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라, NBA… 될 때까지 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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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4-24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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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 내 진짜 꿈은 한국프로농구에서 우승하고 MVP(최우수선수)로 뽑히는 게 아니에요. 정말 NBA에서 제대로 한번 뛰어보고 싶어요. 될 때까지 도전할 겁니다."
올 시즌 현대모비스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챔피언결정전 MVP로 뽑힌 가드 이대성(29·193㎝)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자 당돌한 답이 돌아왔다. 이대성은 남자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경기에서 평균 16.2점 3.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통산 7번째(전신 기아 시절 포함) 우승을 이끌었다. 프로 6년 차에 첫 MVP 영광을 안았는데, 정작 본인은 썩 만족스럽지 않은 듯했다. 이대성은 챔피언결정전 직후 자기 인스타그램에 "제가 품은 큰 꿈들은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많이 응원해주세요"라고 적었다.
◇한국 농구의 별종
이대성은 국내 농구계에서 별종(別種)으로 통한다. 위계질서가 강한 한국 농구에서 주변 눈치 보지 않고 할 말은 다 하고 살았다. 주위에선 그를 "건방지다"고 했지만 한 번도 자기 생각을 굽힌 적이 없다. 올 시즌 초반엔 "목표는 54전 전승"이라는 과감한 '선전포고'로 소속팀 감독조차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평소 팀플레이를 그르치는 선수들에게 엄격하기로 유명한 유재학 감독에겐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우승하면 다음 시즌 마음껏 플레이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사실상 '반란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선수 생활 역시 좌충우돌이다. 중앙대 3학년이던 2012년 갑자기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며 미국 하와이 브리검영대로 농구 유학을 떠났다. 발목 부상 등으로 1여년 만에 귀국한 그에게 "개성이 너무 강해 관리가 힘들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그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 때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호랑이 조련사' 유 감독에게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호명됐다. 하지만 그는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2017년 10월 또다시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유 감독도 그의 야생마 기질을 무조건 말릴 수 없었던 듯 "한번 도전해보라"며 승낙했다. NBA 하부 리그 G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20순위로 이리 베이호크스에 지명된 그는 11경기에 출전, 경기당 5~6분을 뛰면서 평균 2.5점, 1.1어시스트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채 방출됐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슛 연습
"미국에 가보니 나보다 훨씬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나보다 수십배 더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어요. G리그 연봉은 2000만원에 불과했지만 후회 안 해요. 미국에 안 갔다면 평생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았을 것 같아요."
개인기에 비해 슛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대성은 국내에 돌아온 뒤에도 매일 슛 연습을 빼먹지 않았다. 팀 훈련 시작 전인 새벽 6시에 일어나 1시간가량 슛을 던졌다. 그는 수년째 몸 관리를 위해 닭고기, 계란 등 단백질 위주로 식사한다.
이대성은 내년 시즌을 끝으로 현대모비스와의 계약이 끝난다. 올 시즌 이대성은 연봉 1억3000만원을 요구했지만, 구단은 1억원을 제시했다. 결국 KBL(한국프로농구연맹) 조정 끝에 1억원을 받았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둔 이대성은 예비 신부에게 "나는 돈에 큰 욕심이 없다. 돈을 적게 벌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농구를 하고 싶다"고 공언했다. 그는 올해 챔피언전 MVP로 뽑히면서 드디어 간절히 원하던 '자유이용권'을 땄다. 코트에서 자기 원하는 대로 뛸 수 있도록 허락받은 권리다. 이대성은 "감독님이 '이젠 너무 튀는 것보다는 무게감이 있는 게 더 좋지 않겠느냐'고 넌지시 말하시지만, 내년엔 자유이용권 한번 제대로 써보겠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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