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20·KT)의 투타겸업 계획이 무산됐다. 

강백호는 8일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진행 중인 KT의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피칭을 치렀다. 올시즌 투수로 강백호를 활용할 의지를 보였던 이강철 KT 감독이 그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한 자리였다. 강백호의 프로데뷔 후 첫 불펜 피칭이기도 했다.

총 20개를 던지는 동안 이를 신중히 지켜본 이강철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강백호의 투구 폼에 부상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올시즌 투수 겸업 계획을 포기하기로 했다. 이강철 감독은 “공 자체는 좋았다. 하지만 상체 위주로 던지는 폼을 갖고 있어 부상 위험이 높아보인다”며 “타자로 잘 하고 있는만큼 길게 봤을 때 타자로 전념하는 것이 좋아보인다”고 결론내렸다.

강백호는 서울고 재학 시절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타자로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여 KT 지명 당시부터 투·타겸업 가능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프로 무대 적응을 고려해 타자로서 먼저 데뷔했고 지난 시즌 타율 2할9푼 29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면서 고졸신인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끝에 정규시즌 신인왕까지 수상했다. 타자로서 매우 훌륭히 데뷔했고, 새로 지휘봉을 잡은 이강철 감독은 투수로서 강백호의 재능도 활용해보고자 계획했다. 투·타겸업이 가능하다면 확실한 경기에서 불펜요원으로 짧게 활용해보고자 했다.

강백호의 피칭이 프로 무대에서도 실제 통할 것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절차였고 스프링캠프 초반 불펜피칭을 통해 직접 판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캠프 출발 전에도 이강철 감독이 염려한 부분은 부상 위험이었다. 고교 시절에도 투수만 전념한 것이 아니었던 강백호는 프로 입단 후 피칭 훈련을 하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피칭을 본 뒤 부상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 무리해서 시킬 생각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스프링캠프 초반에 강백호의 첫 불펜피칭 계획을 잡은 이강철 감독은 직접 지켜본 결과 투구 폼에서 무리가 따른다는 점을 확인했다. 부상 없이 제대로 던지기 위해서는 투수 파트에서 폼을 교정하고 지도할 필요가 있으나 타자로서 잘 정착한 강백호를 그렇게까지 해서 투수 겸업을 시킬 이유는 없다. 이에 이강철 감독은 20개 투구 만에 깔금하게 판단을 내렸다.

이강철 감독은 “추후 불펜피칭은 없을 예정”이라고 말해 강백호의 투타 겸업에 대한 가능성은 더이상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실히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