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잔뜩’ 호의가 권리인줄 알았던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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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2-04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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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FA 시장에 몰아친 한파에 중소형 선수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호의가 권리인 줄 알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FA 자격을 얻었던 선수들은 한 몫 잡아보겠다는 심정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섰다. 그도 그럴 것이 자격 취득까지 너무 오래 걸린 탓에 ‘보상 심리’가 작용했고, 팬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충성도’의 가치까지 매겨졌다.
급기야 2012년부터 시작된 FA 거품 현상은 비정상적인 계약을 부추겼다. 총액에서 계약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늘어났고 구단이 안전장치를 걸 수단인 옵션이 아예 없는 경우도 파다했다. 즉, 선수가 ‘갑’이었고, 구단은 철저하게 ‘을’의 자세로 웅크렸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을’의 위치에 있던 구단들이 비로소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갑’으로 돌변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계약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돈을 지급하는 구단이기 때문이다.
예년과 달리 선수들에게 끌려 다니지도 않는다. 구단들은 제시할 수 있는 최대치를 내밀었고, 선수들은 예상보다 훨씬 낮은 금액에 울며 겨자 먹기로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특급 선수들의 특급 대우는 여전했다. ‘빅3’로 불렸던 NC 양의지와 최정, 이재원(이상 SK)은 상상을 초월하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지갑을 두둑하게 채웠다.
무엇보다 계약 조건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졌다. 양의지와 이재원은 옵션이 아예 없어 계약 총액 모두를 수령한다. 최정의 경우 6억 원 옵션이 매겨졌지만 이는 총액 106억 원을 감안하면 5.6%에 불과한 수준이다.
하지만 중소형 FA들은 전혀 다른 대접을 받았다. 2년 뒤 은퇴를 예고한 박용택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상당한 비중의 옵션이 뒤따랐다.
지난 시즌 노쇠화 기미가 뚜렷했던 삼성 윤성환의 경우 계약 기간이 고작 1년에 불과했고, 옵션 비중은 무려 60%에 달한다. 보장 연봉 4억 원에서 출발하며 옵션을 모두 달성해야 6억 원을 챙기는 구조다.
잦은 부상이 문제였던 이용규도 2+1년 26억 원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용규의 옵션 규모는 12억 원으로 46.2%에 달한다. 결국 지난해 재자격 권리를 포기, FA 재수를 택한 게 결국 독이 되고 말았다.
지난해 계약한 정근우의 조건이 2+1년 총 35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용규 역시 지난해 신청했을 경우 올해와 비슷한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정근우의 옵션 규모(6억 원)는 17.1%에 불과하다.
2019시즌 FA들과 옵션 비중.
옵션을 과도하게 매길 경우 ‘먹튀’ 발생 가능성을 억누를 수 있다는 긍정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선수는 옵션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 의식이 뚜렷해지고, 이는 곧 팀 성적 상승의 밑거름이 된다.
KBO FA 역사에서 옵션의 선례가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다. 2011년 박용택의 첫 번째 FA 계약이 대표적이다.
당시 박용택은 3+1년간 34억 원의 계약을 맺었는데 지금과 마찬가지로 인센티브가 과도하게 책정됐다. 이전까지 FA 먹튀들에게 크게 데인 LG가 내놓은 자구책이었다.
박용택의 보장금액은 22억 원(계약금 5억+3억, 연봉 매해 3억 5000만 원)이었고 12억 원이 옵션으로 책정됐다. 옵션 내용은 비공개였지만, 이전 3년간 기록을 평균화해 목표치를 설정했다. 훌륭한 4년을 보낸 박용택은 옵션의 대부분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정수도 빼놓을 수 없다. 심정수의 경우 마이너스 옵션 조항으로 ‘먹튀’ 피해를 크게 줄인 사례다. 삼성은 2004년 심정수와 최대 60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액 계약을 맺었고, 플러스 및 마이너스 옵션 10억 원을 매겼다.
따라서 심정수의 보장 금액은 50억 원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심정수는 플러스 옵션을 2억 원 밖에 챙기지 못했고 급기야 마이너스 옵션으로 2억 5000만원을 뱉어내 실질적으로 받은 총액은 49억 5000만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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