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이천수 작심발언으로 본 갑론을박 3가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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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3-29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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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가대표 이천수의 발언이 화제다. 이천수는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선수 기용에 대해 작심한 듯 깊은 아쉬움을 넘어 우려를 표시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월 치른 두 번의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22일 볼리비아를 1-0으로 꺾었고 콜롬비아는 2-1로 눌렀다.
이로써 벤투호는 지난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2019 8강 탈락의 충격을 상당 부분 떨쳐냈다. 동시에 2022 카타르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하지만 이천수는 지난 26일 유튜브 방송 '터치플레이'에서 콜롬비아전에서 오랜만에 출전 기회를 잡아 선방쇼를 펼친 골키퍼 조현우 기용과 관련해 "(기회를) 잡으면 뭐하나. 다음 경기는 분명 김승규인데"라며 날 선 비판을 가감없이 내놓았다.
이어 이천수는 "벤투는 당연한 축구를 계속해오고 있다. 선수들에게 폭넓게 믿음을 갖지 못하고 '이 선수다' 하면 계속해서 의지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현우가 오늘 잘했어도 다음 경기는 무조건 김승규가 뛴다. 누군가 다치지 않으면 기회가 나질 않는다는 얘기"라고 거침없는 비난을 덧붙였다.
이천수의 이런 주장은 이번 3월 평가전 포함 벤투호와 관련된 전반적인 이슈를 관통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벤투호의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기성용(뉴캐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대표팀 은퇴에 따른 세대교체, 젊은피 기용이라는 대명제가 과연 이번 평가전에서 얼마나 투영됐는지는 논란이 나올 수 있었다. 한마디로 이천수의 주장은 '벤투호에는 과연 경쟁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이라 할 수 있다.
▲ 경쟁은 존재하는 것인가
2018 러시아월드컵이 끝났을 때만 해도 주전 골키퍼는 조현우였다. 하지만 새롭게 부임한 벤투 감독은 지난해 9월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와의 친선경기에 김승규를 내세워 다시 경쟁 구도에 불을 붙였다. 결국 아시안컵 주전 골키퍼는 김승규에게 돌아갔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긍정적으로 여겨졌다.
아시안컵이 실패로 돌아가고 기성용과 구자철이 은퇴하자 대표팀에는 세대교체와 젊은피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 첫 관문이 바로 이번 3월 평가전이었다. 당연히 새로운 주전경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첫 경기였던 볼리비아전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았다. 볼리비아가 FIFA랭킹 60위로 한 수 아래라는 평가 속에서 시작부터 다양한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것으로 봤다. 실제 선발명단에 나상호(FC도쿄), 권창훈(디종), 주세종(아산), 홍철(수원), 김문환(부산), 권경원(텐진) 등 기존 주전들과 다른 이름들이 보였다.
하지만 황희찬(함부르크), 정우영(알사드), 김진수, 이용(이상 전북), 김영권(감바 오사카) 등이 부상과 컨디션 이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된 선발명단이었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었다. 김승규가 장염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면 조현우는 콜롬비아전에 나서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주전들의 혹사 문제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상대팀과는 상관없이 같은 포메이션(4-2-3-1)과 비슷한 전술, 변화가 거의 없는 베스트 11으로 비난을 받았다.
조별예선에서 장거리 여행으로 지쳐 있던 손흥민을 중국전에 선발로 기용, 거의 풀타임으로 기용했다.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는 황인범을 2선으로 끌어올려 화제가 됐지만 결국 황희찬의 부상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변화였다는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강인 등 젊은피는 언제 실험하나
이강인(18, 발렌시아)과 백승호(22, 지로나)는 이번 3월 평가전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선수들이었다. 특히 이강인의 데뷔전 여부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은 뜨거웠다. 10대의 어린나이에도 스페인 축구 명문 발렌시아 1군에 포함됐고 이번에 성인 대표팀까지 합류했으니 당연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두 번의 평가전 모두 벤치만 달궜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강인의 데뷔전 무산은 뉴스였다. 아스, 문도 데포르티보 등 스페인 언론들은 "이강인이 2만km 왕복하고도 출전하지 못한 채 훈련만 하고 돌아왔다"고 허탈해 했을 정도다.
주장 손흥민은 "팬들의 마음도 이해한다. 나도 이 선수들이 뛰는 것을 보고 싶다. 하지만 더 성장할 수 있게 하려면 기다림이 필요할 것 같다. 너무 급하게 생각하면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지 않나. 성장하는 모습을 즐기고 묵묵히 응원해주면 알아서 잘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런 말로 민심을 달랬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있는 극박한 상황이 아닌 가운데 치른 평가전이었다는 점에서 이강인의 투입 불발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았다. 가장 가까운 대회(동아시안컵)가 12월에나 열리고 벤투호의 궁극적인 목표가 2022년 월드컵이라고 본다면 한 번쯤 실험을 해봐도 되지 않았느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많은 팬들은 풀타임을 원한 것이 아니라 잠깐 경기장을 밟는 정도만으로도 만족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강인이라는 선수를 통해 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경기당 쓸 수 있었던 교체카드 6장을 모두 사용하지도 않았다. 볼리비아전에는 4장, 콜롬비아전에서는 3장만 썼다. 막판 시간 보내기용으로 이강인 교체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었지 않았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소신인가 고집인가
벤투 감독의 이런 선수 기용 방식을 두고 많은 전문가들조차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주변의 반응이나 여론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의지를 밀어부치고 있다는 점에서 '소신'있는 사령탑이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대표팀의 미래보다는 자신의 안위와 결과만 추구하는 '고집'스런 감독이란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3월 평가전에서도 마찬가지. 벤투 감독은 볼리비아, 콜롬비아는 물론 같은 날 교대로 평가전을 치른 일본과 비교해도 선수 교체가 가장 적었다. 한국전에 나선 콜롬비아는 앞선 일본전과 비교해 반 이상을 다른 선수로 먼저 내세웠다. 일본은 볼리비아와 콜롬비아에 나서는 선수단을 아예 다르게 운영했을 정도였다.
벤투 감독은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마친 후 "젊은 선수들은 계속 관찰할 것이다. 이번 소집을 통해 젊은 선수들의 능력을 잘 확인했다"면서 "소속팀서 어떤 활약을 할지 계속 체크할 것이다. 대표팀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기회였다"고 이강인과 백승호의 재소집 여지의 희망을 남기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강인과 이승우가 티켓을 팔기 위해 부른 것이냐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3월 평가전 메인에 손흥민과 함께 이강인과 이승우를 내세웠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걸린 대형 포스트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 팬은 "감독이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평가하는 것은 당연하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대중들도 선수들을 보고 나름의 판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으면 한다. 더구나 해외에서 활약 중인 어린 선수들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사실상 주전경쟁이 실종되면서 대표팀 내에 균열이 나올 수 있다. 신중함을 빌미로 젊은 선수들의 실험은 3개월이 미뤄져 오는 6월 A매치 소집 때나 가능해졌다. 결과는 얻었지만 세대교체와 젊은피 실험이라는 그야말로 '평가전'에는 걸맞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다. 이천수의 주장은 이렇게 벤투 감독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을 대변한 주장이라 할 수 있다.
일부팬들은 "만약 새로운 선수나 이강인을 기용했다가 평가전에서 졌다면 과연 어떤 평가가 내려졌겠나"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벤투호에 대한 갑론을박은 좀처럼 쉽게 마무리 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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