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 양현종(KIA)의 부진이 심상찮다. '20승 투수'였던 그는 4월까지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최다패, 평균자책점 최하위 등 투수 부문에서 각종 불명예 기록 1위에 올라 있다.

양현종은 26일 고척 키움전에서 5회를 버티지 못하고 또 패전 투수가 됐다. 4⅓이닝 8피안타 5탈삼진 4볼넷 8실점(7자책). 에이스의 부진과 함께 KIA는 9연패에 빠졌다.

이날 패배로 양현종은 올해 6경기(30⅓이닝)에서 5패 평균자책점 8.01을 기록하고 있다. 이제 다음 등판은 5월 초, 승리 없이 4월을 마치게 됐다. 5월이 오기까지 양현종은 불명예 기록 1위를 피할 수 없다. 

8점대 평균자책점은 26일 현재 규정이닝을 채운 KBO리그 투수 35명 중 최하위다. 5패는 최다패 공동 1위다. 프로 2년차 신예인 KT 김민과 나란히 5패로 가장 많다. 김민은 26일 수원 SK전에서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양현종의 투구 내용도 자연스레 좋지 않다. 피안타는 51개로 가장 많은 안타를 허용했다. 피안타율도 .389로 불명예 1위다. 피안타율 부문을 보면 SK 김광현이 .336으로 2위로 격차가 꽤 있다. 피안타도 김광현이 48개로 2위다. 

안타를 많이 맞다보니 WHIP(이닝당 출루 허용)도 1.91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높다. WHIP 2위는 팀 동료 터너가 1.73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5개 부문에서 불명예 1위다. 

반면 최근 4년간 평균 190이닝을 소화하며 가장 자신있는 투구 이닝 부문에서는 30⅓이닝으로 27위다. 경기당 5이닝을 겨우 넘겼다. 지난 2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2이닝 7실점으로 강판됐고,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타구에 왼 팔을 맞아 4이닝만에 교체됐다. 

최근 수 년간 많은 투구 이닝에 따른 누적된 피로, 후유증이라는 시선에 선수는 동의하지 않는다. 직구 구속이 잠깐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회복하기도 했다. 그런데 26일 키움전에서 직구 구속은 146~147km 공도 찍혔지만, 주로 143~144km로 기록됐다.  

한 야구인은 “양현종이 볼 배합에서 자기의 공을 주도적으로 던지지 않고, 포수의 사인대로 따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초반 실점을 하고 난 뒤에야 자신의 공을 던지는 모습도 보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