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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

중앙대 농구 대부, 정봉섭의 아픈 손가락

페이지 정보

작성자 adm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4-30 댓글0건

본문



 

농구는 공중에 매달린 바스켓(Basket)에 공을 넣는 경기입니다. 바스켓 링의 높이는 3.05m. 일반적으로 사람의 손이 닿을 수 있는 높이가 아닙니다. 공을 넣기에 쉽지 않습니다. 확률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링 가까이에서 던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농구를 ‘높이의 스포츠’라고 얘기합니다. 높이가 있으면 상대방이 가까이 오기 어렵습니다. 링에 튕겨져 나온 공을 소유할 확률도 높아집니다.

이 명제를 증명하며 대학농구의 역사를 바꾼 사람이 있습니다. 이전까지 대학농구의 중심은 연세대와 고려대, 두 사학 명문이었습니다. 어렵게 하나의 방벽을 넘어도 또 하나의 철옹성이 있었습니다. 둘 모두를 넘는 팀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두 개의 방벽을 모두 허물고 왕조를 구축한 팀이 있었습니다. 80년대 중앙대입니다. 그들은 ‘청룡군단’이라는 별명에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무적의 청룡군단을 조직한 사람은 정봉섭 감독입니다. 그는 한기범과 김유택을 스카우트하여 높이를 구축했습니다. 허재와 강동희를 스카우트하여 높이에 기술을 더했습니다. 그들의 경쟁상대는 대학팀이 아니었습니다. 성인 남자농구의 최고봉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였습니다. 고공농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정봉섭 감독은 조금은 이른 나이인 40대 말에 감독 자리를 제자에게 넘겼습니다. 이후 행정가로 모교 농구부를 위해 일했고, 12년 전 돼지해에 정년퇴임을 했습니다.

“잘 놀다 갑니다. 여러 후배들도 잘 놀다 따라 오세요.” 

그가 후배들에게 남긴 말입니다. 코트를 떠난 지금도 여전히 잘 놀고 있을까요? 2019 대학농구리그 중앙대의 첫 경기가 있던 날, 정봉섭 전 중앙대 감독을 만났습니다.

 

Q. 반갑습니다. 감독님. 잘 놀고 계신지(웃음) 궁금해서 찾아왔습니다.
건강이 안 좋아서 잘 놀지를 못하고 있어요(웃음). 내가 공식적으로는 45년생이지만 실제로는 43년생이야. 몸을 많이 썼죠. 여기에 숙소 생활을 오래 해서 몸이 곯았어요.

Q. 결혼 생활 36년 동안 집에 들어간 날을 헤아려 보니 2년 정도 된다고 했던 과거 인터뷰를 봤습니다. 가족들과는 많은 시간을 보내셨어요?
딸이 둘이고 아들이 하나에요. 딸 둘은 모두 시집을 갔는데, 우리 집에서 같이 살다 막내가 최근 분가했습니다. 아들도 같이 살고 있고요. 내가 가족한테는 빵점입니다. 우리 막내가 어렸을 때, 아빠 무릎을 치면서 “엄마, 엄마”하고 불러요. 아빠 소리를 해보지 않았으니까. 당시에는 참 지독하게 했어요.

Q.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클 것 같습니다.
84년에 농구부가 안성으로 옮겼어요. 집을 판교로 이사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 세 명은 모두 흑석동에 있는 학교에 다녔어요. 아내가 매일 차로 등하교를 시켜줬죠.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야 더 말해서 뭐 하겠어요.

Q. 왜 그렇게 지독하게 하셨어요?
나를 자극한건 연고대였어요. 농구계에 있는 두 학교 선배들이 너무 행세를 했어요. 대표선수를 선발할 때에도 연대 출신이 5명이면 고대 출신도 5명. 신문기자와 방송기자도 대부분 두 학교 출신이고…. 두 학교 출신이 아니면 지도자 생활도 어려웠습니다. 두 학교를 이기고 싶었죠. 한양대나 경희대가 연·고대를 이기고 우승한 적도 있어요. 계속 이긴 건 아니고 간헐적으로. 나는 계속 이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자주 만나는 사람들은 그 학교 사람들이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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