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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

독립 구단 출신, 수도방위사령부 병장 제대…‘서른살 늦깎이’ NC 이원재의 도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adm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4-25 댓글0건

본문

 

 

 

'독립 구단' 고양 원더스의 창단 멤버. 대한민국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병장 만기 전역. 이색 경력의 서른 살 늦깎이 선수가 있다. NC의 왼손 타자 이원재다. 이원재는 24일 KT전에서 개인 통산 최다인 5타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한 경기 두 번의 홈런포...생애 최고의 날

이원재는 1루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KT 선발 알칸타라와의 첫 승부. 2회초 2사 1루 상황이었다. 이원재는 알칸타라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밀어쳤다. 타구는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역전 투런포. 

이원재의 한 방은 7회에도 이어졌다. 사이드암 투수 조근종의 커브를 잡아 당겨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20미터. 승부의 쐐기를 박는 석점 홈런이다. 이원재는 "감독님께서 타격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는 것을 주문하신다. 아무래도 이 부분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원재는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홈런 두 개 포함 3안타, 혼자서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졌다. 5타점은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KT만 만나면 펄펄

이원재는 '꼴찌' KT의 천적으로 떠올랐다. 이원재는 지난달 28일에도 KT를 상대로 멀티 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올시즌 벌써 네 개의 홈런. 그 홈런이 모두 KT전에서 나왔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홈런 5개가 전부인 이원재로서는 KT가 반갑기만 하다.

23일 KT전에서도 팀 역전승의 단초가 되는 상황을 만들어 냈다. 9회 2사 상황에서 대타로 나와 투수 앞 땅볼을 치고 전력 질주해 안타를 만들어 냈다. 이어진 상황에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NC가 역전에 성공했다. 이틀 연속 이원재의 활약 속에 NC는 KT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다.

'독립구단' 고양원더스의 창단 멤버 

이원재는 독립구단 출신이다. 호원대를 졸업하고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 나섰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이후 NC에서 트라이아웃 기회를 받았지만 또 다시 외면 받았다. '군대 가기 전에 딱 한 번 더 도전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문을 두드린 곳이 바로 고양 원더스다. 

내야수 출신인 이원재는 팀 사정상 외야수로 변신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변화에 적응하기가 한 동안 쉽지 않았다. 그래도 운이 좋았다. 2013년 시즌 도중 NC에 육성군으로 입단하게 됐다. 지금 롯데에서 뛰고 있는 투수 김건국 등 모두 네 명이 함께 KBO리그에 발을 들이게 됐다.

하지만, 지금 남은 건 이원재와 김건국 둘 뿐이다. 최근 경기장에서 만난 이들은 "절대 아프지 말자. 부상 없이 최대한 오래 살아 남자"며 동지애를 불태웠다. 

수도방위사령부 근무 이색 경력

이원재는 육군 병장 출신이다. 2014년 7월 현역 입대했다. 의정부의 한 보충대였다. 당시 실력 부족으로 2군에서도 거의 뛰지 못할 때였다. 상무나 경찰청 야구단은 지원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 이유다. 팀에서 "군대를 해결하고 오라"고 주문했고, 더 늦으면 안된다는 위기감에 내린 결단이었다. 

보충대에서 사흘 동안 대기하는 동안 우연히 면접을 보게 됐다. 부대에서 몇 명을 찍어 호출했고, 체력 테스트와 면담도 했다. 결과는 합격. 자신이 가게 된 곳이 수도방위사령부라는 사실은 강원도 철원에 있는 6사단 신병훈련소로 가면서 알게 됐다.

이원재는 신병훈련소에서 5주 훈련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았다. 청와대를 지키는 북악산 모처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했다. 1년 9개월을 그곳에서 보냈다. 군대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이라고는 스윙과 웨이트트레이닝이 전부. 하지만, 통신반장(상사)님은 "너는 할 수 있다"며 마음으로 응원해 줬다. 올시즌 첫 홈런을 쳐냈을 때도 누구보다 기뻐했던 사람이 바로 통신반장님이다. 

서른살 늦깎이의 1군 잔류 도전기

1989년 생. 이원재는 다음달 20일이면 만 서른살이 된다. 대단한 성공을 꿈꾸기에는 다소 늦은 나이. 그래서 이원재의 목표는 거창하기보다는 절실하다. 그저 1군에서 살아남는 것이 전부다.

우투좌타인 이원재의 강점은 타격이다. 왼손 투수에 약하다는 점이 아쉽지만 오른손 투수를 상대할 때는 누구보다 자신있다. 특히, 186cm, 86kg의 탄탄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은 이호준 타격 코치를 웃게 만드는 이유다. 

생존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수비다. 상대적으로 수비가 약하다보니 팀 사정에 따라 좌익수와 1루수를 번갈아 가며 맡고 있다. 이원재는 "거창하게 올시즌 목표를 논할 위치가 아니다. 아직까지 1군에서 풀타임을 치러본 적이 없다. 오랫동안 살아남고 싶다"고 말했다. 

'서른살 늦깎이' 이원재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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