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의 양홍석이 부산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KT는 30일(토)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차전 창원 LG와의 홈경기에서 95-79로 승리했다. KT는 이날 승리로 안방에서 열린 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제 최종전인 5차전만 남았다.

KT는 이날 전반까지만 하더라도 쉽지 않은 경기를 했다. 전반 내내 LG의 분위기에 눌렸다. LG에게 골밑 득점을 많이 내주면서 뒤졌다. 이날 패할 경우 탈락하기 때문에 KT 입장에서는 더 급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KT는 후반에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면서 경기를 뒤집었고, 오히려 앞서나가면서 승기를 잡았다.

3쿼터가 백미였다. KT는 3쿼터에 30점을 올렸으며, 쿼터 중반에 대거 19점을 쓸어 담는 저력을 과시했다. LG가 단 한 점도 추가하지 못했고, 작전시간도 두 번이나 사용하면서 KT의 오름세를 막고자 했지만 KT의 분위기가 실로 압도적이었다. 결국 KT는 이 때 첫 역전에 성공했고, 오히려 격차를 벌렸다.

KT에서는 양홍석이 20점 10리바운드, 마커스 랜드리가 19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저스틴 덴트몬이 19점 6리바운드, 허훈이 16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네 명의 선수들이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린 가운데 김민욱도 9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김현민도 7점을 보태는 등 전반적으로 여러 선수들이 고루 활약했다.

양홍석의 역할이 컸다. 양홍석은 KT가 3쿼터에 대거 19점을 몰아칠 당시 중심에 있었다.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LG의 제임스 메이스와 김종규가 지쳐서 수비 전환이 늦은 사이 재빠른 공격 가담으로 득점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LG의 후반 두 번째 타임아웃을 뽑아내는 3점슛까지 적중시켰다.

양홍석은 이날 3쿼터에만 3점슛 두 개를 포함해 8점을 올렸다. 후반에만 12점을 올리면서 KT의 공격을 이끌었다. 랜드리가 전반에 김종규의 수비에 고전하는 사이 양홍석이 공격의 선두에 서면서 LG의 림을 두드렸다. LG의 트랜지션이 늦은 틈을 타 KT는 수비 성공에 이은 속공으로 어렵지 않게 득점을 올리면서 기세를 드높였다.

경기 후 양홍석은 "경기 이겨서 기분 좋다. 팬분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셔서 힘을 받았다"면서 이날 경기를 평가했다. 팀분위기를 두고는 "제가 잘 하는 것보다는 저희가 LG를 분위기 상으로 압도하는 것 같다"면서 이날 경기와 시리즈 분위기를 진단했다. KT가 시리즈 첫 두 경기를 내줬지만, 최근 두 경기를 모두 큰 점수 차로 이긴 만큼 분위기는 하늘을 찌른다.

그러면서도 5차전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양홍석은 "원정경기다. 기세에 밀리면 안 된다. LG 홈에 가면 경험이 없다보니 눌리곤 한다"면서 원정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양홍석은 앞서 두 경기를 뛰어 본 만큼, 5차전에서는 시행착오를 뒤로 하고 안방에서 날아다녔듯 코트를 넘나들 의사를 내비쳤다.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의 차이에 대해 묻자 "똑같이 정규시즌 뛰지만, 플레이오프라는 무대는 처음이고, 팬분들께서 많이 찾아주신다"고 입을 열며 "집중하고자 하다 보니 더 좋아지는 것 같다"면서 많은 팬들이 모여 신이 나고, 또 그로 인해 좋은 경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홍석도 "많이 오시는 만큼 좋은 경기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체력적인 문제는 당연히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내일도 당연히 뛸 수 있고, 항상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저희가 3, 4차전처럼 하면 뒤집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경기 전 LG의 현주엽 감독도 양홍석과 허훈 등 어린 선수들이 많아 좀처럼 지치지 않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양홍석은 질문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뛸 수 있다'며 의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