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2위’ 한화 최재훈, 양의지의 향기 '솔솔'… 존재가 곧 '동기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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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4-03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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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입단 3년 차 포수 최재훈(30)에게서 서서히 양의지(32·NC)의 향기가 솔솔 퍼진다.
최재훈이 있어 한화 안방이 든든하다. “제 이미지가 수비형 포수더라고요”라는 최재훈의 말처럼 투수 리드나 수비에서는 믿음직하다. 여기에 올 시즌 방망이까지 매섭다. 2일 현재 9경기에 출전해 1홈런 8안타 6타점 7득점으로 타율 0.417(타율 2위), 출루율 0.576(1위)을 기록 중이다.
서서히 알을 깨고 있다. 두산 시절 양의지의 백업 포수였던 최재훈에게 2017년 한화 트레이드는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그전까지 한 시즌 최다 출전이 71경기(2015년)에 그쳤지만, 한화 유니폼을 입은 후 2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하고 있다. 주전 포수로 경험이 쌓이고, 그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최재훈에게 있어 동기부여이자 목표는 바로 한국 최고의 포수로 평가받는 양의지이다. 흥미로운 장면이 있었다. 지난달 29일 대전 NC전. 이날 양의지는 관리 차원에서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벤치에서 동료를 응원했다. 반면 최재훈은 선발 마스크를 썼다. 상황은 2회초였고,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손시헌의 타구가 3루 더그아웃 방면으로 날아갔다. 최재훈이 마스크를 벗고 힘차게 달려가 가까스로 파울 타구를 잡았다. 그 순간 벤치에 앉아있던 양의지와 눈이 마주쳤다. 최재훈은 본능적으로 눈인사를 했고, 갑작스러운 인사에 당황한 양의지도 활짝 웃었다.
양의지는 평소 최재훈을 ‘내 동생’이라고 부를 만큼 각별하다. 사실 이날은 양의지가 NC 유니폼을 입은 뒤 최재훈과 공식 경기에서 처음 만나는 날이다. 때마침 양의지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으면서, 경기 전 훈련 시간에 마주치지 못했다. 경기 중이었지만, 파울 타구를 잡아내며 공수교대가 이뤄져 여유가 있었고, 그 반가운 마음에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인 것이다.
스토리가 있다. 최재훈은 앞서 양의지의 NC행 소식을 듣자마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때 양의지는 “고맙다. 내 동생. 수비는 잘하니, 타격에서 더 열심히 하면 너의 가치가 올라갈 거야. 난 네가 경쟁에서 밀리는 꼴은 못 본다”라고 답했다. 큰 동기부여였다.
최재훈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스프링캠프에서 부단히 노력했다. 당시 현지에서 만난 최재훈은 “작년에 감독님께 ‘홈런타자가 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가, 시즌 끝나고 혼났다”라고 껄껄 웃으면서 “그런 말은 이제 하지 않겠다. 수비에서도, 공격에서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꾸준히 잘하는 포수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 효과가 그라운드에서 나오고 있다. 최재훈은 양의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외국인 투수를 잘 리드하며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타석에서도 솔로 홈런과 함께 2안타를 때려냈고, 볼넷도 5개나 골라내며 제 역할을 다했다. 양의지 역시 스윕을 막아내는 홈런을 작렬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먼 여행길을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친구와 함께 가는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양의지가 걷어가는 길, 그 곁에서 때론 경쟁자이자 친구인 최재훈이 함께 걷고 있다. 두 포수의 여행은 프로야구의 스토리를 더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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