라 코칭스태프 쪽에서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상대의 서브 코스와 구질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그에 기반한 여러 노림수들이 준비되어야 한다.
서브를 포함해 여러 방면에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대폭적인 변화시도는 자칫 한 시즌을 망칠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이제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삼성화재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 평점 : C
● 5위 OK저축은행 (12승 11패, 승점 37, 세트 득실률 1.023)
◎ 지난 주 성적 : 2승 [1월 11일 삼성화재 전 3-0 승(안산), 14일 대한항공 전 3-2 승(인천)]
5연패 이후 2연승. 올 시즌 분기점이 될 수 있었던 경기를 모두 이겨 과거형이 될 수 있었던 봄 배구 경쟁 레이스를 진행형으로 돌려놓았다. 올 시즌 두 팀을 상대로 각각 3승 1패의 우위를 보이는 중.
좌·우 윙의 결정력이 다소 부족(공격성공률 40.35%(23/57))했던 가운데에서도 삼성화재 전을 완승으로 이끈 요인은 크게 두 가지였다. 중앙속공(점유율 18.31%(13/71), 효율 61.54%(8/13))의 효과적 활용과 요스바니(4개)와 송명근(3개)을 중심으로 시도된 강한 서브. 특히 서브는 10점을 따냈을 뿐만 아니라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드는(27.12%(16/59))효과를 낳았다. 그 결과가 박철우(공격효율 ?8.33(-1/12))와 상대 속공(효율 ?12.5%(-1/8))을 무력화 했다.
반면 대한항공 전은 상대 서브에 11점을 내주는 등 불안한 리시브(효율 23.16%(22/95))로 인해 원활한 경기운영에 어려움(속공 점유율 11.40%(13/114), 효율 7.69%(1/13))을 겪었다. 중앙 활용에 곤란을 겪는 상황에서 OK저축은행에게 승리를 가져온 요소는 블로킹(17개)과 좌·우 윙의 활약. 2세트에 터진 한상길의 블로킹 5득점은 세트뿐만 아니라 경기 전체의 흐름을 뒤바꾸는 동인(動因)으로 작용했고, 36점(공격성공률 54.90%(28/51)) 및 트리플 크라운(서브 4, 후위공격 8, 블로킹 4)을 기록한 요스바니는 김요한(15점, 공격성공률 48.28%(14/29))과 함께 팀 공격을 주도했다.
이번 연승은 지난 현대캐피탈 전(2019.1.9.)을 기점으로 재정비된 리시브 시프트로부터 기인한 결과로 보인다. 요스바니의 리시브 점유율을 낮추는데만 초점이 맞춰진 이제까지와 달리, 리시버 배치와 운영 방식이 정상적인 윙 리시버의 형태에 가까워진(송명근과 심경섭의 기용에 따라 다소 변동은 있으나) 것이다. 요스바니가 리시브 시 몸의 무게중심을 약간 뒤쪽으로 옮긴 듯한 모습을 보인 점도 인상적. 리시브이후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를 다소 늦춘 대신, 리시브의 정확도 향상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보인다.
리시브 시스템의 이러한 변화는 필연적으로 아포짓 스파이커들의 공격부담 증가를 전제한 위에서 성립된다. 요스바니가 보다 리시브에 치중함에 따라 발생하는 공격력의 공백을 가장 우선해서 채워야 할 포지션인 까닭. 그럼 의미에서 대한항공 전에서 보인 김요한의 활약은 매우 고무적인 요소다. 곽명우와 전병선의 복귀(15일)로 5라운드 이후 대반격을 꿈꾸는 OK저축은행에게 있어, 코칭스태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술의 다양성을 크게 넓혀줄 것이기 때문이다.
◎ 평점 : S
◎ 다음 주 전망 : 1월 18일 한국전력 전(수원)
6연패에 빠진 한국전력과의 4라운드 최종전. 3연승 및 4위 탈환의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3위 우리카드와의 4점차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승점 3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
올 시즌 한국전력 전 3경기에서 평균 67.02%(63/94)의 공격성공률로 상대코트를 유린했던 요스바니가 이번에도 공략의 선봉에 선다. 연승의 상승세에 더해 압도적인 높이 우위(경기당 평균 블로킹 수 13 : 4)도 OK저축은행의 낙승쪽에에 한층 힘을 싣는다.
대한항공 전 승리의 주역이었던 김요한의 선발출장 및 상무에서 돌아온 곽명우와 전병선의 코트 복귀 여부 또한 흥미를 더할 요인이다.
