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야~ 슈퍼매치서 제대로 함 붙자!…이임생vs최용수 유쾌한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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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5-02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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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오후 4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올시즌 첫번째이자 K리그 87번째 '슈퍼매치'가 축구팬들을 찾는다. 슈퍼매치는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라이벌전을 일컫는 용어다. 연고지가 같은 팀들의 맞대결에 '더비' '매치'를 붙이며 의미를 부여하지만, K리그에서 가장 특별한 매치업이라는 뜻에서 '슈퍼'를 달았다. 최근 스타급 선수들의 이탈과 리그 성적 부진에 따라 '슬퍼매치'로도 불렸다. 그럼에도 K리그에서 가장 라이벌 의식이 높은 대결이라는 점에선 이견을 달기 어렵다.
'독수리' 최용수 서울 감독이 근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낼 이번 슈퍼매치는 다시 뜨거워질 조짐이다. 홈팀 수원이 예매 열풍이 일자 2층 관중석 통천을 걷어냈다. 올 시즌 개막 후 최다인 3만명 이상이 들어찰 것으로 연맹, 구단 관계자들은 예상한다. 이에 걸맞게 1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한 슈퍼매치 미디어데이 분위기도 후끈했다. 동갑내기인 두 팀 감독 이임생(수원)과 최용수 모두 서로를 배려하고 K리그 흥행을 걱정하면서도 승리욕은 숨기지 않았다. 현장에선 '반란' '책임감' '전투'와 같은 단어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수원 간 데얀 때문에 불쾌" vs "데얀 원하면 얘기해~"
두 감독의 유쾌한 설전의 첫 주제는 데얀이었다. K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로 평가받는 데얀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에서 최용수 감독과 역사를 써 내려갔다. 최용수 감독이 떠난 뒤인 2018년 돌연 서울의 최대 라이벌 수원으로 이적했다. 지난해 말 서울 지휘봉을 다시 잡은 최 감독이 슈퍼매치에서 '푸른데얀'을 상대해야 한다.
최 감독은 "같이 일할 때 데얀이 파란색 유니폼을 입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나 몰래 수원에 가서 불쾌하다"고 했다. 농담을 진담처럼, 진담을 농담처럼 하는 최용수식 화법. 진짜 불쾌했다고 받아들이면 안 된다. "데얀의 열정, 욕심 그리고 지난해까지 보여준 좋은 퍼포먼스를 봤을 때, 우리한테 위협적인 게 사실이다. 또한 주목받는 큰 경기에서 결정을 지을 수 있는 묘한 능력도 지녔다. 상대로 만나지만 최고의 경기력 보고 싶다."
훈훈하게 끝맺음 지으려 했다. 이임생 감독이 판을 키웠다. 이 감독은 "불쾌하다고 했는데, 언제든지 요청하면 그 불편함 덜어줄 수 있다"고 했다. 올 시즌 부임해 데얀을 선발과 교체로 번갈아 투입하고 있는 감독 입에서 나온 얘기라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슈퍼매치 역사상 가장 많은 8골(수원 소속 1골, 서울 소속 7골)을 넣고 있는 데얀은 이번 슈퍼매치에서도 여전히 주인공 중 한 명이다.
▶"징크스 무시 못 해" vs "반란 기대해"
최 감독 옆에는 믿고 의지할 데얀이 없지만, 그래도 목표는 승리다. 팬들이 지루해할 수 있는 '0대0' 경기를 하지 않겠다면서도 "무승부보다는 승리가 낫다"고 했다. 징크스도 언급했다. "서울이 5경기째 인천을 못 이겼다. 못 이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징크스라는 게 무시할 수 없더라.(4월21일 서울-인천전은 0대0으로 끝났다) 수원 기록도 보면 우리가 패하지 않고 있다. 징크스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 서울은 최근 리그 13차례 슈퍼매치(7승6무)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역대 전적에선 32승22무32패로 동률.
감독으로 첫번째 슈퍼매치를 앞둔 이 감독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수원에서 6년간 코치를 하며 슈퍼매치를 경험했다. 슈퍼매치의 중요성을 잘 안다"는 그는 "지금 상황에서 여러가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 믿음과 자신감을 가지고 이 어려운 시기에 반란을 일으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원은 경기를 앞둔 현재 2승3무4패 승점 9점으로 10위에 처져있다. 서울은 승점 17점으로 3위다. 이 감독 입장에서 주위 우려를 씻어내고 반전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슈퍼매치만 한 경기가 또 있으랴. 최 감독 역시 "슈퍼매치의 존재감은 다른 더비와 비교할 수 없다. 이 경기에서 패한다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 수 있다. 친구는 친구고 승패의 무게감은 피해갈 수 없다"고 했다.
윤진만 기자
이날 미디어데이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훈훈했다. 대학 시절부터 절친한 관계를 유지해온 두 감독은 '서로에게 반말로 이야기해달라'는 흥미 유발 요청에 "공식석상이어서 힘들다"고 했지만, 별명 이야기에 굳었던 표정을 풀었다.
최 감독이 스타트를 끊었다. "이임생은 오랜 친구다. 서로가 잘되자고 격려해 준 사이다. 예전부터 바른생활 사나이이고 모범생이었다. 원칙과 자기 만의 철학을 고수했다. 별명은 특이했다. 망치"라며 능글맞게 웃었다.
이 감독은 "해명할 기회를 달라.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당시 크라머 감독님이 헤딩을 잘한다고 '해머'라고 부른 뒤 그런 얘기(망치)가 나온 것이다. 내가 최용수를 머리로 박거나 그런 적은 없다"고 유쾌하게 받아쳤다.
최 감독은 이에 앞서 "이임생의 '노빠꾸 축구' 때문에 이번 슈퍼매치가 상당히 재밌을 것"이라고 은근히 도발했다. '노빠꾸(No back) 축구'는 이임생식 전방 압박 전술에 대한 비판이 담긴 표현. 당황한 기색으로 이를 얼버무린 이 감독은 기자회견 막바지 시원하게 복수(?)했다. '서울 선수 중 한 명을 영입할 수 있다면 누굴 영입하겠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서울에 별로 관심이 없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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