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든 성배 받은 김경문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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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1-29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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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61) 신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단상 위로 오르며 왼쪽 가슴 위에 오른손을 잠시 올렸다. 수많은 격전을 치른 베테랑이지만 그 순간, 그는 꽤 긴장하고 있었다. 심장박동을 손으로 느끼며 심호흡을 한 뒤 입을 열었다.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28일 서울시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대표 감독으로 김경문 감독을 모셨다”고 발표했다. 정 총재는 이어 “(NC 다이노스 감독에서 물러났던) 김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 제안을 받고 고민하다 ‘위기의 한국 야구를 혁신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내년 7월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을 이끈다.
대표팀 사령탑은 지난해 11월 선동열(56) 감독이 전격 사퇴하면서 두 달간 공석이었다. 선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으나, 팬들의 축하를 받지 못했다. 선수 선발의 공정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예선리그에서 대만에 패하는 등 경기력도 기대 이하였다. 이 때문에 선 감독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불려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KBO는 2017년 해체된 기술위원회를 재구성, 새 감독 선정에 나섰다. 김시진(61) 기술위원장을 비롯해 기술위원 6명이 지난 17, 23일 두 차례 회의했다. 김시진 위원장은 “1차 회의 때 후보자를 5명으로 압축했다. 2차 회의는 50분 만에 회의가 끝났다. 기술위가 선정한 1순위 후보가 김경문 감독”이라고 밝혔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 NC에서 통산 1700경기(896승30패774패)를 지휘했다. 두 팀에서 모두 뛰어난 성적을 거뒀으나,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은 넘지 못했다. 대신 그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한 ‘올림픽 우승 감독’이다. 프로팀이 감독을 교체할 때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 감독은 ‘장외 거물’로 남지 않고 대표팀 감독을 선택했다.
한국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직업 중 하나인 야구 감독, 그것도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기까지 어떤 고심을 했을까. 기꺼이 ‘독이 든 성배’를 받아든 김 감독의 각오는 단단했다.
Q : 대표팀 감독을 수락한 배경은.
A : “그라운드를 떠난 지 7개월 됐는데 가슴이 막 뛴다. (상황이) 어려운 건 다들 아시는 거다.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피하는 모습은 보이기 싫었다. 욕먹을 각오를 하고 수락했다.”
Q :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감독이다. 현재의 김 감독은 그때와 뭐가 다른가.
A : “11년 전에는 젊었다. 지금은 연륜이 생겼지만, 그때의 과감함이 남아 있을지 걱정이 된다. 지금은 마음이 더 푸근하다고 생각한다.”
Q : 현재 대표팀 전력은 어떻게 보는가.
A : “(2008년에는 류현진·김광현 등) 좋은 왼손 투수가 있었다. 어느 팀과도 싸울 수 있는 에이스급 투수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에 있어 걱정이 드는 게 제 심경이다.”
Q :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대표팀이 많은 비판을 받았다.
A : “경기는 다 봤다. 굉장히 가슴이 짠했다. 국가대표팀 감독은 약한 팀을 만나도 최선을 다한다. 이겨도 그 값어치를 인정받지 못해 선동열 전 감독이 아주 힘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Q : 지난해에는 선동열 감독의 선수 선발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다.
A : “참 어려운 문제다. 11년 전 선수 선발을 했을 때도 논란은 조금씩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에 제가 선발해도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발을 하도록 하겠다.”
Q : 이승엽, 박찬호가 코치로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은.
A : “(코치 커리어가) 너무 화려하면 선수보다 코치가 주목받는다. 이승엽·박찬호 등은 (미래를 위해) 아껴야 하지 않을까. 솔직히 코치진에 아직 포함하지 못했다.”
Q : 앞으로 계획은.
A : “다음 달 중순 코치들을 선임한다. (도쿄올림픽에 앞서) 11월 프리미어12 대회를 치를 때 선동열 감독 마음까지 합쳐서 선수들과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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