● 6위 KB손해보험 (7승 16패, 승점 23점, 세트 득실률 0.643)
◎ 지난 주 성적 : 1패 [1월 13일 현대캐피탈 전 1-3 패(의정부)]
이번 주 일정을 기점으로 3위 우리카드와 승점 차는 어느덧 18점이 됐다. 준 플레이오프까지 거리도 이미 15점 차까지 벌어졌다. 시즌 종료까지 13경기를 남긴 가운데, 서서히 봄 배구 ‘트래직 넘버’가 눈앞에 어른거리고 있다.
개막전에서 발생한 황택의의 부상 및 장기이탈, 얼마 후 알렉스 페레이라의 부상·교체 등, 지금 KB손해보험이 맞은 어려움의 상당부분이 불운한 사건들에 의해 기인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현재 저조한 경기력이 오로지 외적 요인 탓에 의해 초래된 것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리고 지난 현대캐피탈 전 패배는 KB손해보험이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경기내적인 차원에서 확인시킨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팀은 팀 공격의 대부분(공격점유율 57.52%(65/114))을 펠리페에게 떠안기는 단순한 공격패턴을 고집했다. 물론 주전 미들 블로커들이 부상으로 물러난 상대 팀 상황을 감안할 때, 전혀 이해받지 못할 전술적 선택은 아니었다고 본다. 그리고 그는 60%(39/65)의 공격성공률로 현대캐피탈의 파다르+전광인을 압도(공격성공률 44.26%(27/61))하며 벤치의 구상에 거의 완벽히 부응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했다는 점과 패하기까지의 과정에 있었다.
KB손해보험은 매 세트 중반까지 경기를 주도했으나, 흐름을 결과로 마무리 짓는 데에는 번번히 실패했다. 1세트 16-12상황에서는 범실(황두연)과 서브(문성민, 이시우)로 추격·역전을 허용했고, 3세트 14-10의 리드 또한 범실(필리페)과 서브(파다르)에 이어 전광인의 블로킹(23, 25점)으로 뒤집혔다. 19-15까지 앞섰던 4세트 역시 비슷한 전개였다. 파다르의 연속 서브득점(17, 18점)에 의해 순식간에 점수차가 좁혀졌고, 이후 세트 불안과 범실들이 속출하며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요컨대 손현종(22.73%(5/22), 김정호(9.52%(2/21)가 보인 리시브 불안과 황택의를 비롯한 팀 전체의 경험 및 점수관리 능력이 부족한 탓에 잡을 수 있는 세트조차 지켜내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했던 것으로 정리될 수 있겠다. 물론 서브로 무려 13점을 허용한 대목에서는 코칭스태프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상대 서브에 대해 보다 세심한 분석과 대비가 갖추어졌다면, 대부분 6번 자리에서 발생한 실점 상황(이를테면 펠리페의 리시브 실패와 같은)은 상당히 줄일 수 있어서다. 3세트 이후 하락한 펠리페의 결정력(46.87%(15/32))을 대체할 제 2공격옵션을 확립하지 않았던 점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현재 KB손해보험이 기록중인 ‘6위’라는 성적은 외부에서 발생한 요인과 내부에서 빚어진 문제점의 결합에 의해 도출된, 총체적인 팀 전력을 정당히 평가받은 결과다. 8년 연속 봄배구 진출 가능성이 사그라드는 현 시점의 씁쓸함을 다음 시즌에 다시 맛보지 않으려면 긴 안목에서 대비가 요구된다. 외인 의존도를 더욱 높이는 방식으로는 결코 장기 레이스에서 승자로 남을 수 없다.
◎ 평점 : F
◎ 다음 주 전망 : 1월 17일 우리카드 전(장충)
KB손해보험이 올 시즌 봄 배구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사실상 마지막 일전. 이 경기를 승리한다고 해도, 우리카드는 5-6라운드 12경기에서 10승을 보태야 5할 승률을 거둘 수 있다. 물론 패한다면 그 희망마저 사라진다.
주포 아가메즈 외에 나경복(54.88%(45/85)), 한성정(54.02%(47/87))등 4라운드 내내 호조를 보인 윙 라인의 공격력과 세트당 1.8개로 3위에 올라있는 우리카드 서브가 매우 부담스럽다. 설상가상 팀 서브득점의 페이스가 떨어진 상태(5위, 세트당 0.76). 노재욱의 토스워크를 견제할 방도도 뚜렷하지 않다.
