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정, 기량 부족 논란 스스로 극복하길"...기다림 택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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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1-27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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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 기량 부족 논란은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이우정은 지난해 많은 기대를 등에 업고 화려하게 데뷔했다. 훈훈한 외모로 많은 팬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신인답지 않은 당찬 플레이로 DB 정규리그 우승, 챔프전 준우승에 일조했다. 챔프전에서 김선형을 상대로 활약한 것은 오랫동안 팬들 사이에 회자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이우정에게 유난히 차갑고 냉정하다. 팀 내 입지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경기에 나서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 시즌 초반 20분 내외의 플레잉 타임을 가져갔지만, 신인 원종훈 합류 이후에는 10분 남짓한 시간밖에 뛰지 못하고 있다. 이마저도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팬들의 질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우정 역시 자신감을 잃은 듯한 모습. 지난해 보여줬던 당찬 플레이가 자취를 감춘 이우정이다.
2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펼쳐진 원주 DB와 안양 KGC의 시즌 네 번째 맞대결. 이날 경기를 앞두고 라커룸에서 만난 이상범 감독은 올 시즌 이우정의 부진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지난 15일 인천 전자랜드전 패배 당시에는 이우정 기용에 관한 논란이 크게 일었다. 이우정은 당시 아쉬운 플레이를 펼쳐 역전패 빌미를 제공했다. 팬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이우정을 기용한 이상범 감독 역시 팬들의 날 선 비판을 한몸에 받았다.
이상범 감독은 이우정 기용에 대해 "원종훈이 5반칙에 걸리고, 김현호가 가래톳 부상을 당해서 뛸 가드가 없었다. 포스터도 쉬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우정 밖에 남아있는 선수가 없었다. 팬들이 이우정 기용에 대해 많이 비판한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상황마다 써야 하는 선수가 있다. 당시에는 이우정을 써야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말했듯 이상범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이우정의 부진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시즌 초반, 이상범 감독이 진단한 이우정 부진의 이유는 '열정 부족'이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버튼, 두경민, 서민수, 김영훈 등 젊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휴일도 반납하고 운동을 했을 정도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력 향상을 위해선 당연한 결정이다. 결국, 이 선수들 모두 리그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지 않았나. 올 시즌 이우정에게도 이러한 모습을 바랐다. 팀의 주축 포인트가드가 되길 원했기 때문이다. 팀의 분위기를 만들어주길 바랐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이우정에게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많이 기대하고 있는 선수라 그런지 더 아쉽다."고 말했다.
연이어 "대학은 기술만으로 통할 수 있지만, 프로는 힘, 스피드, 기술이 모두 필요하다. 이것이 없다면 열정이라도 필요하다. 그런데 우정이는 기술은 있는데, 나머지가 없다. 대학에서는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프로는 아니다."라고 강하게 얘기했다.
이상범 감독은 이우정의 열정 부족이라는 키워드를 지워내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다. 로스터에 합류조차 시키지 않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우정이 자극을 받고 더 열심히 훈련에 매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긴 선택이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이우정의 열정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5라운드에 들어선 현재 이상범 감독은 생각을 바꿨다. 자극을 주는 것에서 묵묵히 기다리는 것으로 말이다.
생각을 바꾼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여러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결국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일찍 크는 선수와 조금 느리게 크는 선수가 있는데, 우정이는 후자에 가깝다. 내 생각에 내년 혹은 군대에 다녀온 뒤 기량이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또 코치들하고 얘기해보면 우정이가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 많은 생각에 쫓기면 기량이 퇴보할 수 있다. 가지고 있는 기술적 부분이 분명 있으니까. 스스로 느낄 때까지 기다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 투입 시기 역시 변화를 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수해도 부담 없는 시간에 이우정을 투입해 자신감을 살리겠다는 생각. 이상범 감독은 "젊은 선수가 성장하기 위해선 출전 시간이 필요하다. 우정이가 노력만 한다면 성장을 위한 시간은 주려고 한다. 다만, 부담이 없을 때 투입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우정을 향한 진심 어린 충고를 덧붙였다.
"이제 그만 푸시하려고 한다.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 기량 부족 논란은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노력과 열정을 품은 선수만 프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을 느꼈길 바란다. 우정이가 빨리 알을 깼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우정은 이상범 감독이 인정하는 유망주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당시 포워드 자원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1라운더로 뽑았을 정도로 많은 기대를 걸었다. 선발 이후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DB에서 누구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받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두 번째 시즌을 지나치고 있는 이우정의 현주소는 아쉬움 그 자체다. 허훈, 양홍석, 안영준, 김낙현 등 드래프트 동기들이 소속팀의 핵심 멤버로 자리 잡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선 결국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다. 이우정이 자신의 잠재력을 깨우기만 한다면, 확실한 포인트가드가 없어 애를 먹고 있는 DB에도 분명 큰 힘이 될 것이다.
이제는 스스로 벽을 넘어서야 한다. 이상범 감독의 진심 어린 충고를 가슴 깊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자신을 위해 기다림을 택한 DB에 달라지고,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하는 이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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