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구 변화, 투수 악력 키워야 생존법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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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악력을 키워야 한다. 손가락이 짧은 신체적 차이는 인위적으로 극복하기 어렵다. ‘끝판왕’ 오승환(37·콜로라도)처럼 강력한 악력으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인구 반발계수를 줄이고 외형에도 살짝 변화를 줬다. SK 염경엽 감독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플로리다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면서 “구단 분석팀에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지난해 대비 20%가량 홈런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타고투저가 완화된다는 것보다 홈런이 줄어 들 것이라는 게 정확한 관측이다. 리그 투수들과 수비력을 고려하면 홈런이 아니더라도 다득점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홈런 수 증가로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각 팀 타자들은 스프링캠프에서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홈런을 노리는 스윙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맞혀 타구 속도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다. 투수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까다로운 시즌 초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공인구 적응을 한 달 여 만에 완벽히 해낸다는 보장이 없다. 캠프 기간 내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는 것에만 집중하다보면 자신감이 결여될 수도 있다. 완벽하지 않다는 심리적 부담감은 경기력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 투수는 그만큼 예민한 포지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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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손에 익숙하지 않으면 제구 난조로 직결된다. 특히 몸쪽 승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새로 보급되는 공인구는 둘레가 235㎜로 1㎜가량 커졌다. 손끝 감각이 중요한 투수 입장에서는 결코 작은 변화가 아니다. 실밥 솔기도 이전에 비해 덜 도드라진다. 단단하기는 하지만 손에서 미끄러질 가능성이 높다. 한화 한용덕, 롯데 양상문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손가락이 (서양인에 비해)짧기 때문에 제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반발계수가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타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다. 투수들이 조금 더 신중하게 투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인구변화가 투수들에게 더 크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미다.
현대야구에서 투수가 먹고살 수 있는 방법은 이른바 회전력이다. 힘이 아닌 밸런스로 투구해 볼에 많은 회전을 거는 것이 유리하다. 볼에 회전이 많이 걸리면 포수 미트까지 날아가는 도중에 중력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150㎞대 이상 빠른 공에 회전을 많이 걸면 이른바 ‘떠오르는 공’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회전을 많이 걸기 위해서는 손에서 공이 떠날 때 강하게 채야 한다. 공이 커진데다 솔기가 낮아 이전보다 강하게 챌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투수들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에 참가하면 공인구 적응에 애를 먹었다. 몇몇 투수는 구종 하나를 아예 버리고 마운드에 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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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서 공이 빠지면 사구나 폭투도 늘어날 수 있다. 이 역시 자신감에 영향을 끼친다. 공인구 변화가 투수에게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손가락을 늘일 수 없다면 악력으로 보완해야 한다. 공을 움켜쥐는 힘이 강하면 손에서 빠지는 빈도도 줄일 수 있다. 콜로라도 오승환은 볼에 많은 회전을 걸기 위해 손톱으로 찍듯이 실밥을 걸어 던졌다. 남다른 악력을 과시하는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큰 불편함 없이 ‘돌직구’를 던지고 있다. 오승환의 손가락도 긴 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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