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유격수 이학주.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소 의외의 상황. 삼성 라이온즈 이학주(29) 이야기다. 특히 강점으로 꼽혔던 수비가 아쉽다. 조금 더 안정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삼성은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전에서 0-8의 완패를 당했다. 최근 5연패 수렁.

기본적으로 타선이 힘을 쓰지 못했다. KIA 선발 제이콥 터너를 비롯한 투수진을 공략하지 못하며 무득점에 그쳤다. 득점권 찬스는 적지 않았다. 하지만 득점권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그리고 수비다. 3회까지 3실점을 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문제는 주지 않아도 될 추가 실점을 줬다는 점이다. 4회말 박찬호에게 안타를 맞았고, 이명기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 위기에 처했다.

여기서 투수 백정현이 김선빈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평범한 타구. 그대로 이닝이 끝날 상황이었다. 이때 유격수 이학주가 실책을 범했다. 다소 느린 타구였기에 이학주가 잘 대쉬했고, 포구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공을 빼는 과정에서 제대로 잡지 못했고, 공을 흘렸다. 주자 올 세이프.

결국 이것이 치명적인 '독'이 됐다. 다음 안치홍에게 좌월 만루 홈런을 맞은 것. 0-3으로 이닝이 끝나고 5회초 공격으로 갈 것이 스코어 0-7로 순식간에 급전직하 하는 순간이었다. 사실상 여기서 승부가 갈렸다.

결정적인 순간 나온 이학주의 시즌 9번째 실책이었다. 이후 5회말 수비에서 김한수 감독은 이학주를 빼고 김성훈을 투입했다. 질책성 교체로 풀이할 수 있었다. 이례적인 교체였다.

해외 유턴파인 이학주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메이저리그 입성 직전까지 갔던 특급 유망주 출신. 특히나 수비가 빼어나다는 평가였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삼성 코칭스태프는 "확실히 수비가 다르다"는 평가를 내놨다. 실제로 이학주는 김상수를 대신해 주전 유격수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안정감'이 조금은 부족해 보인다. 올 시즌 리그 최다 실책의 주인공이 이학주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임을 감안해도 많은 감을 지우기 어렵다. 이른바 '클러치 에러'가 제법 된다.

4월 30일 KIA전도 그랬지만, 지난 4월 19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이학주는 연장 11회말 2사 만루에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당시 송광민이 3루-유격수 사이 다소 깊은 땅볼을 쳤다. 이학주가 잘 따라붙어 포구까지는 됐지만, 송구로 이어가는 과정에서 공을 뒤로 흘렸다. 안타로 기록됐지만, 승부조차 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다

이외에도 몇 차례 실책이 있었다. 급하게 처리하려다 나온 실책들이 적지 않다는 평가. 선수이기에 누구나 실책을 할 수는 있지만, 삼성으로서는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도 크다.

이학주는 마이너리그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6년, 트리플A에서 유격수로 45경기에 나섰고, 6실책을 범했다. 경기당으로 계산하면 0.13개 정도 된다. 2015년에는 트리플A에서 유격수로 94경기에 나섰고, 18실책이었다. 경기당 0.19개.

하지만 KBO 리그에 와서는 29경기에서 9실책이다. 경기당 0.31개다. 확실히 늘었다. 반대로 말하면, 줄어들 수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결국 삼성으로서는 이학주가 유격수로서 빨리 안정감을 찾은 것이 중요하다.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갔기에 수비 스타일은 다를 수 있다. 이를 감안해도 이학주의 수비력은 좋다. 범위가 넓으며, 어깨도 강하다. 포구 이후 공을 빼는 속도 역시 빠르다. 삼성이 괜히 김상수 대신 이학주에게 유격수를 맡긴 것이 아니다. 화려한 수비도 여러 차례 보여줬다.

어려운 타구를 처리하는 '화려한' 수비도 좋지만, 쉬운 타구를 쉽게 처리하는 '안정감'도 중요하다. 이쪽이 되면, 삼성도 더 강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