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리가 무대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이강인(발렌시아)이 거함 FC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겁 없는 도전에 나선다. 

발렌시아는 오는 3일 오전 2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바르셀로나와 2018-1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2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강인은 최근 발렌시아 1군 스쿼드에 정식으로 등록됐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에게 등번호 16번을 배정하며, 바이아웃 액수를 기존 2000만 유로(약 255억 원)에서 8000만 유로(약 1029억 원)로 상향 조정했다. 

이쯤이면 유망주의 범주를 넘어섰다. 거대한 액수는 발렌시아에서 이강인을 즉시 전력감으로 사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강인은 올 시즌 발렌시아 1군에서만 총 8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 10월 에브로와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32강전에서 구단 역사상 최연소 데뷔이자 아시아 최초로 발렌시아 1군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에는 유망주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이강인의 존재감은 커져만 갔다. 그는 1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이 넘쳤다. 환상적인 테크닉과 왼발 패싱력으로 발렌시아의 공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후 출전 시간을 점점 늘렸다. 

주로 비중이 낮은 코파 델 레이에만 모습을 보였지만 활약상을 인정받자 라 리가에서도 데뷔했다. 이강인은 지난달 13일 바야돌리드전에서 3분을, 26일 비야레알전 역시 교체 투입돼 6분을 소화했다. 

발렌시아서 정식 1군 등록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경기는 지난달 30일 열린 헤타페와의 코파 델 레이 8강 2차전이다. 당시 이강인은 후반 26분 교체 투입돼 2골에 관여하며 팀의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넓은 시야와 동료들의 침투 타이밍을 계산한 이강인의 정교한 왼발 패스 두 방이 득점의 시발점이 된 것이다. 

결국 이강인은 이번 바르셀로나 원정 18명 명단에도 포함됐다. 물론 이강인의 선발 출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재 발렌시아는 갈 길이 바쁘다. 6승 11무 4패(승점 29)로 리그 7위에 머물러 있다. 4위 세비야(승점 36)를 추격하려면 남은 시즌 동안 많은 승점을 적립해야 한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고집한다. 이강인의 본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나 3선 중앙 미드필더인데, 마르셀리노 감독 체제 하에 왼쪽 미드필더로 활용되고 있다. 그 자리는 데니스 체리셰프가 붙박이 주전이다. 또한 이강인보다 1살이 많은 2000년생 페란 토레스가 지난 코파 델 레이 헤타페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더군다나 발렌시아의 이번 상대는 라 리가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선두 바르셀로나다. 루이스 수아레스, 리오넬 메시, 필리피 쿠티뉴 등이 건재하다. 

마르셀리노 감독이 이강인을 선발로 출전시키는 모험수를 둘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그는 이강인의 재능을 누구보다 높게 사고 있기에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조커로 투입해 분위기 쇄신을 노려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