펠리페를 제외하고 믿을만한 공격옵션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우리카드 쪽으로 기운 승부의 추를 돌려주기를 기대할만한 대상은 손현종이다. 15일 복귀한 이수황이 노쇠화된 미들블로커진에 더해줄 기동력과 속도도 KB손해보험의 파란 가능성을 얼마간 높여주는 요소가 될 것이다.
● 7위 한국전력 (1승 22패, 승점 9점, 세트 득실률 0.368)
◎ 지난 주 성적 : 2패 [1월 12일 우리카드 전 0-3 패(수원), 15일 삼성화재 전 0-3 패(수원)]
올 시즌을 포함해 지난 5시즌 간, 2017~2018시즌을 제외하고는 서브득점 1위 팀이 모두 해당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올 시즌 역시도 선두에 올라있는 현대캐피탈이 서브 1위(세트 당 1.99)다.
한국전력처럼 힘과 높이에서 열세에 놓인 팀이 서브까지 강하지 못하면, 반등을 기대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올 시즌 최하위에 쳐진 서브득점(세트 당 0.61)은 이 팀이 현재까지 단 1승에 그치고 있는 까닭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기록이다.
앞선 두 경기에서도 서브에서 상대 팀에 눌렸던(우리카드 전 ? 0:5, 삼성화재 전 - 3:6) 한국전력. 그들이 받아 든 성적표에 적힌 글자는 당연히 ‘패배’일 수밖에 없었다. 6연패 및 시즌 승률 0.043.
한국전력에게 서브가 더욱 절실한 까닭은 높이 열세에 따른 전위 수비력의 취약함 때문이다. 서재덕-최홍석-김인혁으로 구성된 사이드 블로커 진의 평균 신장은 192.7cm. 여기에 공격수의 러닝점프에 의한 도약까지를 감안한다면, 상대에게 정상적인 세트를 허용할 경우 아가메즈(207cm)나 타이스(205cm)정도의 상대에게는 블로킹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실제 아가메즈와 타이스는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각각 62.50%(15/24)와 58.06%(18/31)의 공격성공률을 보였다. 상대 세터의 경기운영 및 배분이 수월해지면 그 효과는 외인선수 개인에게서 팀 전체로 확산된다. 우리카드의 아가메즈-나경복-한성정 라인은 한국전력을 상대로 64.81%(35/54)에 달하는 결정력을 과시했고, 타이스-박철우-송희채 역시 59.70%(40/67)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무력했던 지난 주 경기 내용에는 한국전력의 약한 서브가 연관되어 있다. 팀 차원의 서브강화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번 주 벌어졌던 장면들은 시즌이 끝나는 순간까지 반복재생 될 것이다. 정규리그 우승은 물론 봄 배구 진출 경쟁까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올 시즌의 특성을 고려하면, 세칭 ‘가비지 일정’을 통한 연패탈출을 바라기도 쉽지 않다. 최악의 사태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전례없는 위기상황을 탈출하기 위해 첫 번째로 노력이 가해져야 할 지점은 결국 서브, 서브강화다. 개막 후 16연패를 끊었던 지난 KB손해보험 전(2018.12.18.)을 기억해보라. 서브 우위(6-2)가 승리의 발단이 됐다.
◎ 평점 : F
◎ 다음 주 전망 : 1월 18일 OK저축은행 전(수원)
가장 늦게 예정된 일정 탓에 다른 팀들에 비해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이 짧게 느껴진다. 홈에서 4라운드를 마무리하게 됐다.
OK저축은행은 올 시즌 한국전력을 맞아 가장 강한 면모를 보인 상대다. 1라운드 첫 세트를 따낸 이후 팀은 내리 9세트를 패했고, 심지어 2차전과 3차전은 각각 75분과 69분 만에 0-3으로 완패하며 올 시즌 최단시간 경기 기록 4위와 2위에 오르는 망신을 당한 바 있다. 한국전력 전에서 한층 더 괴력을 발휘하는 요스바니(득점 76점, 서브 6, 블로킹 7)와 한결 더 높아지는 상대 블로킹(3경기 총 39개)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까닭. 힘과 높이로 정면 승부할 수 없기 때문에, 철저히 계산된 서브전술로 요스바니의 공격가담 횟수를 줄이는 것이 선결과제다.
어쨌든 서브가 먼저다.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지 못하면 요스바니 견제에 앞서 OK저축은행의 속공들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스보다는 서브의 파워와 구질(주로 6번 자리)로 승부하는 요스바니의 서브에 대한 대비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