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포수는 내주면 안된다' 양의지-두산의 가혹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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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4-08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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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까지 14년 동안 몸 담았던 친정팀 두산을 처음 상대했다. 그리고 양의지(32·NC)는 3연전 내내 펄펄 날았다. 마치 자신의 몸값 '125억원'을 증명이라도 하듯.
NC 다이노스는 지난 5~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2015년 5월 26~28일 마산 홈 경기 이후 1410일 만의 두산전 스윕이었다. NC는 9승 5패로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반면 두산은 3연패에 빠진 채 9승 5패를 기록했다.
야구계에는 '포수는 다른 팀에 내주면 안 된다'는 속설이 있다. 포지션의 특수성 때문이다. 포수는 투수들의 공을 받으며 그들의 습관과 장단점을 낱낱이 꿰고 있다. 타석에 선 상대 타자들의 특성을 파악해 투수들에게 전달하고 볼 배합을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 그리고 소속팀 내야수들의 위치를 조정하는 지휘관 구실을 맡기도 한다. 이렇듯 팀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포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전 소속팀으로선 상대하기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이번 주말 잠실 3연전은 양의지에서 시작해 양의지로 끝난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두산은 양의지를 자발적으로 내준 것이 아니라 FA로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긴 했다. 어찌 보면 양의지와 두산 모두에 가혹한 인연이었다.
지난 5일 양의지는 친정팀 두산을 상대로 첫 타석에 들어서자 1루와 본부석, 그리고 두산 선수들을 향해 고개를 꾸뻑 숙이며 인사했다. 그는 "약간 울컥했죠. 떨리더라고요. 환호에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승부는 냉정했다.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쓴 양의지는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특히 3회에는 1사 후 선발 이용찬을 상대로 무려 12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두산 유희관에 따르면 이용찬은 마운드에서 내려와 "던질 게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양의지는 두산을 잘 알고 있었다.
6일 경기서도 양의지의 활약이 빛났다. 대타로 나서 귀중한 희생 타점을 올렸다. NC가 8회 2점을 뽑으며 역전한 가운데, 1사 3루 기회서 양의지가 타석에 들어섰다. 여기서 양의지는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려 6-4를 만들었다. 결국 팀은 6-5로 승리했다.
다음날(7일) 이동욱 NC 감독은 양의지 대타 작전에 대해 "찬스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계속 참고 참다 승부처가 와 기용했다. 충분히 플라이 볼을 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번트할 상황은 아니었다. 해결을 해 달라고 했는데 100% 임무를 수행했다. 그 점수가 결국 지키는 점수가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이날 경기서도 양의지는 또 한 번 친정팀을 울렸다. 4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1회에는 1사 1, 2루 기회서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선제 적시타를 뽑아냈다. 3회에는 10구 끝에 볼넷을 골라내며 상대 선발 유희관을 괴롭혔다. 5회와 7회는 모두 중견수 뜬공 아웃. 그리고 팀이 4-3, 한 점 차로 쫓긴 9회초 1사 1, 2루 기회. 양의지는 김승회를 상대로 좌월 쐐기 적시타를 때려내며 두산에 또 한 번 비수를 꽂았다.
경기 후 양의지는 과거 무수히 많은 공을 받았던 두산 투수들을 상대한 것에 대해 "공이 역시 좋다"면서 "그래도 어차피 상대 팀이라 열심히 해야 한다. 경기는 경기다. 우리 팀이 이겨 가을야구를 해야 한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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