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기 접어든 손시헌, 기본과 악역으로 꿈꾸는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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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3-03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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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고, 화려하고 어쩌면 초라할지라도….”
‘좋은 마무리’는 기준이 없다.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은퇴식, 영구결번 등 구단 차원의 예우 여부를 떠나 개개인이 만족하는 선수 생활의 ‘끝’은 모두 판이하다. 그나마 확실한 건 베테랑이 설 자리를 잃어 가는 시장 흐름 속 팀 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일이 최고의 갈무리라는 점이다.
손시헌(39·NC)은 박한이(40·삼성), 박용택(40·LG)에 이어 KBO리그 세 번째 최고참이다. 지난해 팀이 창단 최초 최하위로 추락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다. 발목 부상으로 67경기만 소화했고, 슬럼프에 시달리며 타율은 0.188(128타수 24안타)에 그쳤다. 올 시즌을 마치면 NC와의 계약도 만료다. 선수로서 경험하는 마지막 항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황혼기에 접어들었는데 입지와 존재감은 여전하다. 이동욱 감독 체제에서도 주전 유격수로 손꼽힌다. 이 감독은 전지훈련 기간 동안 “인위적인 세대교체는 없다”고 공정한 경쟁을 약속했다. 캠프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연습경기가 한창인 가운데 유격수 포지션은 손시헌의 차지다. 당장 손시헌을 대체할 이도 마땅치 않다. 유력한 후보는 노진혁이지만 지난해 3루수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김찬형은 수비에서 손시헌 만큼의 안정감이 없고, 타격에서도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한참 어린 후배들과 경쟁 중인 손시헌은 어떤 ‘엔딩’을 바라보고 있을까. 손시헌은 “사실 어떤 마무리가 좋은 건지 잘 모르겠다”고 웃어보였다. “멋지고 화려하고 때론 초라할지도 모르지만 그런 건 내게 중요하지 않다”며 “선수 생활이 끝날 때까지 어떻게 하면 공을 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타구를 잡아 아웃을 시킬 것인지만 생각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기본에만 충실하려는 개인적 소망처럼 팀의 ‘가을야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수행할 계획이다. 베테랑으로서 악역도 자처하겠다는 각오다. “우리 팀 선수들은 아직도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고 운을 뗀 손시헌은 “만약 안주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다시 한 번 신발끈을 조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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