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팬들에게 새 시즌은 아직 개봉 안 한 선물보따리 같다. ‘안에 어떤 깜짝 선물이 들어 있을까’하는 기대감을 잔뜩 안고 개막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1일 2019시즌을 시작하는 K리그 팬들의 마음도 똑같은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전북의 독주 속에 다소 싱거웠던 최근 몇 년과는 달리 상위권 팀 간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K리그 전설들의 대기록 도전이 시작되고, 화제의 외국인 선수들은 팬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이 중 팬들의 시선이 가장 몰리는 곳은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개막전으로 열리는 전북과 대구의 대결이다. 경기마다 K리그 역사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전북 이동국(40)의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K리그 최초 200득점 돌파, 개인통산 70득점-70도움 최초 달성 등에 이어 지난 시즌 필드 플레이어 최다인 504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그는 불혹의 나이가 된 올해 또 다른 대기록에 도전한다. 바로 K리그 최초의 개인 통산 80득점-80도움이다. 달성 가능성도 높다. 그는 지난해 13득점, 4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통산 득점을 215개로, 통산 도움을 75개로 늘렸다. 이제 5도움만 추가하면 처음으로 80-80클럽을 연 선수가 된다. 여기에 K리그 최초의 통산 공격포인트 300개도 노린다. 현재 공격포인트 290개로 지난해와 비슷한 활약만 한다면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 수 있다.
 

이런 이동국의 뒤를 또 하나의 K리그 전설이 추격한다. 같은 날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 울산전을 통해 새 시즌에 돌입하는 ‘왼발의 마술사’ 수원 염기훈(36)이 주인공이다. 현재 67득점, 103도움을 기록 중인 염기훈은 3골만 더하면 이동국에 이어 두 번째로 70-70클럽 가입하게 된다. 득점이 13골을 넘어서면 이동국을 앞질러 최초의 80-80클럽 가입자가 되는 것도 가능하다. 대기록을 향한 두 전설들의 경쟁은 2019시즌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될 전망이다.
 

같은 경기에서는 또 한명의 K리그 베테랑이 대기록 수립을 위해 시즌을 개시한다. 데얀(38)이 외국인 선수 최초 통산 200득점 달성에 도전하는 것. 그는 FC서울에서 수원으로 팀을 옮긴 지난 시즌 13골을 터트려 통산 득점을 186점으로 늘렸다. 14골을 추가하면 200골 고지에 올라선다.
 

한편, 경남과 성남의 경기에서는 새 외국인 선수 조던 머치(28)의 등장이 팬들을 들뜨게 한다. 중국리그로 떠난 지난 시즌 돌풍의 주역 말컹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경남이 야심차게 영입한 스타로 올 시즌 전북의 대항마 중 하나로 꼽히는 경남의 공격을 이끌 예정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카디프 시티에서 김보경,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이청용과 함께 뛰어 국내 팬들에게도 낯익은 선수라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친다면 짧은 시간에 K리그의 스타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일 인천전용구장에서 예정된 인천과 제주의 경기에서는 베트남 대표팀에서 ‘박항서 매직’을 함께 일궜던 응우옌 콩 푸엉(24)이 인천 유니폼을 입고 ‘스승의 나라’에서 도전을 펼친다. 3일에는 지난해 한국과의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두 골을 득점한 아크로미온 알리바예프(25)가 서울 유니폼을 입고 포항과 첫 경기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