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 리그 구원왕에 오른 한화 정우람(35세이브)은 올해 1세이브를 올리는 데 그치고 있다. 빼어난 투구를 자랑하지만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 기회가 적었다. 정우람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반면 벌써 10개 넘는 세이브로 이 부문 단독 1위를 질주하는 선수가 있다. 키움의 우완 마무리 투수 조상우(25)다.


조상우는 26일 KIA와 벌인 홈 경기에서 8―4로 앞선 9회 초 2사 1·3루 위기에 등판했다. KIA 이창진이 그의 초구에 배트를 휘둘러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며 키움은 8대4 승리를 지켰다. 단 한 개 공으로 세이브를 얻은 조상우는 이날까지 13경기(13과3분의2이닝)에 구원 등판해 1승12세이브를 올렸다. 현재 페이스라면 전체 144경기를 기준으로 적어도 50세이브를 쌓을 수 있는 빠른 페이스다. 1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실점·자책점이 없는 건 조상우가 유일하다.

대전고를 졸업한 조상우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당시 넥센(현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최고 시속 150㎞대 중후반의 묵직한 패스트볼이 무기. 빠른 구속에 비해 제구력이 떨어졌던 그는 선발·불펜 보직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조상우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글러브를 벗었다. 작년 5월 팀 동료 박동원과 원정 경기 숙소였던 인천의 한 호텔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입건됐고, KBO로부터 참가 활동 정지 처분을 받았다. 조상우는 지난 1월 검찰에서 무혐의(증거 불충분) 처분을 받고서야 팀 훈련에 합류했다. 사실상 한 시즌을 날린 그의 기량에 의문 부호가 붙었다.


우려와 달리 올 시즌 거침없이 공을 던진다. 키움이 올해 거둔 17승 가운데 13승을 조상우가 마무리했다. 오히려 주 무기인 패스트볼 구위가 이전보다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KBO 공식 기록 통계 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조상우는 올해 KBO 리그를 통틀어 가장 빠른 공(4월 13일 한화전 시속 156.9㎞)을 던졌다.

두산은 단타와 2루타, 3루타를 고루 때리며 4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린 포수 박세혁을 앞세워 막판 추격전을 벌인 롯데를 11대8로 눌렀다. 박세혁은 6회 마지막 타석에서 '사이클링 히트'(Hit for the Cycle·한 경기에서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모두 치는 것)를 노렸지만 범타로 물러났다. 수원에선 SK가 홈팀 KT를 2대0으로 꺾고 5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18승9패1무)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