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백배 국가대표 차출만 4명, 첫 통합우승 노리는 연세대의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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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5-02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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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힘들지만, 올해는 더 힘든 것 같다.”
2010년 대학농구리그 출범 이래 연세대는 단 한 번도 우승후보 대열에서 이탈한 적이 없다. 수차례의 실패 끝에 2016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봤고, 2017, 2018년까지 3년 연속 정상에 섰다. 그러나 중앙대와 경희대, 고려대와 같이 통합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정규리그 우승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2019시즌 연세대는 드디어 통합우승의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개막전서 고려대를 크게 이기며 전승 우승의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희대에 덜미를 잡히며 1패를 안았고, 반 경기차 밀린 2위에 물러나 있다. 정상 전력을 가동해도 모자란 이 시기에 연세대는 또 하나의 고민을 안고 있다. 바로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열릴 제42회 이상백배 한일 대학선발농구대회에 무려 4명의 선수를 차출시켰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이번 이상백배 대표팀에 김경원과 박지원, 이정현, 신승민이 합류했다. 주전 멤버 4명이 빠졌다는 건 그 정도로 연세대의 전력이 탄탄하다는 걸 증명하는 것. 다만, 정유라 사태 이후 압박이 심해진 학점 관리 탓에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현시점에 4명의 차출은 큰 출혈일 수밖에 없다.
은희석 감독은 “지휘봉을 잡고 난 후, 매해 겪는 일이지만, 이번 시즌은 정말 힘들다. 이전 시즌까지는 4학년을 주축으로 팀을 만드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버텨낼 수 있는 힘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김)경원이를 제외하면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어리다. 더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대거 차출된 것은 아쉬운 상황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애제자들이 국가대표가 됐다는 건 은희석 감독에게 있어 영광과 다름없다. 또 이들을 차출해 간 김현국 감독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하나, 평일 수업과 훈련, 경기를 병행하는 선수들이 주말에도 훈련을 소화해야 하는 현재의 일정이 불만족스러운 건 감추기 힘들었다.
“선수들도 사람이다. 또 아직 대학생이지 않나. 상비군 제도를 통해 주말 훈련을 하는 걸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그러나 월요일과 화요일에 수업이 몰려 있는 우리 선수들이 주말 훈련, 그리고 성균관대 전처럼 수요일 경기를 치르게 된다면 녹초가 될 수밖에 없다. 경기력이 나오지 못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사실 이 문제는 연세대만의 것이 아니다. 성균관대 김상준 감독 역시 “상비군을 하면 선수들이 힘들 수밖에 없다. 저변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나라처럼 학업까지 신경 써야 하니 중노동이 된다”라며 “선수들만 힘든 것이 아니다. 감독이나 코치들은 아예 쉬는 날이 없다. 상비군 제도를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 조절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라고 전했다. 성균관대 역시 이윤수와 박준은을 이상백배 대표팀으로 보냈다.
선수들 역시 감독들과 생각이 다르지 않다. 하루 종일 수업을 듣고난 뒤, 훈련을 마치면 녹초가 될 수밖에 없다. 하루도 채 쉬지 못하고 경기에 출전하면 100% 컨디션을 발휘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이중고를 겪으면서도 해결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앞서 이야기한 두 감독의 생각과 타 대학 10개 팀 감독의 생각이 크게 다를까? 전혀 그렇지 않다. 학점 관리라는 묵직한 과제 속에서 농구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점진적인 변화가 아닌 급진적으로 모든 걸 바꾸려고 했던 이들의 잘못은 아닐까 고민해봐야 한다.
국가대표로 나선다는 건 영광 그 자체다. 누구에게나 돌아가는 기회가 아니며 선택받은 자만 나설 수 있는 자리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애국심이라는 맹목적인 요소로 국가대표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켜도 안 된다. 대학농구는 시들고 있는 한국농구의 젖줄과 같다. 아직 성숙하지 않고, 성장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게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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