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올해 몇몇 물음표와 함께 시즌을 시작했다. 양상문 롯데 신임 감독은 고민 끝에 몇 가지 복안을 세우고 시즌에 돌입했다.

박세웅의 부상, 노경은의 이탈로 빈자리가 컸던 선발진은 몇 가지 카드를 내놨다. 불펜에서 뛰던 장시환이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5선발 자리는 이른바 ‘투트랙 1+1’이라는 KBO 리그에서 보기 드물었던 전략을 내놨다. 3루는 한동희 전병우가 경쟁하고, 포수는 안중열 나종덕 박준태 등 여러 자원을 상황에 맞춰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상은 나름대로 합리적이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가 관심이었다. 하지만 첫 턴에서는 실망스러웠다. 4·5선발이 출격한 27일과 28일 사직 삼성전에서 모두 마운드가 무너지며 허무하게 패했다. 단순히 2연패가 아닌, 롯데의 고민이 해결되기는커녕 더 깊어졌다는 점에서 곱십을 만한 대목이 있다.

일단 가장 중요한 선발진이 연이틀 실패했다. 27일에는 선발 장시환이 3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28일에는 윤성빈 송승준을 묶는 전략을 썼으나 합계 4이닝 6실점에 머물며 기대에 못 미쳤다. 불펜투수들도 죄다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했다. 당황한 선수들 앞에 코칭스태프도 이렇다 할 방도가 없었다.

박세웅은 당장 돌아오지 못한다. 빨라야 시즌 중반은 되어야 전력에 보탬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여전히 활용할 수 있어 관심을 끄는 노경은 카드는 구단이 부정적이다. 단순히 금전적·감정적 문제를 떠나 현시점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롯데의 생각이다. 지금껏 열심히 준비했던 선수들의 사기를 꺾을 수도 있다. 롯데가 비교적 단호한 자세를 취하는 이유다.

이제 막 첫 번째 실전을 거친 만큼 지켜봐야 할 필요도 있다. 양 감독은 “장시환이 안 맞으려고 너무 신중하게 던지지 않았나 싶다. 평소처럼 던져야 하는데 상황이 그러다보니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감쌌다. 당분간은 기회를 주겠다는 생각이다. 1+1 전략도 다음 경기에서는 언제든지 성공할 수 있다. 너무 빨리 결론을 낼 필요는 없다.

다만 재정비는 필요해 보인다. 불펜의 핵심 중 하나인 오현택이 구위 저하로 28일 2군에 내려갔다. 진명호 구승민 손승락은 건재를 과시하고 있지만 당분간 오현택을 대체할 선수를 찾아야 한다. 양 감독은 거물 신인 서준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1+1으로 나설 선수들의 선택도 신중해질 전망이다. 반등할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계속 부진하다면 노경은을 찾는 팬들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